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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LG의 추억 속 레전드 이상훈, 팬들을 찾아오다

by 카이져 김홍석 2011. 6. 29.

프로야구의 가장 큰 매력은 팀과 선수, 그리고 팬들이 함께 호흡하면서 그들만의 추억이 쌓여간다는 점일 것이다. 지역색이 강하고 선수들의 이적이 적다는 것은 한국 야구의 단점이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같은 추억을 공유한다는 점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8개 구단의 팬들은 누구나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추억의 선수들을 한둘쯤 갖고 있기 마련이다. 타이거즈 팬들에게는 선동열이나 김성한이, 자이언츠 팬들에게는 박정태와 최동원, 이글스 팬들에게는 장종훈과 송진우, 라이온즈 팬들에게는 이만수와 양준혁이 바로 그런 추억 속의 영웅들로 기억되고 있다.

 

그렇다면 LG 트윈스의 팬들에게는 어떤 선수가 그렇게 추억되고 있을까?

 

타자 중에는 비록 SK에서 은퇴식을 치르게 되었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더 팬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 김재현이 그런 선수일 것이다. 그리고 투수 중에 그런 위치를 가진 선수를 꼽으라면 개인적으로는 단 둘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한 명은 LG의 영원한 마무리인 김용수이며, 또 다른 선수는 야생마란 이름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레전드급 좌완 이상훈이다.

 

LG 팬임을 자처하는 한 블로거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은퇴한 LG 출신 선수들 중 가장 그리운 선수는?”이란 설문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50%가 넘는 LG 팬들이 그 대답으로 이상훈이란 이름을 꼽았다고 한다. LG 팬들에게 이상훈은 그런 존재다.

 

이상훈은 한국에서 통산 308경기(84선발)에 등판해 71 40 98세이브의 기록을 남겼다. 사실 그의 명성에 비하면 다소 부족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상훈의 통산 평균자책점(2.56)과 피안타율(.203)은 역대급 기록이며, 해외 진출 등으로 한국에서 활약한 기간이 길지 않음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이상훈은 선발로 20승을 거둔 마지막 토종 투수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1995년에 이상훈이 순수한 선발승으로 20승을 기록한 이후 2007년의 리오스(22)를 제외하면 그 어떤 투수도 그 영역에 도달하지 못했다. 리오스의 기록이 약물에 취한결과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상훈의 기록은 더욱 값진 것이다.

 

이상훈은 은퇴 후 로커로 변신하여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수많은 야구팬들은 그의 매력에 푹 빠져 있으며, 여전히 그를 잊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이상훈도 마찬가지. 그 역시 팬들과 소통하길 원했고, 기회가 찾아오자 굳이 마다하지 않았다.

 

6 30일 목요일 오후 6, 이상훈이 LG U+에서 내놓은 스마트폰 전용 SNS와글(Wagle)’ LG 트윈스 팬 모임에 나타날 예정이다. 팬들과 함께 LG의 경기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팬들의 질문에도 응답할 것이며, 참여해주는 팬들에게는 행사를 통해 친필 사인이 담긴 유니폼과 야구공도 선물로 나눠줄 계획이다.

 

팬들과 만남은 언제나 좋습니다. 각자의 집에서 야구를 보지만, 한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야구를 통해 소통하는 것 자체가 즐거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그래서 나의 존재가 있을 수 있었으며 유니폼을 벗은 이후 지난 9년 간 여러분들에게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었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우연찮게 성사된 와글이라는 SNS 상의 만남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모르지만, 같은 공간에서 서로 야구를 보며 얘기한다는 것이 저도 처음인지라 어린아이가 다음날 소풍 준비라도 하듯 마음이 설렙니다. 여러분들과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설레는 마음으로 그날을 기다립니다.”

 

와글을 통한 팬들과의 만남이 결정된 후 이상훈은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이상훈과 팬들의 만남은 이미 지난 21일 한 차례 진행된바 있으며, 오는 30() LG와 삼성의 경기가 펼쳐지는 시간은 그 두 번째 시간이 될 예정이다. 그리고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

 

물론, 이것은 와글(Wagle)’이라는 스마트폰 전용 SNS를 내놓은 LG U+ 측의 마케팅 일환으로 기획된 이벤트다. 하지만 그러면 어떤가? 이상훈에게 중요한 것은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였고, 팬들 역시 그런 이상훈과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이벤트를 능동적으로 이용하면 되지 않을까?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와글(Wagle)’을 검색하면 어플을 다운받아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그 후 ‘[2011 프로야구] LG 트윈스라는 모임에 가입하면 이상훈을 만날 수 있다. 추억 속의 스타와 스마트폰 속 모임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것, 설레고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야구팬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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