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스포인트 이야기

각 팀의 셋업맨을 보면 팀 성적을 알 수 있다?

by 카이져 김홍석 2012. 6. 13.

불펜 중심의 야구는 어찌 보면 세계적인 추세라고 할 수 있다. 6선발 체제가 확립된 일본은 좀 사정이 다르지만, 한국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는 점점 불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뛰어난 불펜을 보유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이제는 마무리 뿐 아니라 셋업맨도 팀의 핵심 전력으로 인정받는 형국이다.

 

이미 한국에서는 SK와 삼성 등 불펜이 강한 팀들이 지난 몇 년 동안 우승을 차지하면서 철벽 불펜=우승이라는 일종의 공식이 성립하고 있는 상황. 올 시즌 역시 불펜이 강한 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마무리 투수 이상으로 뛰어난 셋업맨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요즘이다. 각 팀 셋업맨들의 성적을 살펴보면, 팀 순위를 읽을 수 있을 정도다.

 

1 SK – ‘일기당천박희수

 

28경기에 등판해 3승 무패 2세이브 18홀드, 게다가 평균자책점은 0.72! 올 시즌 최고 셋업맨인 박희수의 현재 성적이다. 리그의 모든 불펜 투수 가운데 2번째로 많은 37이닝을 소화하면서 허용한 점수는 단 3. 피안타율도 .184에 불과하며, 당연히 블론 세이브는 없다. 이닝당 1개꼴이 훨씬 넘는 45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박희수는 카스포인트(Cass Point)에서도 1,552점으로 주키치(1,437)를 제치고 투수 부문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이만하면 올 시즌 최고의 셋업맨수준을 넘어 올 시즌 최고의 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카스포인트 투수 부문 순위가 궁금하다면 클릭!)

 

2위 롯데 – ‘좌완이명우 & ‘사이드암김성배

 

롯데가 개막과 동시에 선두권을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최대성이 시즌 초반 아주 좋은 활약을 펼치며 8회를 책임져줬기 때문이다. 이후 최대성은 부진에 빠졌지만, 이젠 이명우와 김성배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들이 7~8회를 안정적으로 지켜준 덕분에 올해의 롯데는 예년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용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김성배는 377, 이명우 348점의 카스포인트를 획득하고 있는데, 이는 마무리를 제외한 전체 구원투수 중 8위와 9위에 해당되는 점수다. 포인트를 얻기가 쉽지 않은 순수 셋업맨 치고는 상당히 준수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좌완 이명우와 사이드암 김성배, 그리고 우완정통파인 마무리 김사율의 특성이 모두 다르다는 점은 롯데 불펜의 강점이다.

 

공동 3 LG – ‘환골탈태유원상

 

12일 경기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무려 120점을 까먹었지만, 지금도 유원상은 770점이란 높은 카스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전체 투수 가운데 15, 셋업맨 중에는 박희수에 이어 2위다. 31경기에 출장해 박희수보다 많은 41이닝을 소화했으며, 2 2 3세이브 11홀드의 매우 뛰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다. 12일 경기에서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4실점했음에도 시즌 평균자책점이 여전히 1점대(1.98)를 유지할 정도로 올 시즌 활약상이 대단하다. 2번의 블론 세이브가 옥에 티긴 하지만, 유원상-봉중근의 필승조는 올 시즌 LG의 자랑이다.

 

공동 3위 넥센 – ‘행운의 사나이이정훈(?)

 

넥센의 고민은 8회를 믿고 맡길만한 셋업맨이 없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김시진 감독은 일부러 마무리 손승락을 8회부터 조기 투입하기도 했었는데, 손승락마저 8회에만 올라가면 두들겨 맞기 일쑤라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현재 넥센의 불펜 요원 가운데 가장 많은 카스포인트를 얻고 있는 선수는 이정훈이다. 이정훈은 6 6일과 9일 두 번의 경기에서 모두 2이닝씩을 피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를 따냈는데, 그 덕에 51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평범한 성적(13경기 3 3홀드 3.45)에 그치고 있는 이정훈이지만, 최근 2경기에서는 팀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줬던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이정훈이 강력한 타선에 수준급 선발진까지 갖춘 넥센의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이 되어줄지도 모를 일이다.

 

5위 삼성 왠지 모르게 아쉬운

 

올 시즌 삼성 불펜진의 블론 세이브는 3(오승환 1, 권오준 2)으로 8개 구단 가운데 최소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작년만큼의 힘이 느껴지지 않고 있다. 안지만(1 4홀드 1.90)과 심창민(1 2 1홀드 2.49)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그래도 조금 아쉽다. 실제로도 안지만의 카스포인트는 257점으로 전체 셋업맨 중 15, 심창민은 212점으로 18위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강력해진 선발진 덕분에 불펜의 힘이 덜 드러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올 시즌 삼성의 불펜 운용이 작년만큼 매끄럽지 못한 것도 분명 사실이다.

 

6위 두산 – ‘알고 보면 셋업맨 체질?’ 홍상삼

 

프록터라는 강력한 마무리 투수를 영입한는 데 성공했지만, 그럼에도 두산의 불펜 고민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8회를 지켜줄 선수가 없었기 때문. 임태훈과 이용찬은 선발로 전향했고, 일본에서 돌아온 이혜천은 이미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 그 와중에 희망이 되고 있는 선수가 바로 선발에서 셋업맨으로 정착한 홍상삼이다. 16경기에서 25이닝 동안 4점만 내주는 깔끔한 피칭으로 승패 없이 6홀드, 평균자책점 1.40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149)도 너무나 훌륭하다. 지금까지는 주로 롱릴리프로 기용되었지만, 이대로 순조롭게 자신의 역할에 적응한다면 홍상삼-프록터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필승라인이 완성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재 437점으로 마무리를 제외한 불펜 투수들 중 6, 승리 기록 없이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것은 그만큼 투구내용이 뛰어나다는 반증이다.

 

7 KIA – ‘신인왕은 내 것!’ 박지훈

 

KIA의 박지훈은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무너지기 직전이었던 KIA의 불펜진을 거의 혼자의 힘으로 일으켜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활약상이 대단했다. 20경기에 등판해 2 1 6홀드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 중이며, 신인답지 않게 제구력도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신인 투수의 WHIP 0.98이라는 점은 선뜻 믿기 어려울 정도. 박지훈은 현재 457점의 카스포인트를 획득해 불펜요원 중 5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팀 공헌도를 따진다면 박희수와 유원상에 이은 No.3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8위 한화 셋업맨? 이 팀엔 그런 거 없다!

 

참고로 셋업맨 시키려고 데려온 연봉 3억원짜리 송신영(1 3 2홀드 2블론 4.58)의 카스포인트는 -43점이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출처 : iSportsKorea]

 

이 포스팅은 카스포인트 홈페이지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블로거는 독자 여러분의 추천(View On)을 먹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