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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절치부심’ 미국 대표팀, 이번에는 일본 꺾고 우승할까?

by 카이져 김홍석 2013. 2. 13.

메이저리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최상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무대다.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보여주는 플레이는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활약하는 스타급 선수들의 최종 목표가 메이저리그 진출일 만큼 그 이름이 가지는 무게는 만만치 않다.

 

하지만 선수단 전원이 메이저리그 올스타급 선수로 구성된 미국 대표팀이 지난 두 번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보여준 결과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2006년 제1회 대회와 2009년 제2회 대회 모두 미국 대표팀은 우승후보 1순위로 꼽혔지만, 정작 두 번 모두 결승에도 올라가지 못하고 중간에 주저앉고 말았다.

 

대회를 주관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미국 대표팀의 정상급 메이저리거들이 월등한 기량을 선보이며 메이저리그의 세계화에 앞장서길 바랐다. 하지만 두 대회 모두 정상에 올라 우승컵을 들어올린 나라는 일본이었고, 2회 연속 4강에 진출한 우리나라와 더불어 아시아 야구의 우수성만 증명할 꼴이 되고 말았다.

 

MLB 올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다지만, 지금까지 미국 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력은 실망스럽기만 했다. 개개인의 기량은 뛰어날지 몰라도 미국 대표팀은 앞선 두 번의 대회에서 모두 조직력에서 허술함을 드러냈다. 어중간한 거포만 잔뜩 모아 놓은 타선은 짜임새가 부족했고, 수비 조직력 또한 엉성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뛰는 모습에서 꼭 이기고자 하는 의지 같은 것을 찾아볼 수 없었다.

 

상대적으로 일본은 WBC에 많은 준비와 노력을 기울였다. 최정상의 대표팀을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렇게 선발된 선수들은 국가대표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똘똘 뭉쳤다. 이기기 위해 이를 악물고 뛰는 일본 대표팀은 우리나라 대표팀과 더불어 WBC에서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두 대회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선수들의 면면만 놓고 보면 이번에도 미국 대표팀은 강력하다. 실제 미국의 스포츠 배팅업체에서도 미국과 도미니카의 우승 확률을 3.5 1로 가장 높게 평가했다. 디팬딩 챔피언인 일본의 우승확률은 4 1 3위였다. 이전 두 대회의 결과와 무관하게 메이저리그 선수들에 대한 평가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일 강할 것 같은 미국과 실제로 두 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일본은 지난 두 번의 WBC에서 딱 두 차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1회 대회 2라운드에서 양국이 처음 만났을 때는 미국이 4-3 한 점 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일본은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에도 1-2로 패했지만, 미국이 멕시코에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운 좋게 4강에 진출, 준결승에서 다시 만난 한국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09년에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편파적인 조편성으로 인해 미국과 일본은 예선 1~2라운드에서는 전혀 만나지 않았다. 양국은 준결승에서 만나 두 번째 맞대결을 펼쳤고, 이번에는 일본이 투-타에 걸친 우위를 드러내며 9-4로 비교적 손쉽게 승리하며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일본은 1~2 WBC에서 통산 12 5패의 성적으로 2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5패 중 4패는 우리나라에게 당했고, 그 외에는 미국만이 일본을 꺾은 바 있다. 무엇보다 4번의 준결승과 결승에서 모두 승리했다는 것이 일본 대표팀의 장점이고 자랑거리다.(참고로 WBC 역대 승률 1위는 12 4패의 우리나라다. 일본과의 상대전적은 4 4.)

 

미국은 두 대회에서 7 7패의 통산성적을 기록 중이다. 선수들의 이름값과 기대치를 감안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는 성적. 1회 대회 때는 예선 2라운드에서 탈락했고, 2회 대회 때는 준결승에서 일본에 큰 점수 차로 패해 체면을 구겼다.

 

이미 자존심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미국은 3번째 대회를 앞두고는 많은 준비를 했다. 명장 조 토레 감독을 일찌감치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고, 선수 선발에도 신경을 썼다. 하지만 이번 역시 정상급 선수들의 사퇴 행진은 계속됐고, 참가를 결심한 선수들도 실제 경기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낼지는 의문이다.

 

이번에도 일본과 미국은 예선에서 만나지 않는다. 1라운드 B조에 편성된 일본은 2라운드에 진출하면 1조에 들어가고, 1라운드 D조에 편성된 미국은 2라운드 진출에 성공하면 2조가 된다. 최소 준결승이나 결승이 되야 두 나라의 자존심을 건 또 한 번의 승부를 볼 수 있게 되는 셈.

 

미국이 우승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은 반드시 꺾어야만 하는 숙적이다. 과연 두 나라 대표팀 중 어디가 더 강할까? 확실한 것은 미국 대표팀의 투수운용이나 수비 조직력이 전과 다를 바 없다면, 이번에도 들러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2009년 WBC 당시 모습, MLB.com 캡쳐]

 

☞ 이 글은 <데일리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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