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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롯데의 운명, 고원준의 어깨에 달렸다!

by 카이져 김홍석 2011. 7. 19.



언젠가부터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롤러코스터라는 단어가 자주 사용되기 시작했다. 주로 기복이 심한 투수의 피칭을 표현할 때 사용하곤 했는데, 요즘엔 특정 팀의 특징을 표현할 때도 자주 사용되곤 한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다.

 

로이스터 감독이 있던 시절부터 롯데는 롤러코스터의 대명사였다. 특별한 계기도 없는데 바닥을 치고 있던 팀이 갑자기 연승을 거두거나, 또는 잘 나가던 팀이 이유도 없이 슬럼프에 시달리며 팬들의 속을 태우곤 했다. 그리고 그러한 특징은 감독이 바뀐 올해에도 여전하다.

 

4월에는 7 2 14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8개 구단 중 7, 5 14 1 8패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면서 8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6월 들어서는 8 14패로 다시 월간 승률 7위에 그쳤고, 7월이 되자 시즌 첫 4연승을 비롯해 7 4패로 KIA(10 2)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바닥을 칠 땐 밑도 끝도 없이 떨어지고, 올라올 땐 보이지도 않을 만큼 높이 날아오른다. 이만하면 롤러코스터 중에서도 명품이라 불릴 만하다. 하지만 응원하는 팬들의 입장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5월이나 7월의 성적을 보면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것 같은데도, 4월이나 6월처럼 어이없이 주저앉아 버리니 속이 탈 수밖에 없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간단히 생각해 연승은 길게, 연패는 짧게하면 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강팀의 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며, 특히 롯데는 이 부분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았다.

 

롯데라는 팀은 분위기를 심하게 탄다. 잘할 때는 끝을 알 수 없는 저력을 보여주지만, 못할 때는 프로팀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엉성한 플레이로 자멸하곤 한다. 팬들은 팀이 잘할 때 보여주는 최대치의 능력을 보고 기대를 걸지만, 결국은 못할 때 드러나는 약점들이 발목을 잡는다. 어쩌면 분위기를 많이 탄다는 것 자체가 이 팀이 지닌 한계인지도 모른다.

 

3연승-3연패-3연승-3연패, 롯데가 자주 보여주는 공식이다. 연승은 언젠가 멈추기 마련이다. 이긴 경기라고 해서 전력누출이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4~5번쯤 연달아 이기면 결국 한 번은 패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야구의 특징이다. , 강팀과 약팀의 차이는 그렇게 연승이 끊어졌을 때 러난다.

 

연승 후의 패배는 한 번으로 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만 연승으로 쌓아온 상승 분위기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될 수 있다. 그러나 그 한 번의 패배가 2번이 되고, 3번이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연승 기간 동안 쌓여왔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어느새 사라지고, 지긋지긋한 패배의식이 다시금 선수단을 엄습한다.

 

롯데는 지난 토요일(16) 경기에서 올 시즌 첫 4연승에 성공했으나, 일요일 경기에서 패하며 연승이 멈췄다. 연승이 멈춘 것은 아쉽지만, 언제나 승리할 순 없는 법이다. 정말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4연승 중 2승은 4 LG를 상대로 거둔 것이었고, 그 덕에 승차를 3.5경기로 줄일 수 있었다. 작은 차이는 아니지만,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한 수준이기도 하다. 실제로 LG 6월 이후 13 18패의 부진에 빠져 있으니, 아직은 4강 진입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현재 5위인 롯데와 6위 두산의 승차는 고작 1.0게임, 7위 한화와도 3.0경기 밖에 차이가 없다. 냉정히 말해 4위보다 7위와의 거리가 더 가까운 것이 롯데가 처한 현실이다. 게다가 롯데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의 상대는 다름 아닌 두산, 여차하면 순위가 뒤바뀌거나 승차가 없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19일 경기의 두산 선발은 니퍼트(8 4 2.44). 현재 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올라 있는 두산의 명실상부한 에이스이며, 로페즈(KIA)와 더불어 모든 외국인 투수들 중에서도 가장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하는 선수다. 두산 역시 니퍼트를 필두로 이번 3연전에서 최소 2승 이상을 거둬 4강 진입의 가능성을 높이려 할 것이 분명하다.

 

그 니퍼트와 선발 맞대결을 펼칠 주인공은 다름 아닌 고원준(4 5 3.77)이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승리하여 연패의 늪에 빠지지 않는 것이 전반기를 마감하는 롯데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요일과 목요일 경기에서 롯데는 사도스키와 장원준을, 두산은 페르난도와 김선우를 투입할 예정이라 이 또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롯데의 불펜 상황은 말할 것도 없이 참혹하다. 7월에 거둔 7승 중 6승은 선발승이었다. 나머지 1승은 장원준의 승리를 불펜이 말아먹은 뒤, 이인구의 9회말 끝내기 결승타 덕에 김사율이 챙긴 것이었다. 결국 롯데가 이기기 위해선 선발이 잘 던져줘야 하고, 선발 맞대결에서 밀리면 승산은 없다고 할 수 있다.

 

타력도 두산에 비해 딱히 강하지 않다. 두산은 김광수 감독대행 체제가 된 후 17경기에서 98득점, 경기당 평균 5.76점의 막강 공격력을 선보이며 10 7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불펜과 수비는 롯데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결국 지난 겨울 롯데로 트레이드 되어 온 이 21살짜리 선발투수 고원준에게 롯데의 운명이 걸려 있는 셈이다.

 

이번 3연전을 두산이 승리하게 되면, 후반기 들어서도 4강 싸움보단 5~6위 간 싸움이 소모전 양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롯데가 2승 이상을 거둔다면 4위 탈환이라는 확실할 목표의식을 가지고 후반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 팀 다 절박하긴 마찬가지지만, 승리했을 때의 결과는 분명 조금이라도 앞서 있는 롯데 쪽이 더 달콤하다.

 

니퍼트란 상대는 분명 고원준과 롯데 타자들에게 있어 매우 버거운 상대임이 분명하다. 이미 니퍼트는 지난 4월 롯데를 상대로 7이닝 2실점(1자책)의 좋은 피칭으로 승리를 따낸바 있다. 하지만 고원준이기에 기대를 걸어 본다. 이미 일부 팬들이 추진했던 무관중운동이 사실상의 실패로 돌아간 만큼, 성적에 대한 희망이라도 가지고 후반기를 맞이해야 하지 않겠는가?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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