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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포인트 이야기

롯데의 올스타 싹쓸이 논란, 성적으로 평가하면?

by 카이져 김홍석 2012. 7. 11.

올스타전에 출장할 선수들이 모두 결정됐다. 감독 추천 선수가 발표되기에 앞서 팬 투표에 의한 포지션별 베스트10이 먼저 결정됐는데, Eastern League는 사상 최초로 롯데 선수들이 10개 포지션을 싹쓸이 하며 최고 인기구단다운 면모를 과시했고, Western League에서는 KIA LG 3명씩, 한화와 넥센이 2명씩의 올스타 베스트10을 배출했다. 올스타전에서 선발 출장하게 될 20명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Eastern League – 송승준(투), 강민호(포수), 박종윤(1루수), 조성환(2루수), 황재균(3루수), 문규현(유격수), 손아섭(외야수), 전준우(외야수), 김주찬(외야수), 홍성흔(지명타자, 이상 롯데)

 

Western League – 류현진(투수, 한화), 허도환(포수, 넥센), 김태균(1루수, 한화), 안치홍(2루수, KIA), 이범호(3루수, KIA), 강정호(유격수, 넥센), 이병규(외야수, LG), 이용규(외야수, KIA), 이진영(외야수, LG), 박용택(지명타자, LG)

 

매년 올스타 투표가 진행될 때면 끊이지 않고 벌어지는 논란이 있다. 바로 올스타를 선발하는 기준이 인기실력이냐는 것이다. 올스타 베스트10의 경우 팬들의 투표로 선발되는 만큼 어디까지나 인기 높은 선수나 인기 많은 구단에 속한 선수들이 선발될 확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팬들이 투표를 할 때부터 올 시즌 성적을 평가 기준으로 하여 표를 던지는 것이 옳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특히 올해는 롯데가 막강 팬덤(?)을 앞세워 사상 최초로 10개 포지션을 싹쓸이했다. 10구단 창단과 관련해 올스타전이 열릴지조차 의문인 상황이라 논란은 좀 덜한 편이지만(혹은 이미 포기했거나), 예년 같았다면 다른 구단 팬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올 시즌 성적만 가지고 Eastern League(이하 동군)의 올스타 베스트10을 뽑아보면 어떻게 될까? 인기에 의존한 팬들의 투표 결과와 실력과 성적으로 판단한 올스타는 얼마나 일치할지 지금부터 한 번 살펴보자. 성적에 대한 평가는 우선 카스포인트(CassPoint) 점수를 최우선적인 기준으로 한다.

 

선발투수 니퍼트(두산 / 1,633)

 

사실 송승준(357-전체 54)이 올스타 후보였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 일이다. 외국인 선수 차별만 아니었다면 롯데의 후보는 유먼(1,587-6)이 되었어야 했고, 만약 유먼이 팬투표 1위를 차지했다면 이에 대해 의의를 제기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송승준은 카스포인트 순위가 팀 내에서도 8위에 불과할 정도로 성적만 놓고 보면 올스타전 선발과는 안드로메다 은하만큼 거리가 있는 투수다.

 

동군에 속한 투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카스포인트를 획득한 선수는 투수 전체 1위인 박희수(1,753). 부상으로 인한 결장 기간이 길어지고 있음에도 그 순위가 변하지 않았을 정도로 시즌 초중반에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 구원투수를 따로 뽑는다면 고민하지 않고 박희수를 선정할 수 있겠지만, 올스타 베스트10에 뽑힌 투수는 선발로 등판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전체 3위인 니퍼트(9 4 2.86)가 동군의 선발투수로 가장 어울린다 할 수 있다.

 

니퍼트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경기당 평균 7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이닝이터다. 평균자책점은 롯데 유먼(7 3 2.53)이나 같은 팀 이용찬(7 6 2.53)에게 조금 뒤지지만, 팀 공헌도 면에서 좀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포수 강민호(롯데 / 1,165)

 

역대 최다득표의 주인공 강민호는 성적으로 봐도 단연 최고다. 누가 뭐래도 현역 최고의 포수는 강민호다. 현재까지 11홈런 43타점 타율 .282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카스포인트 순위에서도 2위 진갑용(830)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포수 부문 1(전체 9)에 랭크되어 있다. 적어도 강민호가 아닌 다른 포수에게 표를 던진 타 구단 팬들은 송승준에게 표를 던진 롯데 팬들을 욕할 자격이 없다.

