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스포인트 이야기

초고액 연봉자들의 현재 학점은?(투수편)

by 카이져 김홍석 2012. 6. 8.

프로 선수의 연봉에는 그 동안 자신이 해 온 것에 대한 보상과, 앞으로의 기대치가 모두 담겨있다. 그래서 선수들은 연봉을자존심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자존심을 지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은 더 없이 기쁜 일이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크게 느껴지기 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가 매년 발전하면서 선수들의 연봉도 그만큼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고액 연봉자는 모두 112, 외국인 선수 16명 등을 합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각 팀의 주전급 선수라면 누구나 억대 연봉을 받는 세상이 된 것이다.

 

물론 그 중에서도 특히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있다. 올 시즌 초고액 연봉이라 할 수 있는 3억원 이상을 받는 선수는 모두 32(타자 20, 투수 12). 팬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들이며, 그만큼 부진했을 때의 대가도 혹독하게 치르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과연 이들은 얼마나 좋은 성적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높이고 있을까?

 

지금부터 초고액 연봉자들의 현 시점에서의 학점을 매겨보려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카스포인트(Cass Point)는 다양한 기록들을 모두 모아 하나의 지표로 나타낸다는 점에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 현재 그들의 연봉을 카스포인트로 나누어카스포인트 1점당 연봉을 산출하면, 그 수치가 낮은 선수일수록 연봉 대비 효율이 높은 선수라 말할 수 있다. 그것을 기준으로 현재 그들의 활약상을 평가해보자. 앞선 타자 편에 이어 이번에는 투수 편이다.

 

A 학점 류현진(한화), 윤석민(KIA), 오승환(삼성)

 

역시 류현진(4.3, 1075, 1점당 연봉 40만원)이다. 이 말 외엔 표현할 방법이 없다. 올 시즌 지독한 불운 속에 단 2승에 그치고 있지만, 무시무시한 페이스로 삼진(98-2위와 46개 차이로 1)을 잡아내면서 투수 부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카스포인트를 획득하고 있다. 카스포인트가 승리에 대한 배점(100)이 가장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놀라운 결과. 3억원 이상의 초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 가운데 1점당 연봉이 가장 적은 선수도 다름아닌 류현진이었다.

 

윤석민(3.8, 937, 1점당 41만원) 역시 3승이라는 시즌 승수에 비하면 역시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좋은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삼진 수가 적을 뿐, 투구내용만 따진다면 류현진과 큰 차이가 없다. 올 시즌 작년에 비해 다소 무뎌졌다는 평가를 받는 오승환(3.8, 810, 1점당 47만원)도 마찬가지. 한 이닝 6실점의 여파 때문에 아직까지 비교적 높은 평균자책점(3.94)을 기록 중이지만, 올 시즌 15번의 등판 가운데 실점을 허용한 경기는 딱 2번뿐이었다.(모두 롯데전)

 

B 학점 송승준(롯데), 배영수(삼성)

 

시즌 초반만 해도 상당히 부진했던 송승준(3, 432, 1점당 69만원)이지만,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체 카스포인트 순위에서도 3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다른 저비용 고효율선수들과 비교하면 아직 한참이나 더 분발해야 하지만, 초고액 연봉자들 중에서는 그나마 제 몫을 하고 있는 선수 중 하나다.

 

올 시즌 배영수(4, 503, 1점당 80만원)가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3점대 평균자책점(4 2 3.61)을 기록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던 왕년의 에이스가 올해는 전성기적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아직 연봉에 비하면 조금은 부족한 활약이지만, 삼성의 팬들은 이런 배영수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D 학점 강영식, 이승호(이상 롯데)

 

재미있는 사실은 짠돌이구단으로 소문난 롯데가 3억원 이상의 초고액 연봉 투수를 4명이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12명 가운데 3분의 1이 롯데 소속. 문제는 그 중 제 몫을 하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강영식(3, 170, 1점당 176만원)은 리그에서 가장 비싼 원 포인트 릴리프인데, 그 역할 조차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전천후 좌완으로 활용하기 위해 거액을 주고 데려온 이승호(3.5, 165, 1점당 212만원)는 점점 팀에 적응하고 있지만, 부상으로 출발 자체가 늦었던 터라 아직 연봉값을 하려면 한참 멀었다. 그나마 앞으로는 잘해줄 것이란 기대치가 있는 이승호(평균자책 2.08)는 희망이라도 있지만, 롯데 팬들은 이미 강영식(5.06)에 대한 기대를 접은 상황이다. FA가 됐다고 해서 연봉 3억을 약속하고 붙잡은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는 평가.

 

F 학점 김선우(두산), 정대현(롯데)

 

지난해 16승을 거두며 리그 최정상급 에이스로 활약하던 투수가 이렇게까지 못할 수가 있을까? 김선우(2 1 6.45, 피안타율 .330)의 올 시즌 피칭은 실망 그 자체다. 55천만원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10경기에 선발등판해서 얻은 카스포인트는 고작 2, 1점당 27,500만원의 연봉효율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운이 따라 패전을 1번밖에 당하지 않아 그 정도일뿐, 5패쯤 당했다면 김선우 역시 마이너스 점수를 기록하고 있었을 것이다.

 

롯데 구단과 팬들의 엄청난 기대 속에 FA 계약을 체결했던 정대현(5)은 아직까지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고, 당연히 점수도 0점이다. 부상이 다 완치되고 복귀한다면 좋은 활약이 기대되는 검증된 선수지만, 적어도 현 시점에서의 정대현은 ‘5억원짜리 먹튀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등급 외 송신영(한화), 김병현(넥센), 정재훈(두산)

 

타자들에 비해 투수 쪽에는 유난히 몸값을 못하는 초고액 연봉자들이 많다. 3억원 이상의 많은 연봉을 받고 있으면서도 팀에 보탬이 되기는커녕, 카스포인트에서도 마이너스 점수를 기록 중인 투수가 3명이나 된다.

 

FA 성공신화를 기대했던 송신영(3, -43)은 바티스타와 찰떡궁합(?)을 이루며 한화 팬들의 뒷목을 잡게 만들고 있으며, 5월 말에 복귀하여 고작 4경기에 등판한 정재훈(3.5, -40)도 아직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려면 분발해야 한다.

 

아쉬운 것은 김병현(5, -57)이다. 당장 올해부터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일단 1군에 올라온 이상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프로는 실력으로 보여줘야 하는 세계고, 김병현 스스로도 그것을 잘 알고 있을 터. 지금부터라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한국형 핵잠수함의 명성을 회복하길 기대해 본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 iSportsKorea.com]

 

이 포스팅은 카스포인트 홈페이지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블로거는 독자 여러분의 추천(View On)을 먹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