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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불안한 1위’ 삼성, 17일 경기를 꼭 이겨야 하는 이유

by 카이져 김홍석 2012. 8. 17.

1위 삼성과 2위 두산이 잠실에서 운명의 3연전을 갖는다. 현재 양 팀의 승차는 2.5게임. 만약 두산이 3경기를 모두 쓸어 담는다면 1위가 바뀔 수도 있다.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삼성의 독주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또 한번 깨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 양팀의 상대전적은 두산이 11 3패의 절대적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2번의 3연전 스윕을 비롯해 시즌 내내 삼성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14경기에서 두산이 71점을 뽑는 동안 삼성이 얻은 점수는 고작 45, 투수력과 타력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이지만 유독 두산만 만나면 투-타 모두 난조에 빠지기 일쑤였다.

 

18~19일에는 삼성 킬러니퍼트-이용찬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두산이 삼성과의 상대전적에서 앞서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니퍼트와 이용찬이라는 든든한 원투펀치의 존재 덕분이다. 삼성전에 4번씩 등판한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며 삼성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니퍼트는 삼성을 상대로 한 4경기에서 27이닝 동안 4실점, 평균자책점 1.33을 기록하며 4승을 거뒀다. 안타를 13개밖에 맞지 않아 피안타율이 .146에 불과할 정도로 압도적인 피칭이었다. 이용찬은 그 이상이다. 4경기에서 27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점밖에 허용하지 않아 삼성전 평균자책점이 0.33이다. 피안타율도 .170으로 매우 좋다. 이들이 8승을 합작해준 덕에 두산이 삼성을 상대로 압도적 우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셈이다. 이들이 나서지 않은 6경기에서는 3 3패로 팽팽했다.

 

삼성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리 없다. 아직 순위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순위만 놓고 봤을 때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은 바로 이들 두 팀이다. 하지만 상대전적에서 이렇게 밀려서야 삼성이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다 하더라도 두산을 만나게 되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번 3연전에서도 니퍼트와 이용찬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아예 등판 간격을 한번씩 건너 뛰면서까지 이번 삼성과의 3연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비까지 내려 두산을 도와준 셈이 됐다. 토요일인 18일에는 니퍼트, 19일에는 이용찬이 선발로 출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 선발로 누가 나선다 하더라도 저 두 명과의 맞대결은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 따라서 이번 3연전의 시작인 17일 경기에서 패한다면, 19일 경기가 끝난 후에는 1~2위의 순위가 바뀌게 될 수도 있다. 삼성이 어떻게든 17일 경기를 잡아야 하는 이유다.

 

17일 경기 삼성 선발은 브라이언 고든, 두산은 김선우를 내세운다. 김선우는 지난 7 31일 경기에서 7이닝 1실점의 호투로 팀 승리의 발판을 놓은 주인공이고, 바로 그 경기에서 끝내 패한 삼성은 이후 니퍼트-이용찬에게 연달아 무너지며 스윕을 당했었다. 이번에도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은 동일한 상황.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삼성이 불리한 것은 아니다. 올 시즌 김선우는 삼성을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올 시즌 두산이 삼성에게 당한 3패 중 2번이 김선우의 등판 경기였다. 김선우는 올 시즌 삼성을 3번 만났고, 2경기에서는 합계 9이닝 12실점(11자책)으로 난타당했었다. 가장 최근인 7 31일 경기에서는 잘 던졌지만, 당시는 대구 원정이었다.

 

김선우는 올 시즌 홈경기와 원정경기의 성적이 극과 극으로 나뉘는 편이다. 원정에서 등판한 11경기에서는 2.76의 매우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지만, 홈에서 등판한 10경기에서는 52이닝 동안 52실점(47자책)하며 평균자책점이 무려 8.13이나 된다. 원정에서는 .244밖에 되지 않는 피안타율이 홈에서는 .361로 치솟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도 아니고 각각 10경기 이상 등판한 상황에서 홈과 원정의 성적이 이 정도로 갈린다는 것은 김선우가 잠실구장에서 어떤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설명밖에 되지 않는다. 김선우는 이번에 잠실구장에서 삼성을 상대해야 하고, 삼성이 17일 경기에서 파고들 수 있는 여지도 바로 부분이다.

 

삼성은 16일 경기가 비로 연기되는 바람에 선수단이 하루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불펜도 에너지가 모두 충전된 상태. 류중일 감독도 이번 3연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17일 경기부터 총력전에 임하겠다는 각오다.

 

만약 김선우를 상대하는 17일 경기에서도 패한다면, 그때는 삼성에 진짜 위기가 찾아왔음을 모두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올 시즌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운명의 3연전이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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