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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pe의 야구 속으로

프로야구가 지방자치 단체의 ‘봉’인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6. 29.



지방자치 단체가 보기에는 프로야구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쯤으로 보이나 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28일 수원시가 제 10구단 연고 유치와 관련해 창단을 희망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계획안을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일단 10구단 이란 단어는 야구팬으로 상당히 반가운 일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글쎄…”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 신생구단 창단, 반갑지만 쉽게 믿을 수 없는 일

 

물론 새로운 프로야구단의 창단은 당연히 반가운 일이다. 현대 사태로 인해 프로야구가 7개 구단 체제로 회귀할 수도 있었던 암울했던 시절을 돌이켜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또 다른 신생구단 창단의 긍정적인 효과는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선수들의 입장에서도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벌써부터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초--고의 아마추어 선수들은 물론, 뜨거운 태양 아래서 땀 흘리고 있을 2군 선수들에게도 한줄기 빛과 같은 희소식일 것이다. 당장은 물론, 은퇴 후를 바라봐도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는 일이니 기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야구단 창단을 준비 중인 용인, 안산, 그리고 전주까지 모두 실행에 옮긴다면 많은 야구인들의 숙원이었던 양대 리그제도의 도입도 가능하다. 지금의 인기가 이어 진다면 10구단 체제가 확립된 후에는 대망의 천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내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창단 선언이나 지원 계획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 그 동안 당한 것이 어디 한두 번이었나? 생각만 해도 뒷목이 뻣뻣해져 옴을 느낀다.

 

▲ 지방자치단체의 대책 없는 너도나도 창단 (Show)’

 

최근 들어 프로야구단의 창단을 선언하는 주체는 구단을 운영할 능력을 가진 기업이 아닌 야구장을 소유한 지방자치 단체인 경우가 많다. “우리는 야구장을 지어줄 테니, 와서 야구를 하고 그에 따른 수익을 나눠 갖자. 누가 운영할래?”라는 것이 창단을 선언한 지자체의 입장이다.

 

맨 처음 포문은 안산시가 먼저 열었다. 2007년 안산시는 돔 구장 건설을 선언(?)하며 신생구단 유치를 계획했다. 하지만 결국 지금에 와서는 공수표만 남발한 꼴이 되고 말았다. 시 운영마저 버거울 정도로 재정이 풍족하지 못한 안산시의 돔 구장 건설은 어쩌면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재정 확보는 둘째치고, 시의회와의 합의도 없는 안산시 행정부의 독단적인 선언에 가까웠다. 그리고 2010년 선거를 통해 안산시장이 바뀌면서 결국 공사는 시작도 못해봤다. 안산시의 새로운 집행부는 사업의 타당성 검사 결과를 부정적으로 받아 들이고 있으며, 팬들이 그토록 바라고 원하던 돔 구장 건립은 팬들을 우롱하는 한 사기꾼(?)의 도구로 사용되었을 뿐이다.

 

두 번째는 통합 창원시다. 영남 지역의 뜨거운 야구열기에 힘입어 마산 구장을 개-보수해 야구단 창단 및 기업 유치를 선언 하였고, <NC소프트>의 창단 선언과 KBO의 창단 승인으로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아직까지 시의회의 최종승인이 나지 않았다. 오히려 여당과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로 안건이 시의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래도 NC소프트가 소정(?)의 시 지원책 등을 마련하는 등 해결의 기미가 보이고 있어 타 지자체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형편이다.(다행히 창원 시의회에서 28일 통과가 되었다)

 

그 뒤를 이어 수원, 전주, 용인이 나섰다.(물론 용인과 전주는 적극검토 단계) 수원과 전주는 과거 현대와 쌍방울이 쓰던 경기장의 리모델링을 통해 기업을 유치 한다는 복안이다. 그리고 수원시의 경우 이를 위한 건설업체 선정에도 일부 합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시의 경우는 경전철 활용을 위해라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없는 야구장마저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야구단 유치를 희망하는 이들 세 지역에는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시 재정이 야구장을 짓거나 개-보수 할 만큼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의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시 행정부의 의사일 뿐 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용인시는 재정을 이유로 시 소속의 기타 스포츠 팀을 해체했으면서도, 그 비용의 몇 십 배가 드는 야구장을 건설한다니 어이가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또 하나, 창단을 희망하는 지자체는 시를 대표하는 야구단이 아닌 야구장 임대업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야구의 인기에 편승해 시 재정을 불리겠다는 얄팍한 상술을 어디서 배웠는지 모르겠다. 물론 시의회, 시민단체와의 사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시 행정부의 독단적인 결정은 그들의 충돌로 인해 언제 백지화될지 알 수 없는 시한 폭탄이라는 것 역시 공통점이다.

 

합리적인 방법은 기업과 지자체 간의 콘소시엄

 

해당 지자체의 야구단 창단과정은 시와 건설회사가 야구장 건립에 나서고, 완성품을 기업에 넘긴 후 사이에서 수익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맘에 안 드는 것은 둘째고, 추후 건설업체와 구단의 마찰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야구장만 덜렁 지어놓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건설회사와의 합의가 완료되고, 구장 사용 및 개-보수에 있어서도 향후 사용하게 될 구단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배려한다고 해도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창원의 경우 빠른 시간 내에 사용자가 나타났지만, 다른 지자체도 그런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기업 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창단을 선언하기엔, 야구단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이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일단 경기장을 지어줄 테니, KBO가 알아서 기업을 찾아와라는 식의 태도는 옳지 않다.

 

야구가 아닌 다른 사업에 대해서는 각 지자체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필자가 살고 있는 의정부만 해도 미군부대가 떠나면서 남는 땅에 대학교 혹은 대학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다녀서 간신히 유치에 성공(?)했다고 한다.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진정으로 지자체가 신생구단의 창단을 원한다면, 그에 걸맞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들은 이 아닌 이다. 자신들에게 투자할 기업을 찾아야 하는 입장이란 뜻이다. 그러데 지자체들은 그것을 종종 까먹고 자신들이 마치 인냥 행동한다. 야구장을 짓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함께할 기업을 찾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야구장을 지어줄 건설업체를 찾아 컨소시엄을 결성 하는 것보다, 구단을 운영할 기업을 찾아 3자간의 콘소시엄을 결성해 추진해 나가는 것이 더 발전 적이고 건설적인 자세가 아닐까? 적극성만 있고, 선후가 뒤바뀐 지자체의 이런 행보가 무척이나 아쉽고, 또한 한심하게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야구단의 창단을 원하는 지자체는 땅을 가진 자의 임대업이 아닌, ‘금광을 가진 자금광 개발 기술을 가진 자와 동업을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된다. 지금처럼 개발 기술도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곡괭이질부터 해서는 죽도 밥도 안 된다.

 

// Thope 권철규 [사진=안산돔구장 조감도(출처=안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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