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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포인트 이야기

장마철엔 원투펀치와 불펜이 강한 팀이 유리하다!

by 카이져 김홍석 2012. 7. 13.

지난 12()에는 모처럼 4경기가 모두 열렸다. 10일과 11일에는 2경기씩 밖에 열리지 않았고, 13일에도 전국적인 비가 예보되고 있어 몇 경기나 열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두산과 한화만 주중 3연전 3경기를 모두 치렀고, KIA와 롯데는 1경기, 나머지 4팀은 2경기씩 소화했다.

 

예전부터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장마철에 순위가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계속해서 내리는 비로 인해 우천순연이 잦아지다 보면 불펜이 강하고 뛰어난 원투펀치를 보유한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그 팀들이 승리를 쌓아가면서 다른 팀과의 승차를 점점 벌려갔기 때문이다. 지금의 삼성이 대표적이다.

 

삼성은 장원삼(10 3 3.23)과 탈보트(9 1 3.35)라는 강력한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불펜 역시 끝판왕오승환을 중심으로 막강 필승조를 형성하고 있다. 물론 삼성의 경우 굳이 원투펀치를 가동하지 않아도 배영수(7 4 3.48)와 고든(5 3 3.81) 3~4선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차우찬(3 5 6.52)이 되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윤성환(3 4 3.20)도 곧 복귀할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의 진짜 힘은 불펜에서 발휘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삼성은 최근 예정되어 있던 11경기 가운데 4경기가 취소됐다. 그리고 남은 7경기 가운데 6경기를 이겼다. 이 기간 동안 삼성의 선발진이 책임진 이닝을 37이닝으로 경기당 평균 5이닝을 겨우 넘기는 정도였다. 그럼에도 삼성이 안정적으로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비로 인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불펜 필승조를 거의 매 경기마다 가동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 외에 확실한 필승조를 구축한 팀으로는 이명우-이승호-김성배-김사율이 버틴 롯데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셋업맨(8)-마무리(9) 조합만 보면 두산의 홍상삼-프록터, 그리고 LG의 유원상-봉중근 콤비가 롯데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 LG는 원투펀치가 약해 승리조를 100%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롯데는 유먼(7 3 2.53)과 이용훈(7 3 2.67)이라는 실질적인 원투펀치가 앞으로도 제 몫을 해줄 것으로 보이며, 두산은 니퍼트(9 4 2.86)와 이용찬(7 6 2.53)이라는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를 보유한 팀이다. 하지만 LG는 주키치(9 2 2.24)를 보좌해줄 수준급 2선발의 부재가 하위권 탈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화의 경우 김혁민(5 4 3.57)이 류현진(3 4 2.81)의 뒤를 받쳐줄 든든한 재목을 성장했으나, 그들의 승리를 지켜줄 수 있는 필승조라는 것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김광현(4 1 1.29)과 송은범(3 3.41)이라는 정상급 국내파 좌-우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들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SK도 상황이 나쁘긴 마찬가지. 게다가 박희수의 이탈 이후 불펜까지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다.

 

KIA의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 새로 영입한 소사(4 4 4.35)가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기존의 윤석민(5 3 3.01)-서재응(4 3 3.16)과 더불어 선발진을 한층 강화시켜 줄 것으로 보이지만, 불펜의 힘은 사실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이 팀에는 불펜 운용의 귀재선동열 감독이 있다. 없는 재료를 모아서 최상의 요리를 만들고 있는 선동열 감독 덕분에 KIA 역시 장마철에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이번 장마철을 통해 1위 굳히기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나이트(8 2 2.14)와 밴헤켄(7 2 3.55)이라는 걸출한 두 외국인 원투펀치와 손승락이라는 수준급 마무리 투수를 보유한 넥센을 포함해 롯데, 두산, KIA 4팀이 4강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SK, LG, 한화는 특별한 반전 포인트를 마련하지 못하면 7월이 끝나기 전에 4강권에서 완전히 멀어질 가능성도 있다.

 

비로 인한 몇 번의 연기 덕분인지 13() 경기에서는 각 팀의 에이스급 투수들이 대거 출격하는 진기한 장면을 볼 수 있게 됐다. 잠실에서는 카스포인트(CassPoint) 투수 부문 전체 2위이자 선발투수 1위인 LG 주키치(1,707)가 넥센 김영민(662-투수 부문 27)과 격돌하고, 문학에서는 두산 니퍼트(1,633-4)가 출격해 SK 박정배를 상대한다. 대구에서는 삼성 배영수(928-18) KIA 윤석민(1,222)이 팽팽한 선발 맞대결을 예고하고 있으며, 사직에서도 유먼(1,587-6) 대 박찬호(370-53)라는 흥미로운 매치업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비로 인해 13일 경기는 모두 우천순연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14일에는 더욱 흥미로운 선발 매치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넥센의 경우 14일에는 평균자책점 1위인 나이트(1,512-7)의 출격이 가능해진다. 올 시즌 나이트를 6일 로테이션으로 등판시켜 온 김시진 감독의 특성상 현재 평균자책점 1,2위에 올라 있는 주키치 vs 나이트의 대박 매치업이 성사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삼성 역시 14일에는 탈보트(1,195-14)의 출격이 가능해진다. 배영수가 최근 4번의 등판 중 3경기에서 5실점씩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발 교체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 역시 시합이 하루 미뤄지면 선발을 윤희상(4 7 4.03, 427-44)으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윤희상의 최근 페이스를 감안하면 니퍼트와의 맞대결에서도 쉽게 밀리진 않을 것이다.

 

가장 기대가 되는 경기는 사직이다. 경기가 하루 연기되면 한화는 괴물류현진(1,325-9)을 내세울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국내파와 해와파 최고의 좌완 에이스끼리 맞붙는 최고의 흥행카드가 성사될 전망이다. 부산의 경우는 13일 경기가 그대로 치러질 가능성도 큰데, 그때는 이용훈(1,182-15)이 류현진의 스파링 파트너로 대기하고 있다.

 

어쩌면 14일은 각 팀의 최고 투수들이 총출동하는 ‘Ace Day’가 될 지도 모른다. 이처럼 장마철엔 에이스급 투수들의 맞대결이 잦아진다는 특징도 있다. 그리고 이 에이스 간 맞대결에서 더 많이 이기는 팀이야말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iSport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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