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올 시즌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그리고 불미스러운 구설수로 팀 에이스 임태훈이 전력 이탈이라는 카운터펀치를 맞고 예년과 달리 부진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잠깐 앓는 감기 정도로 여겨졌지만 그냥 감기가 아닌 독감 이상의 병이 걸린 것처럼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김경문 감독은 최후의 처방을 꺼내들었다. 감독 자진 사퇴가 그것. 선수단의 각성을 통한 팀의 부진 탈출을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한 것이다. 많은 이들은 아쉬움을 표현하면서도 역시 김경문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그동안 그의 선수귀용 작전운영에 불만이 많던 두산 팬들도 그와의 작별을 거부하고 있다. 두산 팬만이 아니다. 영원한 두산 맨 으로 여겨지던 그의 사퇴가 타 팀 팬들에게도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당연한 일. 여러 공간에서 그의 사퇴반대와 복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엎질러진 물이다.
현장 그리고 일선의 기자들은 그가 영원히 떠나지 않을 것을 원한다. 그리고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 한다. 다만 그의 공백이 생각보다 길지 않기를 바란다. 그의 표방한 젊은 야구 허슬 야구는 한국 프로야구의 하나의 페러다임을 형성 할 정도로 김경문의 야구가 매력적인 야구였기 때문이다.
정말 수많은 사람들의 그의 잠깐의 휴가를 아쉬워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회심의 미소를 띄우고 있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누굴까? 물론 이것이 진실은 아니다. 추측일 뿐이다. 그러나 허무맹랑한 말도 안 되는 소설이 아닌 가설 정도는 될 것 같다. 포스트를 봐주시는 분들도 대충 예상을 하셨겠지만 그들은 NC 소프트다.(이하 엔씨)
KBO의 창단 승인이 난 후 초유의 관심사는 엔씨의 초대 감독을 누가 맞을 것인가에 쏠렸다. 차근차근 창단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엔씨는 단장에 이상구 전 롯데 단장 그리고 프로야구의 산 증인 중 한명인 기자 출신의 이태일씨를 사장으로 내정 하였다.
또 신인 드레프트 전 현재 소속팀이 없는 선수들을 상대로 테스트 일정까지 발표 하였다. 신인 드레프트 역시 얼마 남지 않아 팀 구성에 필요한 작업 중 코칭스태프 조각만 남겨놓은 상황. 올 초 엔씨의 초기 감독으로 김성근, 김경문 감독이 거론 됐지만 소속팀이 존재하는 감독의 이름이 거론 되는 것을 불편해 하는 소속팀의 분위기 그리고 여론 때문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물론 엔씨의 감독 후보군은 그 둘을 제외하고도 많다. KBO 소속이지만 야인으로 남아있는 김인식, 김재박, 선동렬 전 감독, 미국에서 스카우터 활동 중 인 것으로 알려진 로이스터 감독 해설가로 활동 중인 양상문, 김용희, 이순철, 김성한씨 그리고 화려한 조연보다는 주연을 원하는 이만수 SK 2군 감독이 그들이다.(혹자들은 양준혁 해설을 후보로 꼽기는 하지만 코치경력 조차 없는 것을 감안 할 때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엔씨가 원하는 감독은 우승 경력이 있거나 거기에 준하는 능력을 갖춘 감독이다. 그렇게 된다면 현직 해설위원들은 그들이 원하는 인재상과 거리가 조금 있다. 남은 후보 중 노장이라 하더라도 검증된 선수를 좋아하는 김인식 감독과 완벽한 전력이 구성되어야 성적을 낸다는 꼬리표가 붙은 김재박 감독 역시 80%이상 신인 혹은 신인 급으로 구성될 엔씨와는 조금 멀어 보인다.
남은 후보 중 김성근, 이만수 감독은 시즌 종료 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페널티가 있다. 당장 신인 드레프트을 비롯한 선수 구성과 훈련을 생각한다면 망설여지는 부분이다. 그럼 남은 감독은 선동렬 감독과 김경문 감독이다. 두 감독은 초보 감독으로 어린 선수들을 발굴 해내며 팀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어쩌면 엔씨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을 가진 감독들 이라 할 수 있겠다.
두 감독은 경력에서는 김경문 감독이 앞서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선 감독은 우승 경험이 있는 감독이다. 또 김 감독은 막강 공격력을 바탕으로 팀을 운영했고 선 감독은 그 반대로 투수력 중심의 팀을 운영했다.(물론 두 감독의 스타일은 둘째고 팀이 가진 자원의 한계도 한 몫 했다.) 누구 한명을 결정하기 힘들지만 시즌 종료 전 코칭스태프 구성을 원한다면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또 다른 하나의 징후는 선동렬 감독 의 추후 목적지가 두산이라는 소문이다. 선 감독이 삼성 사령탑에서 물러나 후 야구계에 떠돈 말이 두산이 시즌 종료 후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김경문 감독 대신 선동렬 감독을 그 자리에 앉힌다는 소문은 소문이 아닌 기정 사실 로 느껴질 정도로 그 빈도수가 잦았다.
그 소문의 근거는 선동렬 감독의 전국전인 인기와 마운드가 불안한 두산의 현실 그리고 만년 2인자의 설움 탈출이 그것이었고 두산의 전 구단주였던 故박용오 총재와의 관계 또 선동렬 감독이 코치로 한국에 돌아 올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민 팀이 두산이었다.
자 지금껏 풀어 놓았던 모든 이야기 들은 가정과 추측에 불과 미리 하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가정들이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갈 거라 믿지만 엔씨가 뜻밖의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 확실 한건 김경문 감독의 자진 사퇴 이후 그들이 더 바빠졌다는 것일 뿐이지만 말이다.
올 시즌 종료 후 아니면 시즌 중 엔씨의 지휘봉이 누가 손에 들어갈지 또 절반 정도 공석이 되어 버린 전통의 명문구단 두산의 그것은 누구 손에 있을지 야구는 매순간 팬들에게 관심과 기쁨을 주는 산물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하며 포스트를 마친다.
// Thope 권철규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