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금)에 펼쳐졌던 한화와 롯데의 경기에서는 엄청난 역전극이 나왔는데요. 7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롯데의 믿을 수 없는 패배도 충격적이었지만, 한화의 집중력도 그만큼 대단했던 경기였습니다. 5회 말 고동진의 추격하는 만루 홈런과 7회말 7득점까지, 정말 보고도 믿기 힘든 경기였습니다.
어쨌든 한화는 승리했고 2연패를 끊어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만들어 냈습니다. 반대로 롯데는 3연패 후 연장 무승부, 그리고 이번 청주경기에서도 역전패를 당하면서 4연패의 늪에 빠져버린 상황입니다. 롯데가 역전을 허용하는 상황 자체가 매우 안 좋았는데요. 오심에 의한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한화의 맹추격으로 인해 7-7 동점이었던 7회 2사 1,2루 상황에서 오선진이 적시타를 때렸습니다. 2루 주자였던 최진행은 홈으로 쇄도하던 중 타이밍상 아웃이 될 것 같자 순간적으로 점프하여 강민호를 뛰어 넘는 재치 있는 플레이를 했는데요. 결국 그 득점으로 인해 롯데는 7-8로 역전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최진행이 뛴 상황에서 이미 강민호가 엉덩이 부분을 태그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홈 뒤에 있었던 심판은 그 장면을 보지 못했고, 세이프를 선언했죠. 이후 양승호 감독의 항의로 인해 4심이 모여 이야기를 나눴지만, 유일하게 그 장면을 볼 수 있었던 3루심도 제대로 보지 못했는지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최진행의 재치가 만들어낸 명백한 ‘오심’이었습니다.
이렇듯 가장 중요했던 순간에 나온 오심이 결국 이후의 승부를 갈랐습니다. 하지만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존재하듯, 오심을 잊고 다시 경기에 집중해야 했는데, 롯데 선수들은 그냥 허물어지고 말았습니다. 최진행의 역전득점 이후 계속된 추가실점은 주지 말았어야 할 점수였습니다. 그 이후 내준 5점이 대역전패의 핵심이었습니다.
최대성의 뒤를 이어 2명의 투수가 나오는 동안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무려 연속 6안타를 내주며 5실점, 그렇게 롯데의 불펜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물론 롯데는 바로 앞선 경기에서 삼성과 12회까지 가는 연장전 경기를 치렀습니다. 선발 유먼에 이어 7명의 불펜투수를 쏟아 부었지만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죠.
어쩌면 전날 경기에서 총력전을 벌였던 만큼 불펜진의 연투 능력에 물음표가 붙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그걸 변명 삼기엔 너무나 허무하게 무너졌습니다. 최진행의 역전 득점이 심판의 오심이긴 했지만, 그것에 흔들리면서 ‘멘탈 붕괴’ 상태가 되어버린다면 그건 프로다운 모습이라 할 수 없죠.
롯데 불펜의 핵심인 강영식, 김성배를 비롯하여 최대성 등이 차례로 흔들리면서 역전을 허용한 상황이 정말 좋지 않았습니다. 양승호 감독 또한 선발 고원준을 내리며 3연패를 끊고자 필승조 계투진을 올렸지만, 결국은 대량실점으로 끝맺음을 하고 말았습니다.
롯데 선수들에게는 나쁜 기억은 빨리 잊고 그 다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했습니다. 7회를 7-8 한점 차로 마무리했다면, 재역전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오심 하나에 모든 신경을 뺏겨버린 것인지 집중력을 상실한 채 대량실점을 했고, 그것이 결국 4연패로 이어졌습니다.
7회 말이 끝나고 브레이크 타임에 박계원 코치가 다시 한 번 심판에 강하게 어필하는 모습이 비춰졌지만 판정에 번복은 없었습니다. 아니, 그 타이밍은 번복이 있을 수 없는 상황이죠. 그런데도 끝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한 그들의 모습에서, 롯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얼마나 그 상황에 연연해 하고 있었는지를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잘못된 판정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의 경기 운영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련으로 시간을 허비한다면,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없죠. 심판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단 경기에 더 집중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경기 내내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롯데에게 이번 역전패는 잊을 수 없는 큰 상처로 남지 않을까 싶네요. 심판도 사람인 이상 오심을 할 수 있습니다. 프로 선수들 역시 인간인 이상 그 오심에 일시적으로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심하게 흔들리면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무너진다면 그건 프로답지 못한 일이 아닐까요? 롯데 선수단의 집중력 부족이 부른 참사는 이렇게 비극으로 끝났습니다.
// 완소남 배재민 [사진출처=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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