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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복학생’ 김병현의 부활 프로젝트는 현재진행형!

by 카이져 김홍석 2012. 6. 5.

김병현은 지난 1일 롯데전에서 국내 복귀 이후 최악의 피칭을 했다. 올 시즌 첫 패전투수가 된 것도 그렇지만, 4이닝을 채 마치지도 못한 상황에서 4사구만 8개나 내줄 정도로 형편없는 투구내용에 스스로도한심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을 정도였다. 워낙 뱃심좋고 주눅들지 않는 성격의 김병현이었으니 망정이지, 소심한 투수였다면 한동안 트라우마로 남았을 법한 경기였다.

 

한편으로 김병현에겐, 언젠가 한번쯤은 겪어야 할 과정을 일찌감치 치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넥센은 올 시즌 초반 돌풍의 중심에 있다. 최근에는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5월에는 한때 팀 창단 최다인 8연승 행진을 달리며 깜짝 선두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개막 전 다크호스로 거론되는 했으나, 올 시즌 초반 넥센의 선전은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

 

여기에 덩달아 주목을 받았던 것이 바로 원조 메이저리거 김병현의 부활 여부였다. 올 시즌부터 넥센 유니폼을 입은 김병현의 가세는 사실 넥센의 올해 팀 성적 자체보다 더 큰 관심을 모았던 부분이다. 넥센이라는 팀 자체가 그 동안 빅네임 스타가 부족했던 탓도 있지만, 존재 자체만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김병현의 뚜렷한 개성과 스타성은 여느 선수들과는 확실히 다른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때로 지나친 관심과 기대감은 오히려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넥센이 올 시즌 초반 의외의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김병현에 대한 기대치도 덩달아 높아졌다. 김병현까지 가세할 경우 팀 전력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지만, 팀 성적과 상관없이 차근차근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가려던 김병현에게는 자신과 팀에 대한 높아진 기대치가 내심 부담감이 되었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메이저리거 시절의 BK, 2012시즌 현재 넥센의 김병현 사이에는 약 4년의 공백이 있다. 김병현이 가수 싸이는 아니지만, 물리적으로는 군대를 두 번이나 갔다 오고 복학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일본 라쿠텐에서 몸을 만들었다 해도, 2군에서 경기에 나서지도 못하고 훈련만 한 것과 1군에서의 실전감각에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의 프로경험이 전혀 없는 김병현은 한국프로야구는 완전히 낯설고 새로운 무대나 다름없다.

 

넥센도 사실 올 시즌 당장은 김병현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김시진 감독은 시즌 개막 이후 한달 만인 5 8일에야 김병현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렸다. 그것도 당초 예정되었던 것보다는 훨씬 빠른 페이스였다. 여기에는 2군에서만 계속 몸을 만드느니, 부딪치고 깨지더라도 1군에서 실전경험을 통해 자신의 현 주소와 한계를 냉철하게 평가받고 싶다는 김병현 본인의 강력한 의지도 작용했다.

 

혹독한 체험을 하기는 했지만 김병현의 승부욕과 책임감을 꺾을 정도는 아니었다.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으로 잠시 로테이션에 빠지거나 2군행을 고민했던 김병현이지만, 이내 마음을 추스르고 활력을 되찾았다. “다시는 이런 피칭을 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도 드러냈다.

 

김시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당장의 성적보다는 오랜 공백으로 인한 김병현의 몸 상태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재로서 김병현의 컨디션은 정상적이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결론이다. 김시진 감독은 18일 삼성전 이후 철저히 일주일 단위로 김병현의 등판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지난 롯데전에서 보여준 최악의 피칭에도 불구하고, 김병현 부활 프로젝트와 일정에는 어떤 변화도 없다. 김병현은 이번 주에도 정상적으로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여전히 김시진 감독과 넥센 구단은 김병현에 대하여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장석 대표는 김병현이 단순히 팀 전력에 보탬이 되는 투수 1인을 넘어서 넥센을 대표하는 아이콘이자 간판스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김병현의 진가가 빛을 발할 시기는 당장 올해보다는 내년과 그 이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올해 김병현은 만 33세다. 불혹이 되어 한국야구에 돌아온 박찬호와는 달리, 몸 상태만 갖춰지면 아직 3~4년 이상은 충분히 선수로서 활약할 수 있는 나이다. 넥센이 생각하는 리빌딩이 완성되는 시기도 김병현이 완전한 부활하여 국내 무대에 적응하게 되는 때와 무관하지 않다.

 

반면 아무리 의욕이 넘쳐도 세심한 관리와 페이스 조절이 없다면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기도 쉬운 것이 김병현의 현재 상황이다. 적어도 올 시즌 현재까지의 김병현은 철저히 벤치의 관리가 필요한 한국 프로야구 새내기에 불과하다. 김병현의 부활 프로젝트는 장기적인 인내와 여유를 키워드로 삼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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