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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간략한 스토브 리그 결산 - (2)내셔널 리그

by 카이져 김홍석 2008. 2. 20.

지난번 아메리칸 리그의 스토브 리그 결산에 이어 이번에는 내셔널 리그 편이다. 오프 시즌 기간 동안의 FA 영입과 트레이드를 중심으로 각 팀별 선수 이동을 간략하게 알아보자.


NL EAST


필라델피아 필리스(89승 73패)

지난해 공수에서 맹활약했던 아론 로원드가 FA로 팀을 떠나갔지만, 제프 젠킨스에 이어 골드 글러브급 수비를 자랑하는 3루수 페드로 펠리즈까지 영입하면서 타격은 내셔널리그 최강이었던 2007시즌보다도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믿을만한 클로저 브래드 릿지를 영입하면서 브렛 마이어스를 다시금 선발로 전환할 수 있게 된 것도 전력 강화의 요인이다. 막장 에이스 프레디 가르시아와 존 리버가 팀을 떠났지만 그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 선발-불펜-타격-수비 등의 모든 면에서 지구 1위를 차지했던 지난해 보다 확실히 강해졌다. 남은 것은 메츠와의 진검승부 뿐이다.


뉴욕 메츠(88승 74패)

션 그린, 래스팅스 밀리지, 폴 로두카 등이 팀을 떠났지만 정작 팀 전체 전력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의 무브는 딱 두 번뿐이었다. 그리고 그 두 번의 움직임으로 인해 선발 투수 한 명이 교체되었을 뿐인데, 이미 많은 전문가들은 메츠를 이번 스토브 리그의 진정한 승자이며 누구와 붙어도 승리할 수 있는 내셔널 리그 최강팀으로 꼽고 있다.

요한 산타나가 친정을 돌아간 탐 글래빈의 빈자리를 매웠을 뿐인데도, 그 트레이드가 성사된 순간부터 이 팀을 바라보는 눈빛은 180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건강하다면, 이 팀의 원투펀치는 역대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산타나의 영입과 장기계약 성사, 메츠의 스토브 리그는 이 한 문장으로만 표현해도 충분하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84승 78패)

탐 글래빈이 5년 만에 자기 집으로 찾아 들어왔다. 하지만 그가 가세한 것보다는 앤드류 존스와 에드가 렌테리아가 팀을 떠남으로 인한 팀의 손실이 더욱 커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마크 테익세이라와의 장기계약에도 일단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마크 캇세이를 트레이드로 데려온 것은 벌써부터 프렝크 렌 신임 단장이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이유가 되고 있다. 캇세이를 데려올 바에야 유망주 조단 셰이퍼에게 기회를 주는 게 나았을 지도 모른다. 마이크 햄튼의 복귀 여부, 라파엘 소리아노의 클로저로서의 성공 가능성 등 여전히 냉정한 심판의 도마 위에 올라 있는 것들이 많다. 존 슈어홀츠가 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이라, 예년 같았으면 이쯤에서 터졌을 마술같은 트레이드도 기대하기 힘들다.


워싱턴 내셔널스(73승 89패)

안정된 외야수 라이언 처치를 메츠로 넘기고 말썽꾸러기 래스팅스 밀리지를 데려왔다. 이로써 이 팀의 외야 라인(윌리 모 페냐-밀리지-오스틴 키언스)은 망가진 유망주가 잠재력을 폭발시켜주길 기대하는 ‘로또 3종 세트’처럼 되고 말았다. 백업으로 영입한 엘라이자 듀크스와 윌리 해리스도 마찬가지.

선발 투수진이 경험과 경력이 전혀 없는 선수들로 짜여있는 터라 경험 많은 포수인 폴 로두카와 자니 에스트라다의 영입은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플로리다 말린스(71승 91패)

스토브 리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마자 가장 큰 사건을 터뜨린 팀이다. 투타에서 NO.1 선수들인 돈트렐 윌리스와 미겔 카브레라를 보내고 6명의 유망주를 받아왔다. 그리고 그 중 최대어인 좌완 앤드류 밀러와 중견수 카메론 메이빈은 당장 올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주전 마무리로 자리를 굳힌 케빈 그렉 덕분에 아만도 베니테즈의 공백은 전혀 느낄 수 없으며, 워낙에 부상 중이던 투수 유망주가 넘쳐났던 터라 김병현의 빈자리도 눈에 띠지 않는다. 젊은 외야수들을 잘 다독여주며 베테랑다운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루이스 곤잘래스의 영입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NL CENTRAL


