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게 내린 봄비로 지난 주말에 열릴 예정이었던 8경기 중 7경기가 우천으로 순연된 프로야구. 현재까지 각 팀이 치른 경기수는 11~12경기다. 전체 시즌으로 봤을 때 아직 10%도 진행되지 않은 말 그대로 ‘시즌 초반’인 셈이다.
지난 시즌 각 포지션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골든글러브 수상자 10명은, 과연 이번 시즌의 스타트를 어떻게 끊고 있을까. 각 선수들의 지난 시즌 성적과 더불어, 현재까지의 활약상을 찾아봤다.
▲ 투수 - 윤석민(KIA)
지난 시즌 17승 5패 방어율 2.45의 성적을 남기며 다승과 방어율, 탈삼진, 승률 등 4개 부문 1위를 차지한 윤석민. 한화의 류현진과 SK의 김광현이 주춤한 사이,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국내 최고의 우완으로 우뚝 섰다.
이번 시즌의 출발도 굉장히 좋다. 2경기에 나와 1승 무패 방어율 0.53의 괴력을 발휘 중이다. 방어율 2위, 탈삼진 2위를 기록하며 방어율 4위, 탈삼진 1위에 올라있는 한화의 류현진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 포수 - 강민호(롯데)
2008년에 이어 지난해 두 번째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롯데 강민호. 2011시즌 타율 0.289, 19홈런 66타점을 기록했고, 특히 홈런 부문에서는 리그 5위에 올랐다. 도루 저지율 또한 0.355를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강민호는 2012시즌에도 스타트가 좋은 편이다. 현재까지 타율 0.302, 1홈런 5타점을 기록하며 0.303의 타율을 기록중인 SK 조인성과 함께 규정 타석을 채운 포수들 중에서 ‘유이’하게 3할 대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 1루수 - 이대호(오릭스)
2011년에도 타율 1위, 최다안타 1위, 홈런 2위, 타점 2위라는 엄청난 활약을 남겼던 이대호. 2010시즌의 타격 7관왕이라는 업적에 비하면 임팩트가 다소 약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시즌의 활약도 분명 아무나 기록할 수 없는 대단한 성적이었다.
일본 오릭스로 이적하면서 타지에서의 첫 시즌을 맞이한 이대호. 4월 21일까지 총 17경기에 나와 67타수 15안타 1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0.223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스타트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지만, 20일 경기에서 3안타 4타점, 21일 경기에서는 일본 무대 첫 홈런을 기록하는 등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2루수 - 안치홍(KIA)
프로 입단 이후 처음으로 타율 3할을 넘기며 2011년 최고의 2루수 자리에 오른 안치홍. 무엇보다 눈에 띄었던 점은 삼진 개수였다. 데뷔 시즌 103개, 2010시즌 96개의 삼진을 당했던 그가, 지난 시즌에는 겨우 55개의 삼진만을 당하며 한층 좋아진 선구안을 과시했다.
이번 시즌의 스타트도 좋다. 타율 0.318에 1홈런 6타점 2도루를 기록하며 한층 안정된 기량을 뽐내고 있다. 김상현과 이범호가 부상으로 빠져있고, 김선빈과 이용규가 부진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희섭, 나지완과 더불어 팀의 타격을 이끌고 있는 안치홍이다.
▲ 3루수 - 최정(SK)
지난해 타율 7위, 홈런 3위, 타점 8위에 오르며 정교함과 힘을 모두 갖췄음을 증명한 최정. 기존의 뛰어난 수비력과 더불어 공격력 또한 리그 최상급의 능력을 보여줬다. 첫 골든글러브 수상은, 최정을 더욱 큰 선수로 발전시킬 것이라는 예상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38타수 9안타, 타율 0.237를 기록하며 2012시즌의 시작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 특히 삼진이 무려 14개다. 특유의 수비력은 여전하지만, 3루수가 아닌 유격수로서의 출장이 잦아지면서 공격에서의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희망적인 부분은 최근 3경기에서 11타수 4안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 유격수 - 이대수(한화)
지난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이대수는 2002년 데뷔 이후 정확히 10년만에 최고의 위치에 올라섰다. 타율 0.301로 전체 13위, 수비율 0.978로 유격수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에서 흘린 그의 눈물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시즌의 임팩트가 너무 강했던 탓일까. 이대수는 현재까지 37타수 8안타 타율 0.216로 한화 타선의 부진에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수비에서도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하는 등, 실책을 벌써 4개나 기록했다. 공수에서 지난 시즌과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 외야수 - 최형우(삼성)
최형우는 작년에 홈런 1위, 타점 1위, 타율 2위, 최다안타 3위에 오르는 등 이 전과는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변신하며 최고의 시즌을 맞이했다. 2011년만 놓고 보면, 이대호에 전혀 뒤지지 않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이승엽이 삼성에 복귀하면서 박석민과 함께 최강의 클린업트리오를 이룰 것이라 생각됐던 최형우. 이승엽과 박석민이 각각 홈런 3개씩을 기록하며 3할 중후반의 타율을 기록 중이지만, 최형우는 현재까지 타율 0.178(45타수 8안타)에 그치고 있다. 홈런은 전혀 없고, 타점도 겨우 3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챔피언에서 올 시즌 7위로 내려앉은 삼성으로선 최형우의 부활이 절실한 상황이다.
▲ 외야수 - 손아섭(롯데)
2011년 타율 5위, 타점 6위, 최다안타 7위 등에 오르며 2010년보다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인 손아섭.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손아섭은 어느덧 롯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번 시즌의 스타트도 순조롭다. 31타수 11안타를 기록하며 0.355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 부문 전체 10위. 다만 득점권 타율이 0.200에 불과하고, 병살타를 벌써 2개나 기록했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대호가 빠진 만큼, 지난 시즌과 같이 해결사 능력을 다시금 보여줄 필요가 있다.
▲ 외야수 - 이용규(KIA)
이용규는 지난 시즌 한때 타율 4할까지 노릴 정도로 무서운 타격 능력을 선보였다. 타율 4위, 도루 5위, 최다안타 9위, 득점 2위 등 1번 타자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한층 업그레이드 된 그의 커트 신공은 많은 투수들을 괴롭히고, 또 괴롭혔다.
그런데 많은 기대 속에 이번 시즌을 맞이한 이용규의 현재 성적은 43타수 9안타, 타율 0.209다. 규정 타석을 채운 53명의 타자들 가운데 45위, 이용규로서는 굴욕적인 성적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도루(6개-공동 1위)와 볼넷(8개-공동 4위) 등에서는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타격감을 회복하기만 하면 지난 시즌 이상의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 지명타자 - 홍성흔(롯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연속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홍성흔. 2009시즌과 2010시즌의 임팩트가 워낙 강했기에, 타율 0.306, 6홈런 67타점을 기록한 지난 시즌의 활약상은 분명 무엇인가 아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랬던 그가 올해 들어 다시금 홍성흔다운 모습을 회복했다. 현재까지 47타수 17안타 타율 0.425, 3홈런 17타점 등을 기록하며 이대호의 빈자리를 완벽히 커버하고 있다. 타점 1위, 장타율 2위, 최다안타 3위, 타율 3위, 홈런 3위, 출루율 4위 등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0.462의 득점권타율은 화룡점정이다.
이상 지난 시즌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10명의 선수들의 시즌 초반 활약상을 알아봤다. 지난 시즌과는 다르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도 있지만, 실망할 것 없다.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기 때문이다. 과연 이 10명의 선수들 중, 이번 시즌의 마지막에도 웃게 될 선수들은 누가 될까.
// SportsSoul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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