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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베일 벗은 8개 구단의 ‘첫 인상’

by 카이져 김홍석 2011. 4. 12.

2011 프로야구가 개막한지 열흘이 지났다. 팀 당 7경기씩을 치르면서 각 팀의 올 시즌 진짜 전력이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약진과 토종 에이스들의 부진, 8개 구단의 전반적인 전력평준화 등으로 인하여 올해는 초반부터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다. 시즌 개막전 전문가들의 예상이나 시범경기 때와의 판도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LG “선두 얼마만이냐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LG의 공동 선두 등극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2002년 이후 늘 프로야구의 변방에 머물러왔던 LG가 무려 14년 만에 리그 선두를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안정된 마운드의 힘이다. 지난해 LG는 선발진이 조기에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에이스 봉중근이 전력에서 이탈해있음에도 박현준, 리즈, 주키치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꾸준히 5~6이닝 이상을 책임져주면서 마운드가 안정을 찾았다. 사이드암 박현준은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타선도 살아나고 있다. LG의 초반 7경기 팀 타율은 .277로 리그 3, 평균자책점은 3.34 4위다. 지난해까지 지적되었던 투타의 밸런스 문제가 향상되면서 뒷심이 좋아졌다. 슬럼프에서 벗어난 박용택과 이병규 등 고참타자들이 힘을 내고 있고, 시즌 초반 천적으로 거론되었던 류현진-이혜천-전병두 등 상대팀 좌완 에이스들에 대한 공략 해법을 찾아내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불펜진이 양적-질적으로 미덥지 않고 수비에서도 많은 불안요소를 드러내고 있어서 이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SK “썩어도 준치

 

비룡이 지쳤다고 도마뱀이 될 일은 없다.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 SK의 전력을 예상하며 6~7위권이라고 평가했다. 시범경기에서도 꼴찌에 그쳤다. 하지만 역시 실전에 돌입하자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은 무서웠다. 시즌 초반 7경기 중 6경기가 2점차 이내 접전이었지만, 거기서 5 1패를 거두며 변함없는 뒷심을 발휘했다. 전병두-정우람-이승호-정대현-고효준으로 이어지는 벌떼 마운드를 활용한 계투진은 올해도 위력적이다. 박경완의 공백을 정상호가 잘 메우며 타격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지적한 대로 지난 4년간에 비하여 SK의 힘이 떨어져 보이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에이스 김광현이 2경기 연속 무너지며 초반 난조를 보이고 있으며, 선발진은 송은범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 시즌 초반부터 불펜진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는 과부하를 초래할 위험성이 높다.

 

두산 파괴력이 부족해

 

나쁘지는 않았지만 크게 만족스럽지도 않았던 첫 출발이었다. 지난해 막강화력을 자랑했던 웅담포 타선은 올 시즌 초반 팀 타율 .258 4위에 그치고 있다. 주축 선수들이 개막 전후로 계속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제 컨디션이 아닌데다, 전체적으로 들쭉날쭉하다. 벌써 영봉패만 두 번이나 당했다. 김경문 감독은 김동주를 제외하면 시즌 초반 매 경기 다른 라인업으로 타선을 꾸리면서 무한 경쟁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마운드는 전력누수에 비하면 선방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라미레즈의 조기퇴출과 이혜천의 부진, 이용찬의 2군 강등 등으로 인하여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이 많다. 이로 인하여 임태훈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선발진은 김선우와 니퍼트가 5이닝 이상을 책임져주고 있지만, KIA처럼 확실히 경기를 제압할 수 있는 이닝이터형 에이스가 부족한 게 올해도 아쉽다.

 

삼성, 류중일의 나믿가믿리더십

 

전임 선동열 감독과 대비되는 류중일 신임감독의 스타일은 믿음의 야구로 정의할 수 있다. 경쟁과 자극으로 선수들을 압박하기보다는, 신뢰와 뚝심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선이 굵은 야구다. 공격야구로의 변화는 현재까지는 유보적이다. 타율 .265(3). 32득점(공동 3), 3홈런(공동7)에 그친 수치는 만족스럽지 않지만, 타선의 응집력만큼은 만만치 않다.

