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바지가 되면 각 팀 성적뿐 아니라 개인 기록 및 수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올해의 경우 시즌 MVP를 비롯해 각종 개인 수상 여부도 혼전 양상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인왕은 거의 확정적이라는 평가다. 넥센 히어로즈의 2루수 서건창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의 신인왕 후보들 가운데 가장 독보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또 하나 관심이 가는 건 서건창의 골든글러브 수상 여부다. 신인왕이 골든글러브까지 동시에 손에 넣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프로야구 30년 역사 속에서도 단 7명만이 이러한 업적을 달성했다.
1983년 박종훈(OB, 외야수)이 처음으로 신인왕과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수상했고, 이후 85년 이순철(해태, 3루수), 90년 김동수(LG, 포수), 92년 염종석(롯데, 투수), 96년 박재홍(현대, 외야수), 97년 이병규(LG, 외야수), 그리고 마지막으로 2006년의 류현진(한화, 투수)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만약 서건창이 올해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다면 8번째 주인공이 되는 셈이다.
서건창은 카스포인트 랭킹에서도 1,250점으로 2루수 부문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2위는 1,215점의 안치홍(KIA), 3위는 1,075점의 정근우(SK)다. 카스포인트가 공신력 있는 지표는 아니지만, 나름의 체계적인 계산법을 지닌 랭킹에서 1위에 올라 있다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107경기에 출장한 서건창은 361타수 100안타로 .277의 타율, 37타점 57득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은 없지만 3루타를 8개(리그 1위)나 때려냈고, 34번 시도해서 27번 성공시킨 도루(3위)가 경쟁자들과의 비교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다.
유력한 경쟁자인 안치홍은 2루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293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117개의 안타는 2루수 중 1위, 홈런은 3개에 불과하지만 25개의 2루타와 2개의 3루타를 더한 총 33개의 장타 역시 2루수 최고 기록이다. 47타점-48득점의 성적도 서건창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정근우는 올해 데뷔 시즌 이후 가장 부진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매해 3할 타율을 기록해왔던 정근우의 올 시즌 타율은 .263으로 명성에 미치지 못하며, 45득점과 18도루 등의 수치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러나 홈런은 8개를 때려내 개인 최다 기록(9개)을 넘보고 있으며, 43개의 타점도 적은 편이 아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서건창이 다른 두 경쟁자와의 비교에서 밀리는 부분이 없다. 서건창은 타율보다 훨씬 높은 득점권 타율(.313)을 기록 중이며, 병살타도 2개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또 하나 돋보이는 것은 결승타가 7개나 된다는 것. 거기에 7개의 실책까지도 나머지 2명(실책 9개)에 비해 앞서 있다.
문제는 서건창이 후반기 들어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김시진 감독은 서건창이 좋은 활약을 펼치자 1번 타자로 기용하기 시작했는데, 부담이 컸던 탓인지 이후 부진에 빠지고 말았다. 전반기까지 .299의 좋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던 서건창은 후반기 들어 .227의 아쉬운 타율을 기록 중이다. 그 결과 1번에서 2번으로 타순도 밀렸다.
정근우는 2번이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선수고, 안치홍 역시 지난해 수상의 영광을 안은 바 있다. 역대 골든글러브 수상에는 ‘이름값’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고, 소속 팀의 성적도 무관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든 상황에서 ‘신인’ 서건창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 위해선 지금보다는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둘 필요가 있다. 넥센의 남은 경기는 23경기, 시간은 충분하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iSport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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