시카고 컵스(85승 77패)

지난 시즌의 주전 타자 중에 3명을 내보냈다. 클리프 플로이드와 자케 존스의 공백은 거액을 들여 영입한 후쿠도메 코스케와 주전으로 발돋움한 유망주 펠릭스 피에가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래도록 기대받았던 포수 유망주 조반니 소토가 있기에 제이슨 켄달의 빈자리도 느낄 틈이 없다.

마크 프라이어를 떠나보낸 건 가슴 아프지만, 선발 투수진은 이미 지난해부터 어느 정도 안정되어 있던 상태. 남은 것은 케리 우드, 밥 하우리, 카를로스 마몰 등이 후보로 떠오른 마무리의 임명뿐이다.


밀워키 브루어스(83승 79패)

에릭 가니에의 계약은 FA로 팀을 떠난 프란시스코 코데로의 공백을 매우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지만, 그가 스테로이드 파문에 연루되면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입장이 되고 말았다. 자니 에스트라다가 떠난 포수 자리에 심각할 정도로 어깨가 약한 제이슨 켄달이 들어왔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제프 젠킨스의 빈자리를 마이크 카메론으로 대신한 것은 너무나도 탁월한 결정이었으며, 앞의 두 가지 실수를 모두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의 이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가세로 외야 수비는 훨씬 탄탄해졌고, ‘돌글러브’ 라이언 브론을 외야로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78승 84패)

뛰어난 단장이었던 월터 자케티가 물러난 세인트루이스의 이번 스토브 리그 학점은 F에 가깝다. 스캇 롤렌과 트로이 글로스를 맞바꾼 것은 그나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외야 수비수이기도 한 짐 에드먼즈와 프레스턴 윌슨을 대신할 선수를 영입하지 않아 크리스 던컨-릭 엔키엘-라이언 루드윅으로 외야라인을 꾸려가게 된 것은 끔찍한 일이다. 이 팀의 외야 수비는 마이너리그 수준도 못된다.

트로이 퍼시발을 대신할만한 좋은 셋업맨의 영입도 없었다. 데이빗 엑스타인 대신 세자르 이스츄리스가 들어선 유격수 자리도 신통찮아 보이며, 구멍 난 선발진을 맷 클레멘트 한 명으로 채우겠다는 것은 무슨 배짱인지 알 수가 없다. 상식 이하의 수비와 만만한 선발진, 거기에 앨버트 푸홀스의 부상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다.


휴스턴 에스트로스(73승 89패)

팀의 정신적 지주였던 크렉 비지오가 은퇴하긴 했으나, 마쓰이 가즈오, 미겔 테하다, 호세 벨베르데 등의 영입은 분명 플러스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드 웨이드 신임 휴스턴 단장의 행보에는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이 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그런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팀의 선발진은 ‘오스왈트와 아이들’ 이 한 문구로 표현할 수 있다. 선발진의 보강만 이루어졌다면 수준급의 타격과 함께 지구 1위를 노려볼 수도 있었겠지만, 아무런 대책 없이 손 놓고 있었다는 것이 문제다. 오스왈트는 막강 타선의 힘을 얻어 20승을 거둘 수도 있겠지만, 그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한 자리 승수에 그칠 가능성도 크다.


