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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포인트 이야기

카스포인트로 살펴본 MLB 최고 선발투수는?

by 카이져 김홍석 2012. 8. 3.

카스포인트(Cass Point)는 각 기록 항목에 대한 배점을 매겨, 그에 대한 총점으로 선수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 투구이닝 등 여러 가지 기록이 각각 다를 경우 해당 선수의 성적 가치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카스포인트를 활용하면 좀 더 쉽게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카스포인트가 만능은 아니다. 아직 야수들의 포지션이나 투수들의 보직에 따른 차이를 명확하게 나타내줄 수 있을 정도의 세밀함은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첫 단계였던 작년에 비하면 다소 보완이 된 상태고, 특히 같은 포지션이나 동일한 보직일 경우는 카스포인트 하나로 선수의 가치를 평가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 뛰고 있는 모든 투수들 중 카스포인트 1위는 삼성의 수호신 오승환(2,105)이다. 그 뒤를 이어 롯데의 외국인 투수 유먼(1,962)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먼이 모든 선발투수들 가운데 1위인 셈이다. 유먼은 투구이닝, 탈삼진, 피안타, 4사구 등 카스포인트의 주요 항목이 되는 대다수의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얻어 최고의 선발투수로 인정받고 있다. 유먼의 뒤로는 장원삼(1,885), 니퍼트(1,678), 주키치(1,667), 나이트(1,663) 등이 따르고 있다.

 

메이저리그에는 좀 더 세분화된 각종 세이버매트릭스 항목들이 선발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주요 잣대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카스포인트 역시 동일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카스포인트를 적용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올해의 메이저리그는 20년 만에 가장 극심한 투고타저시즌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투수들의 성적이 그 어느 때보다 좋은 편이다. 다승 페이스는 예년과 다를 바가 없지만, 평균자책점이나 투구이닝, 탈삼진 등에서는 탁월한 기록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상당수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는 한 명도 없는 2,000점 이상의 카스포인트를 기록 중인 선발투수가 무려 17명이나 된다.

 

현재 우리나라 선발투수들은 18~20경기를 등판했고, 메이저리그는 20~22경기 정도를 등판한 상황이다. 2경기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인데,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들의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 한국의 최고 에이스들이 리그를 압도하는 정도에 비해 MLB의 특급 에이스들이 리그를 지배하는 정도가 훨씬 높은 레벨이란 뜻이다.

 

위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2,000점 이상의 높은 카스포인트를 기록 중인 투수 17명의 올 시즌 성적과 현재 카스포인트를 나타낸 것이다. 참고로, 여기에서는 어디까지나 선발투수로서의 능력만 평가하기 위해 구원등판 기록은 모두 제외했음을 밝힌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카스포인트를 획득한 선발투수는 다승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뉴욕 메츠의 너클볼러 R.A. 디키다. 올 시즌 놀라운 피칭을 연이어 보여주며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디키는 현재까지 21경기에 선발등판해 14 2패 평균자책점 2.72의 아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145이닝 동안 147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압도적인 투구내용을 바탕으로 유일하게 3,000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참고로 디키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82고 카스포인트는 3,131점이다. 구원등판한 경기에서 1이닝 2실점으로 점수를 까먹었기 때문.)

 

그 다음으로는 또 다른 다승 선두 데이빗 프라이스(탬파베이 레이스)가 뛰어난 투구내용을 바탕으로 아메리칸리그(AL)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 중이며, 지난해 AL 사이영상-MVP를 석권했던 저스틴 벌렌더(디트로이트 타이거즈)도 최다 완투를 바탕으로 3위에 올라 있다. AL 평균자책점과 다승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제러드 위버(LA 에인절스)는 부상으로 몇 경기에 결장하는 바람에 4위에 그치고 있지만, 경기당 평균점수(146)는 디키(151) 다음으로 높다.

 

올 시즌 최고의 선발진을 자랑하는 워싱턴 내셔널스는 지오 곤잘레스(6)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8)를 나란히 톱10에 올려놓고 있는데, 정작 가장 투구내용이 좋은 에이스 조던 짐머맨(8 6 2.28)은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아 1,763점을 얻는데 그쳐 위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워싱턴 외에 크리스 세일과 제이크 피비를 보유한 시카고 화이트삭스, 멧 케인과 매디슨 범가너를 보유한 샌프란시스코 역시 막강 원투펀치를 보유한 팀이라 할 수 있겠다. LA 에인절스 역시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밀워키로부터 잭 그라인키를 영입해 2명의 특급 에이스를 보유한 팀이 됐다.

 

10위에 올라 있는 랜스 린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의 신인투수다. 이미 지난해 데뷔해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한 팔 거든 경력이 있지만, 올 시즌에도 여전히 신인 자격을 유지하고 있어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다.

 

, 현재 양대리그 통합 평규자책점 1위인 샌프란시스코 소속의 라이언 보겔송(평균자책 2.22) 1,762점에 그쳐 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보겔송은 뛰어난 투구내용에도 불구하고 승운이 따르지 않아 현재 8(5)에 머물고 있으며, 탈삼진도 95개로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카스포인트의 현재의 배점으로는 아무리 좋은 피칭을 해도 다승이나 탈삼진에서 탁월한 결과를 나타내지 못하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양대리그 통합 평균자책점 1~2위에 올라 있는 보겔송과 짐머맨이 최상위 랭킹에서 탈락했다는 것을 카스포인트의 약점을 보여준다. 국내 프로야구의 경우도 나이트가 가장 꾸준히 좋은 피칭을 보여주고 있지만, 정작 순위는 선발투수 중 5위에 불과하다. 삼진이 적기 때문.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카스포인트가 안고 있는 숙제이며, 그걸 해결한다면 지금보다 한층 공신력 있는 지표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iSportsKorea]

 

이 포스팅은 카스포인트 홈페이지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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