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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두산-롯데의 사연 많은 준PO,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by 카이져 김홍석 2012. 10. 8.

야구팬들이 그토록 바라고 기다리던 포스트시즌이 개막을 앞두고 있다. 그 첫 번째인 준플레이오프(이하 준PO)에서는 3위 두산과 4위 롯데가 맞붙게 된다. 2009년과 2010년에 이어 최근 4년 간 준PO에서만 3번째 만나는 두 팀의 대결, 당연히 사연이 많을 수밖에 없다. 과연 이번의 승자는 누가 될까?

 

2009년과 2010년의 승자는 모두 두산이었다. 2009년에는 1차전을 내주고도 2~4차전을 모두 잡아내며 사상 처음으로 준PO 1차전을 패한 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이 됐고, 2010년에는 안방에서 1~2차전을 모두 내줬음에도 남은 3~5차전을 모조리 쓸어 담는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따라서 두산 팬들은 이번에도!’를 외치고 있고, 롯데 팬들은 이번에야말로!’라는 단어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유먼-박종윤 돌아온 롯데 vs 손시헌-정수빈 빠진 두산

 

롯데는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에이스유먼과 1루수 박종윤이 부상에서 돌아왔다. 올 시즌 최고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유먼은 롯데가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필승 카드라는 점에서 그의 합류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박종윤 역시 선발 라인업에서 손아섭과 더불어 두 명뿐인 좌타자라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두산이 이번 준PO 엔트리에 포함된 11명의 투수 가운데 무려 10명을 오른손 투수로 채웠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반면 두산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중요한 전력을 두 명이나 잃고 말았다. ‘수비의 중추인 유격수 손시헌과 재간둥이정수빈이 부상을 당해 끝내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두산이 지난 2번의 준PO에서 롯데에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 바로 수비력발야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시헌과 정수빈의 이탈은 적잖은 타격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오랜 세월 팀의 기둥 역할을 해온 김동주는 아예 엔트리에 이름도 올리지 못했고, 고영민의 이름도 찾을 수 없다. 이종욱마저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아 정상가동 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 결국 두산은 한층 약해진 전력으로 롯데와 맞서 싸워야 한다. 롯데는 시즌 막판 극심한 타력 부진으로 끝없는 추락을 경험했는데, 박종윤의 복귀와 두산의 줄부상으로 인해 타력에서 밀리지 않게 됐다.

 

▲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1차전의 중요성

 

역대 준PO에서 1차전을 이기고도 PO 진출에 실패한 팀은 2009년과 2010년의 롯데가 유일하다. 예외에 해당하는 팀과 그 예외를 만들어낸 팀의 재대결인 셈.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서 1차전 승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번 준PO 1차전 선발로 두산은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예고했고, 롯데는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닌 유먼을 대신해 송승준을 내세웠다. 니퍼트는 리그 최고 수준의 이닝이터 중 한 명으로 꾸준히 압도적인 피칭을 보여주는 투수, 송승준은 8~9월 두 달 동안 엄청난 피칭을 보여주면서 양승호 감독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두 투수 모두 올 시즌 홈과 원정의 성적 편차가 큰 편이었다. 니퍼트는 원정에서는 아주 좋은 성적(8 2패 평균자책 2.84)을 거뒀지만, 정작 홈에서는 부진(3 8 3.65)한 편이었다. 반대로 송승준은 사직구장(5 6 2.83)에서는 강했지만, 원정경기(2 5 4.06)에서는 약점을 보였다. 두 투수 중 누가 평소의 징크스에서 벗어나 좋은 피칭을 보여주느냐가 1차전 승부의 최대 분수령일 것으로 보인다.

 

두산, 이번에도 깜짝 스타나올까?

 

2009년과 2010년 준PO에서 위기에 빠진 두산을 구한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스타였다. 2009년 준PO 당시 김경문 전 두산 감독은 1차전을 내준 후 2차전 선발로 금민철을 예고했고, 이는 쉽게 예상하지 못한 기용이었다. 일부 두산 팬들은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에 대해 강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금민철의 정규시즌 롯데전 상대 방어율이 두 자릿수였기 때문. 하지만 바로 그 금민철이 6이닝 무실점 호투로 롯데 타선을 완벽히 제압한 덕에 2차전에서 압승을 거뒀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두산은 내리 3연승을 거두고 PO로 올라갔다.

 

2010년의 두산은 안방에서 치른 1~2차전을 모두 내주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그리고 맞이한 사직에서의 3차전, 접전으로 진행된 이 경기의 MVP는 중간계투로 나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외국인 투수 왈론드였다. 정규시즌 내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인해 퇴출설이 끊이지 않았던 미운 오리 새끼왈론드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멋들어진 피칭으로 팀을 구했었다.

 

이처럼 두산은 2번 모두 예상치 못한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지며 지난 2번의 준PO에서 모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과연 이번에도 깜짝 스타가 탄생할까? 부상 선수들이 많은 두산으로선 더더욱 평소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는 선수가 나와야만 한다. 공교롭게도 금민철과 왈론드는 모두 왼손투수였는데, 이번 준PO 엔트리에 포함된 두산 투수들 가운데 좌완투수는 김창훈 한 명뿐이다.

 

롯데, 지긋지긋한 포스트시즌 징크스 떨쳐낼까?

 

1999년 한화와의 한국시리즈를 시작으로 롯데는 지난 13년 동안 치른 마지막 6번의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단 한 번도 최종 승자가 되지 못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쉬웠던 시리즈가 2연승 후 내리 3연패하며 탈락한 2010년의 준PO. 이번 상대는 그 치욕을 안겨준 두산. 과연 이번에는 13년 만에 포스트시즌의 승리자가 될 수 있을까?

 

강력한 불펜을 앞세워 승승장구하던 9월 초까지만 해도 올해는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규시즌 종료 한 달을 남겨두고 보여준 롯데의 경기력은 또 다시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타자들의 극심한 부진이 불펜에 과도한 부담을 안겨주며 연쇄적으로 붕괴하고 만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롯데 팬들은 또 다시 기대보다는 불안함 속에 이번 준PO를 맞이하게 됐다.

 

지난 4년간 포스트시즌 무대를 경험하면서 롯데 선수들은 한층 성숙해졌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터져 나오는 수비실책이 번번히 발목을 잡았고, 방망이는 기대를 배신하기 일쑤였다. 과연 부산 갈매기의 가을의 꿈이 올해는 이뤄질 수 있을까?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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