 

▲ 1루수 박종윤(롯데 / 1,035)

 

이승엽이 지명타자 후보로 나선 이상, 동군의 올스타 1루수는 성적으로 봐도 박종윤의 것이 맞다. 타율은 .269로 평균을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지만 8홈런 40타점을 기록, 동군의 1루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사실 박종윤이 특별히 잘했다기 보단 나머지 3명의 후보, 채태인(190), 박정권(475), 최준석(280)이 너무 못했다. 만약 류중일 감독이 처음부터 이승엽을 1루수 후보로 올렸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 2루수 정근우(SK / 805)

 

올 시즌 2루수들은 대체적으로 다소 부진한 편인데, 그 와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역시 정근우다. 현재 정근우가 기록 중인 .283의 타율이나 28득점 등은 그의 이름값을 감안했을 때 다소 실망스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고영민(595)이나 조성환(495) 등의 경쟁자들과 비교하면 타격과 수비에서 가장 돋보이는 2루수임은 분명한 사살이다. 서군에는 정근우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둔 2루수가 2(서건창, 안치홍) 더 있다.

 

▲ 3루수 박석민(삼성 / 1,905)

 

삼성의 선두 등극에 큰 공헌을 한 박석민은 지금 순위대로 시즌이 종료된다면 MVP 수상이 가장 유력한 선수다. 현재까지 16홈런 60타점 타율 .312를 기록, 홈런 3, 타점 2, 타율 8위에 올라 있다. 서군 소속의 강정호(2,020)와 박병호(1,920)에 이어 카스포인트 전체 3, 동군 선수 중에는 1위에 올라 있다. 성적대로 베스트10을 뽑았다면 홈런 2(18)인 최정(1,695)이 박석민에게 밀린 것을 아쉬워해야 했을 텐데, 팬투표로 인한 선정 때문에 이들이 3홈런 29타점의 황재균(565)에게 밀렸으니 억울할 만도 하다.

 

유격수 김상수(삼성 / 665)

 

올스타전은 팬들의 축제고, 그런 만큼 팬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선수가 출장 자격을 얻어야 한다는 대전제는 동의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팬 투표에서 적용되는 기준이 선수 본인의 인기가 아니라 구단의 인기에 업혀 간 결과라면 그건 좀 곤란하지 않을까? 48경기에서 .206의 보잘것없는 타율을 기록 중이며 각 팀의 주전 유격수 가운데 수비력도 끝에서 1,2등을 다투는 문규현이 주전 선수로 뽑혔다는 것은 올스타라는 이름을 싸구려로 만들 위험이 있다. 문규현의 카스포인트는 -75, 순위를 매기기도 민망할 수준이다.

 

삼성의 김상수는 올 시즌 수비에서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타율은 .252로 평범하지만 17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등 팀 공격에서 적잖은 도움을 주고 있다. 올 시즌 동군 소속의 유격수들이 서군 소속의 강정호, 김선빈, 오지환 등에 비하면 조금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미 리그 최고의 수비형 유격수로 이미 자리매김한 김상수라면 충분한 자격이 있다.

 

외야수 김주찬(롯데 / 1,070), 김현수(두산 / 920), 손아섭(롯데 / 840)

 

올해는 외야수보다 내야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특이한 시즌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와중에 롯데의 외야수들은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팀의 2위 등극을 이끌었다. 김주찬은 동군 외야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카스포인트를 획득했고, 손아섭도 3위 안에 포함됐다. 참고로 동군의 카스포인트 외야수 부문 4위는 팬 투표에 의해 올스타로 선발된 전준우(775). 김현수는 팬 투표 4위였다.

 

‘FA로이드를 맞은 김주찬은 .311의 타율과 .458의 준수한 장타율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마찬가지로 3할 타율(.309)을 기록 중인 손아섭은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수비에서도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다. 김현수는 올 시즌 다소 부진(?)하다는 소리를 듣고 있지만, 고질적인 손가락 부상으로 스윙에 힘을 100% 싣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313의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지명타자 이승엽(삼성 / 1,870)

 

9년 만에 돌아온 이승엽은 자신의 클래스가 여전하다는 것을 실력으로 입증하고 있다. 현재까지 15홈런 54타점 타율 .330을 기록, 전체 야수들 가운데 4번째로 높은 카스포인트를 획득하고 있다. 타율 4, 홈런 5, 타점 3, 득점(51) 2, 최다안타(93) 1, 출루율(.397) 9, 장타율(.564) 4위 등 타격 7개 부문에서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석민과의 경쟁에서만 승리한다면, 자신의 6번째 MVP 수상도 노려볼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팬투표로 선정된 홍성흔(1,045)이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홍성흔은 순수한 지명타자고, 현재까지 6홈런 40타점 타율 .312의 좋은 성적으로 타자들 가운데 13번째로 높은 카스포인트를 획득하고 있다. 동군 선수들 중에는 6, 부상으로 인해 적지 않은 경기를 결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주 좋은 성적이다. 애당초 류중일 감독이 1루수로의 출장이 훨씬 많은 이승엽을 지명타자 후보로 올렸다는 것 자체가 실수였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iSport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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