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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한국프로야구, 꿈의 기록에 도전하라!

by 카이져 김홍석 2012. 3. 27.

야구의 매력 중 하나는 팀간 승패를 가르는 단체 경기와 개인 기록경기로서의 매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야구는 그 어떤 스포츠보다도 다양하고 세분화된 기록으로 이루어진다. 우승팀은 매년 바뀌고 잊혀질 수도 있지만, 선수가 한땀 한땀 공들여 쌓아 올린 위대한 기록은 시간이 흘러 잊혀지지 않는 역사가 되기도 한다.

 

한국프로야구도 어느덧 30년이 넘는 세월을 거치며 수많은 위대한 기록들을 역사로 간직해왔다. 이중에는 앞으로 다시 30년이 흐른다고 할지라도 다시 보기 힘들 것 같은 불멸의 기록들도 있다.

 

4할 타율

 

4할은 모든 타자들이 한번쯤은 상상해보는 꿈의 기록이다. 한국 프로야구 30년 역사에서 4할대 타율은 딱 한번 나왔다. 프로 원년인 1982 MBC의 감독 겸 선수였던 백인천이 타율 0.412(250타수 103안타)를 기록했다. 당시는 페넌트레이스가 80경기였고 백인천은 단 72경기만 출전했다. 이후 누구도 백인천의 대기록에 근접하지 못했다. 1994년 이종범(해태) 0.393를 기록한 것이 그 다음으로 4할에 근접했던 기록이다. 매년 수많은 후배 타격머신들이 제2의 백인천을 꿈꾸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지만, 에베레스트보다 높은 4할 고지는 좀처럼 인간의 도전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0점대 방어율

 

한국프로야구에서는 흔히선동열 방어율로도 통한다. 지금까지 규정이닝을 넘긴 상황에서 한 시즌 0점대 평균자책점은 총 3번 나왔는데, 놀랍게도 그 모든 기록의 주인공은 단 한 사람, 바로 선동열이었다. 국보급 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동열은 86년과 87, 그리고 93년까지 등 총 3번이나 대기록을 수립했다. 93년에는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면서도 규정이닝을 채우고 0.78이란 역대 최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선동열은 1995 0.49까지 기록한 적도 있으나, 규정이닝에 미치지 못해 기록에서 제외된다.

 

50홈런

 

역대 프로야구에서 단일시즌 50홈런 고지는 2명의 선수에 의해 3번 탄생했다. 1999년 이승엽(삼성) 54개의 아치를 그리며 사상 처음으로 벽을 깼다. 4년 후인 2003년에는 이승엽과 심정수(현대)가 치열한 홈런왕 경쟁을 펼치며 나란히 50홈런 고지를 돌파했다. 이승엽은 무려 56개의 홈런을 쏘아 올려 일본 프로야구에서 1964년 왕정치가 세운 기록(55)을 기록을 넘어서며 아시아 홈런왕으로 등극했다. 한국야구에서 당분간 이승엽의 기록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이고 50홈런 고지도 쉽지 않아 보인다.

 

84 도루

 

‘바람의 아들이종범은 1994년 당시 꿈의 4할 타율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에 못지않은 값진 기록들을 대거 양산해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단일 시즌 최다 도루 기록(84)이다. 리그 최고의 호타준족 5툴 플레이어로 명성을 떨친 이종범이었지만, 톱타자로서 그의 진가는 역시 전광석화 같은 주루플레이에 있었다. 어찌나 빨랐는지 포수가 미처 미트에서 공을 빼기도 전에 이미 2루에 안착해 있었다던지, 희생번트 때 2루에서 홈까지 쇄도하고 선행주자를 앞설뻔했다는 등의 전설같은 일화가 지금도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신체적 기량이 절정에 달했던 이종범은 훗날 94년을 회상하며 200안타와 4할 도전 실패보다 ‘100도루를 돌파하지 못했다는 것을 가장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 타격 7관왕과 9경기 연속 홈런

 

거포가 파워에 정교함과 선구안까지 갖추었다면? 너무 불공평한 것 같지만 2010년의 이대호는 이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무결점 타자였다. 뛰어난 파워로 홈런과 타점, 장타율 1위를 거머쥐었을 뿐 아니라 정교한 타격으로 타율, 안타, 득점, 출루율 타이틀까지 휩쓸며 한국야구상 전대미문의 타격 7관왕을 달성했다. 이것만으로도 모자라서 8 4일 두산전부터 14 KIA전까지는 9경기 연속 홈런으로 기네스 기록을 세웠다. 홈런의 대명사로 불리던 이승엽, 심지어 레전드급 거포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도 넘보지 못한 꿈의 기록이었다.

 

▲ 단일시즌 22연승과 30

 

현대야구에서는 한 시즌 20승 투수를 보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한 시즌에만 22경기를 연속으로 승리하는가 하면, 20승 고지를 넘어 30승까지 달성한 괴물 같은 기록의 주인공들이 있다면 믿어지겠는가? 한국프로야구 초창기의 전설이던 박철순(OB)과 장명부(삼미)가 그 주인공들이다. 박철순은 프로 원년 82 4 10일 해태와의 경기부터 9 18일 롯데전까지 한 번도 패하지 않고 22연승을 거두는 대기록을 수립했는데, 한국프로야구사의 각종 빛나는 기록들 중에서도 백인천의 4할과 함께 가장 오래된(그리고 깨지기 힘든) 기록으로 남아 있다. 83년 삼미의 투수 장명부는 무려 30(16)을 거뒀다. 팀 당 100경기를 치르던 시절 홀로 60경기(선발 44경기)에 나서 36경기를 완투하는 기염을 토한 결과다.

 

▲ 한국시리즈 4

 

롯데 자이언츠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던 84년 한국시리즈는 일명최동원 시리즈로 불린다. 롯데는 7차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4 3패로 삼성을 꺾고 우승했는데, 4승을 모두 최동원 한 사람이 기록했다. 6차전만 구원 등판으로 5이닝을 던졌고 1,3,7차전은 모두 완투승이었다. 7차전에서는 어깨를 제대로 들지도 못할 정도로 지친 상태에서 이를 악물로 정신력으로 버텨냈다. 시간이 흘러 그의 선수생명을 단축시킨 혹사라는 그늘이 따라붙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팬들은 그보다 고 최동원의 눈부신 투혼과 승부욕이 빛났던 명장면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현대야구에서는 어쩌면 다시 나오지 말아야 할 기록일지도 모른다.

 

▲ 퍼펙트게임

 

지금까지 언급한 기록 중 유일하게 한국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전인미답의 기록이다. 야구에서 한 투수가 상대 팀에게 주자를 한 명도 허용하지 않고 이긴 시합을 의미하는 퍼펙트게임은 롯데의 이용훈이 2011 9 17 2군 경기(한화전)에서 한 차례 달성한 것이 유일한 기록으로 남아 있다. 1군 경기에서는 1997 5 23일 한화 정민철이 대전 두산전에서 8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으나, 포수의 실책으로 심정수가 낫아웃으로 1루에 출루하면서 기록이 깨지고 말았다. 아무도 밟지 못한 대기록은 올해도 위대한 투수들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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