 

선동열 감독 시절 1점 차를 지키는 마운드의 뒷심이 좋았다면, 류중일 감독 체제하에서는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따라잡는 타선의 뒷심이 돋보인다. KIA와의 개막 2연전에서 5회 이후에만 대량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한 것이나, 9SK전에서 9회에만 3점을 뽑으며 추격전을 펼친 것도 돋보였다. 윤석민-김광현 등 내노라는 에이스들을 공략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오승환의 부활과 함께 불펜 투수들의 소모를 줄이고 있는 것도 변화의 한 부분이다.

 

롯데, 양승호 야구는 현재 적응 중

 

시범경기 1위는 역시 믿을게 못 되는 걸까. 전임 로이스터 감독 체제와 작별을 선언한 양승호 감독의 색깔 내기는 아직까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홍성흔의 좌익수 변신, 전준우의 3루행과 이대호의 1루행 등으로 요약되는 전체적인 라인업의 변화와 포지션의 교통정리가 아직 선수들에게 완전히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막강타선으로 꼽히던 롯데가 벌써 두 번의 영봉패를 당했고, 타선에서는 잦은 작전실패와 선수들의 부족한 팀 배팅 능력이 두드러진다. 그나마 초반에 비하면 다소 침체되어있던 타선의 집중력이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희망적이다. 코리-송승준-장원준 등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올해도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IA, ‘투고타저에서 타고투저?

 

시즌 초반 첫 주 동안 KIA만큼 롤러코스터를 탄 팀은 없었다. 당초 막강한 마운드와 불안한 타선으로 요약되었던 KIA의 전력은 정작 뚜껑을 열자 정반대인 타고투저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팀타율(.323)과 득점(52) 1,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6.57 7위에 불과하다. 특히 불펜 방어율만 놓고 보면 무려 7.24에 달한다. KIA 불펜진은 7경기 중 5경기에서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석민, 양현종으로 이어지는 토종 에이스들의 부진과, 곽정철-손영민-유동훈의 필승 계투조가 초반부터 연이어 무너지고 있다.

 

다행인 것은 로페즈와 트래비스로 이어지는 외국인 투수들의 연착륙이다. 로페즈가 5일 한화전에서 8이닝 1실점으로 부활을 예고했고, 트래비스도 10일 두산전에서 팀의 연패를 끊는 시즌 첫 완봉승을 달성했다. 이범호와 김선빈의 활약이 돋보이는 타선의 집중력도 희망적이다. 초반 액땜이라고 치면 KIA가 상위권을 노리기에 충분한 전력임은 이미 입증했다.

 

넥센 우습게 보지마

 

빈약한 타선에도 불구하고 초반 팀 평균자책점 1(2.80)의 위엄은 올해도 넥센이 결코 호락호락한 승수자판기가 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1 1. 0.61)는 넥센에 간절하던 확실한 이닝이터와 에이스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줬다. 초반 5경기연속 3점차 이내 접전을 펼쳤을 만큼 녹록치 않은 뒷심을 발휘하기도 했다.

 

강정호가 부담스러운 유격수 4번 타자로서의 역할에 잘 적응해가고 있고, 포수 허준의 보이지 않는 팀 공헌도와 코리 알드리지의 부활 가능성을 엿본 것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전반적인 선수들의 경험부족으로 경기의 흐름을 이끌고 가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금민철-김영민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과 수비에서의 안정감 부족(실책 6개로 최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한화 화끈하긴 한데...”

 

예상은 했지만 올해도 험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팀 타율(.202)과 득점(24), 평균자책점(7.29), 최다실점(53)에서 모두 꼴찌라는 것이 이 팀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3일 롯데전(3-1)을 제외하면 나머지 6경기에서는 평균 8.6점을 내준 꼴이다. 유일하게 내세울 기록은 팀홈런(8)인데, 문제는 9 KIA(10-9)을 제외하면 거의 영양가가 없었다는 점이다. 올 시즌 한화 경기의 유일한 장점이라면 이길 때도 질 때도 화끈한 타격전을 볼 수 있다는 점 뿐이다.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지면서 대량실점을 허용하며 무기력하게 패한 경기가 많았다. 올해는 믿었던 류현진마저 초반 난조를 보이며 2연패를 당하고 있어서 한대화 감독의 근심이 더욱 깊어졌다. 경기마다 보이지 않는 수비실책들도 흐름을 끊어놓으며 마운드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

 

// 구사일생 이준목 [사진제공=프로야구 8개 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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