신시네티 레즈(72승 90패)

눈에 띄는 것은 아담 던의 옵션(1300만)을 실행하고, 수준급 마무리 투수인 프란시스코 코데로를 영입함으로서 불펜 전체의 무게를 더했다는 것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 한 가지 움직임만으로도 충분할 만큼 레즈는 자동적으로 전력이 상승하고 있다. 괜찮은 유망주들이 쑥쑥 크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쉬 해밀튼을 텍사스로 보내고 선발 유망주 에디슨 볼케즈를 데리고 올 수 있었던 것도 2007년 ‘올해의 마이너리거’ 제이 브루스가 있었기 때문이고, 스캇 하테버그가 담당하고 있는 1루수 포지션이 약해 보이지 않는 것도 조이 보토가 있기 때문이다. 30-30클럽에 빛나는 브랜든 필립스를 장기계약(4년 2700만)으로 묶어둔 것도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현재 오클랜드의 조 블랜튼 영입에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만약 트레이드가 성사된다면 이 팀은 강력한 지구 우승 후보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68승 94패)

언제나 그래왔듯이 이 팀의 미래에는 빛이 보이지 않는다. 94패를 당하며 내셔널 리그 전체 꼴찌였음에도 불구하고 주전 라인업에 변화를 줄만한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SI.com에서는 피츠버그의 스토브 리그를 평가하면서 ‘They've done nothing.’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이 팀이 있어 카디널스는 꼴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NL WEST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90승 72패)

댄 하렌의 영입은 애리조나를 이번 스토브 리그의 승자 중 하나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닝이터 리반 에르난데스의 공백이 아쉽긴 하지만 브렌든 웹과 하렌으로 구성된 원투펀치는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를 정도다. 호세 벨베르데가 팀을 떠난 것이 아쉽긴 하지만, 워낙에 좋은 셋업맨들이 많은 터라 양으로 커버할 수 있을 듯하다.

타격에서는 특별한 보강이 없었으나, 주전 라인업 자체가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레즈와 마찬가지로 가만 놔둬도 점점 강해지는 팀 중 하나다. 랜디 존슨의 재기 여부와 그 복귀 시점만이 이 팀의 유일한 걱정거리다.


콜로라도 로키스(90승 73패)

스캇 파세드닉과 마커스 자일스 정도의 선수들을 마이너 계약으로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굉장한 행운이나 다름없다. 계획대로 이들이 무난하게 메이저에 입성한다면 전력에 큰 보템이 될 것이다. 뉴욕 메츠로 떠날 뻔 했던 요빗 토리알바와도 우여곡절 끝에 2년 계약으로 잡아둘 수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목적이었던 맷 할리데이와의 장기계약에는 실패했다. 2년간 2300만 달러로 당장은 잡아둘 수 있었지만, 결국은 FA 시장을 노크하겠다는 것이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생각이다. 보유하고 있는 전력은 지난해봐 비슷하다. 남은 것은 트로이 툴루위츠키와 프랭클린 모랄레스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89승 74패)

큰 소문 없이 실속 있게 전력 보강에 성공한 팀 중 하나다. 밀튼 브래들리, 마이크 카메론, 마커스 자일스 등이 팀을 떠났지만 짐 에드먼즈와 이구치 타다히토의 영입으로 그 빈자리를 전혀 느낄 수 없다. 랜디 울프를 영입하면서 안정된 선발진에 힘을 더해줄 수 있게 되었고, ‘로또’ 마크 프라이어의 영입은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제이크 피비와의 연장계약(2010년부터 3년간 5200만)에 성공함으로써 2012년까지 비교적 헐값으로 그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칼리어 그린과도 2년 계약(2년 1100만)에 합의했다. 언뜻 보면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막상 시즌이 개막하면 꽤나 무서운 면모를 과시할 지도 모른다.


LA 다저스(82승 80패)

다저스는 정말 오래간만에 스토브 리그에서 산뜻한 행보를 보였다. 전력 누수 요인은 전혀 없이 적재적소에 필요한 선수를 보강한 것이다.

SI.com은 다저스를 스토브 리그에서 승리한 5개 팀 중 하나로 꼽았다. 대규모의 투자가 따르긴 했지만 앤드류 존스와 구로다 히로키의 영입이 그만큼 긍정적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조 토레 감독의 영입이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의 다저스는 강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71승 91패)

그들의 모든 것이나 다름없었던 배리 본즈가 팀을 떠났다. 좋은 3루수 페드로 펠리즈와 러스 오티즈, 라이언 클레스코 등과도 이별을 고했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했던 아론 로원드를 5년간 6000만 달러에 영입했지만, 그는 팀의 중심이 될만한 선수는 아니며 완전한 검증이 이루어진 선수도 아니다. 간단하게 말해 자이언츠의 2008시즌은 이미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