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김성근 감독 경질(사퇴), 무엇이 진실일까?

by 카이져 김홍석 2011. 8. 18.

김성근 감독이 사퇴했습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경질'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바른 표현이겠지요.

 

저 역시 조금 전 SK 구단으로부터 김성근 감독 사퇴에 대한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받았습니다. 아래는 그 전문인데요, 우선 이것을 읽어보셔야만 정확한 파악이 가능하실 것 같습니다.

 

SK 와이번스(代表理事 申永澈) 818() 김성근 감독을 퇴진시키기로 하고, 이만수 2군 감독을 감독대행으로 선임하였다.

 

이제까지 SK구단은 김성근 감독에게 선수단 운영에 관해 전권을 위임하였고, 이를 통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선수단 운영의 전권을 위임받은 현직 감독이 시즌이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17() 오전 구단에 당일부터 경기 출장을 하지 않겠다면서 사표를 제출하였고(구단은 반려하였음), 구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취재진을 대상으로 시즌 종료 후 퇴진을 발표한 점에 대해 구단은 대단히 충격적이고 당혹스럽게 받아들였다.

 

이에 SK구단은 지금과 같은 상태로 잔여 시즌을 운영하는 것은 파행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여 김성근 감독 퇴진을 결정하고 올 시즌 남은 기간 동안 2007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수석코치로 재임한 이만수 2군 감독을 중심으로 하는 감독대행 체제로 가기로 하였다.

 

이는 기존 선수단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현 상황을 조기 수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SK 와이번스 야구단은 남은 시즌 동안 선수단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여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17() 오후, 김성근 감독은 취재진을 향해 "올 시즌이 끝난 후 SK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죠. 사실 이 의사표현 자체가 조금은 문제가 있어 보였는데요. 발언 시기가 나빴기 때문이죠. 지금은 시즌 중이고, SK 2위를 맹추격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시즌 중에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것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습니다.

 

구단 측과의 재계약 논의가 잘 되지 않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김성근 감독이 상처를 받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고민 끝에 김성근 감독 스스로가 시즌 종료 후 사퇴를 결정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실제로 취재진과의 이야기에서는 포스트시즌은 무론, 만약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해 아시아시리즈까지 진출한다면, 그때까지는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18 SK 구단측이 보내온 보도자료 내용은 다릅니다. 위의 내용대로 만약 김성근 감독이 17() 오전 직접 구단 측에 사표를 제출했다면, 그리고 바로 그날 경기부터 출장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면, 김성근 감독에게도 실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결국 김성근 감독은 재계약이 뜻대로 되지 않고, 그 과정에서 자존심이 상하게 되자, 자신의 남아 있는 계약 기간의 의무까지 벗어 던지려 한 셈이니까요. 시즌 중에 3위 감독의 중도 퇴진, 잔여 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겠지요.

 

구단 측에서 반려했는데도 김성근 감독은 취재진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고, 거기서는 시즌 마지막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보도자료의 내용이 진실이라면, SK 구단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당황스러우면서도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 같습니다. 저 내용이 진실이라면, 김성근 감독의 중도 경질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었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양비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욕을 먹더라도 한쪽의 편을 들어주는 편인데요.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네요. 재계약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에 있어 심정적으로 김성근 감독의 편이었습니다. SK 구단의 잘못이 훨씬 크다고 생각했고, 지난 5년 동안 최고의 성과를 낸 감독과의 재계약은 당연하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해도, 시즌 중에 사표를 낸 것이 사실이라면 김성근 감독 또한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 같습니다. 처음의 잘못은 구단 측이 했지만, 김성근 감독 역시 평소의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다소 아쉬운 모습으로 유니폼을 벗게 되었네요. 김성근 감독답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SK가 남아 있는 시즌을 잘 치러낼 수 있을까요? 이만수 감독 대행 또한 굉장히 당황스런 입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일이네요. 지난해 1~4위의 감독 4명이 모두 다음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되는 일이 벌어지다니... 보도자료의 내용을 전적으로 신뢰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진실이 있는지, 현재로선 알 수가 없네요. 대체 무엇이 진실일까요?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SK 와이번스]

 

 

 블로거는 여러분들의 추천(View On)을 먹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