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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의 꽃 보다 야구

SWOT 분석으로 살펴본 이대호의 성공 가능성

by 카이져 김홍석 2011. 12. 18.



지난해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에 소속되어 있던 박찬호와 이승엽이 모두 한국으로 돌아오고, 지바 롯데의 김태균마저 잔여 계약기간을 남겨 놓고 국내로 유턴했다는 사실은 새삼 외국생활의 어려움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느끼게 해 준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LA 에인절스의 정영일도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이들에 앞서 국내로 복귀했다.

 

이들의 컴백으로 해외파 한국인 선수는 야쿠르트의 임창용을 비롯하여 클리블랜드의 추신수 정도만 남은 셈이다. 어떠한 목적이건, 또 얼마나 좋은 대우를 받건 간에 집을 떠난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의 4번 타자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빅 보이이대호(29)가 원 소속팀 롯데를 뒤로 하고 일본 오릭스와 계약을 맺었다. 대부분의 해외파 선수들이약속이라도 한 듯 국내로 컴백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다소 상반된 모습이다.

 

오릭스의 끊임없는 구애와 파격적인 조건이 이대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국내를 떠나 대한해협을 건넌 이들 중 선동열을 제외하면 일본 무대에서화려한 마지막을 보여주었던 이가 하나도 없었음을 감안하면, 이대호의 일본 진출을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보는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물론,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타격 7관왕을 차지했던 그에게 기대감을 나타내는 시선도 분명 있다.

 

일본에서의 이대호가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확신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단지 과거 이대호의 플레이나 타격 스타일, 그리고 그의 습관 등을 감안하여 예측 정도만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예측 지표 중 하나가 바로 내부적인 강점과 약점, 그리고 외부적인 기회요소와 위험요소를 분석하는, 이른바 SWOT분석이다.

 

▲ 이대호의 강점(Strength)

 

흔히 이대호를 일컬어파워 히터라고 한다. 맞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04년 이후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홈런을 놓치지 않았으며, 최근 3년간 평균 33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릴 만큼 대단한 힘을 지녔다. 여기에 194cm – 130kg에 달하는 거포로서 손색 없는 체격조건을 갖췄다.

 

그러나 이대호를 단순히 거포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그의 통산 타율은 .309에 달하며, 특히 2006년 이후 최근 6년 동안의 통산타율은 무려 .332나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3년 연속 세 자릿수 타점 행진까지 이어가는 등해결사다운 본능도 어김없이 발휘했다. 적어도 국내 무대에서 이대호만큼 타격의 정교함과 파워, 그리고 타점 생산 능력까지 모두 뛰어난 타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 이대호의 약점(Weakness)

 

완벽해 보이는 이대호에게 딱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스피드다. 130kg에 달하는 몸무게가 주된 원인이며, 무리해서 뛸 경우 발목 부상의 위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경험이다. 그는 아시안게임과 WBC, 올림픽과 같은 단기전에서만 일본을 상대해 보았을 뿐이다. 제아무리 11년의 프로 경력을 자랑하는 이대호라고 해도 일본 프로야구에서는루키에 불과할 뿐이다.

 

▲ 외부 기회요소(Opportunity)

 

올 시즌 오릭스 버팔로스는 퍼시픽리그에서 4위를 차지했다. B클래스 수준을 면하지 못했다는 것은 요미우리 자이언츠 같은 명문구단에 비하면 성적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액을 받는 외국인 선수가 된 이대호로서는 아무래도 팀 성적에 대한 압박이 조금이라도 적은 구단에서 활약하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이다. 당장은 개인 성적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뜻이다.

 

▲ 외부 위협요소(Threat)

 

일본무대 첫 해를 맞이했다는 것 자체가 위협 요소다. 이종범, 이승엽, 이병규 등 한국에서 톱 클래스에 속했던 타자들도 일본 진출 첫 해에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김태균 정도만이 20홈런을 넘겼을 뿐이다. 이대호가 어느 정도의 적응력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일본 프로야구 특유의 극심한투고타저현상도 이대호에게는 악재다. 올해 문제가 되었던 반발력이 약한 공으로 내년 시즌을 소화하게 될 경우, 제아무리 이대호라도 많은 홈런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단은 이대호 특유의 정교함을 과시하며 3할 타율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 유진 김현희 [사진=롯데 자이언츠, 오릭스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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