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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토레이 퍼펙트 플레이어 인터뷰

[인터뷰] ‘캡틴’ 이호준의 데뷔 20주년, 1500경기 출장, 그리고 NC 주장

by 카이져 김홍석 2013. 5. 1.

[4월 넷째 주 게토레이 퍼펙트 히터 주간 MVP]

 

최근 9연패를 당하고 있는 신생팀의 주장이 느끼는 부담감과 책임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4 30일 오후, 마산구장에는 NC 선수들이 LG와의 경기를 준비하며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목소리로 후배들을 독려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NC 다이노스의 주장이자 4번 타자 이호준(37)이었다.

 

이호준이 4월 넷째 주 게토레이 퍼펙트 히터주간 MVP로 선정됐다. 한국펩시콜라㈜와 SBS ESPN,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함께하는 게토레이 퍼펙트 히터는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퍼펙트 타자를 찾기 위해 매주 누타수+타점+결승타를 기준으로 수상자를 가린다.

 

지난 한 주 동안 2개의 홈런포를 터뜨리며 7타점 17루타를 기록한 이호준은 총 24점의 퍼펙트 스코어를 획득, 19포인트의 양의지(26, 두산베어스)를 따돌리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NC의 훈련이 끝난 후, 역대 29번째 1,500경기 출장을 앞두고 있는 이호준을 만났다.

 

Q) 만나서 반갑다. ‘게토레이 퍼펙트 히터에 대해서 알고 있었나?

- 솔직히 잘 모른다.

 

Q) 게토레이 퍼펙트 히터는 총 루타수와 타점, 그리고 결승타를 모두 합해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을 겸비한 타자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올해 신설된 상의 4월 넷째 주 수상자로 선정되었는데, 소감은?

- 사실은 어제 상을 준다는 연락을 받고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무슨 상을 준다는 건지, 혹시 힘들어 보여서 힘 내라고 주는 상인가 했다.(웃음) 그런데 수상 기준을 들으니 이해가 간다. 사실 팀이 연패에 빠져 있고, 특별히 잘 한 것도 없어서 부끄러운 면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상을 받는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루타수와 타점이 평가 기준이라면 또 도전해봐야겠다.

 

Q) 지난주 5경기에서 2홈런 7타점 타율 .318을 기록하며 상승세다. 시즌 초반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같은데, 특별한 계기라도 있었나?

- 그냥 자연스러운 거다. 항상 4월 초반은 안 좋게 시작하는 편이다.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으니까 올라가는 거고, 좋아 보이는 거다. 아직 멀었다. 정상 궤도에 진입하게 되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Q) 본인의 득점권 타율이 얼만지 알고 있는가?

- 시즌 타율은 아는데, 득점권 타율이 얼만지는 잘 모른다.

 

Q) 현재 득점권 타율이 무려 36푼이다. 시즌 타율(.225)보다 월등히 높다. 덕분에 리그 타점 순위 3위에 올라 있기도 한데, 득점권 상황에서 유독 강한 비결이 있다면?

- 올 시즌 시작하기 전부터 다짐을 했었다. 우리팀의 젊은 테이블세터 선수들이 찬스를 만들어 주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한 번의 찬스가 올 때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것처럼 집중하겠다고 말했었다. 주자가 없을 때는 크게 치려고 하는 편이지만, 주자가 있을 때는 어떻게든 홈으로 불러들이겠다는 생각만 한다. 유격수와 2루수의 수비 위치도 확인하면서, 만약 뒤쪽으로 빠져 있으면 카운트가 불리할 때 그쪽으로 가볍게 쳐주기만 해도 1점이 들어온다. 그런 생각을 하고 타격에 임하고 있고, 그게 또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

 

Q) 조금 전에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보니까 팀의 주장으로서 후배들을 향한 카리스마 넘치고 엄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팀의 주장으로서 평소 젊은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 강조하는 부분은 역시 기본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치고 열심히 뛰고, 수비 위치까지 전력질주 하고, 안타를 쳤든 못 쳤든 덕아웃에 들어와서는 팀을 먼저 생각해서 얼굴에 표 내지 않고, 실수한 선수가 있으면 어깨를 다독여 주면서 괜찮다고 말을 해주는 것. 그런 아주 기본적인 것들인데, 우리가 처음 시작하는 팀인 만큼 그런 부분이 잘 다듬어져야만 좋은 팀이 될 수 있고, 그래야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개인이 홈런을 30개 치고, 누군가가 20승을 한다고 해서 팀 성적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팀이 하나로 똘똘 뭉쳤을 때 좋은 성적이 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특히 강조하는 편이다.

 

Q) 1994년 해태에서 데뷔한 후 올해로 20주년, 그리고 바로 오늘 경기에서 통산 1,500경기 출장을 달성하게 된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

- (일부러 모른 체하며) , 오늘이 1,500경기 출장인가?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LG 이진영 선수를 향해) , 니가 LG 주장 아니냐? (사실은 정성훈 선수가 주장) 꽃다발 안주냐? (이진영 선수가 모른다고 답하자) 준비시켜 놔라!(웃음)

 

(혹시나 싶어 정말 몰랐냐고 물어보자) 아니, 알고 있었다. 시즌 시작부터 주위 선수들이 하도 ‘20주년을 강조해서 특별히 감회가 새롭지는 않다. 프로야구 초창기 때만 해도 팬들이 ‘20년 동안 선수생활 하세요그러면 다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으니 신기하다. 주위에서도 신기해 한다. 이렇게 오래 야구할 줄은 몰랐는데, 이미 22년째까지 계약이 되어 있어서 그때까진 열심히 해야 한다.(웃음)

 

Q) 20년 동안 선수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인가?

- 역시 SK의 창단 이후 첫 우승을 차지했던 2007년이다. 신생팀 NC로 오면서도 다시 그런 순간을 맞을 것을 꿈 꾸면서 왔기 때문에 그 당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1,500번째 경기 출장에 앞서 오늘 경기에 대한 각오를 듣고 싶다?

- 1,500경기라고 해서 특별할 건 없다. 오늘이 은퇴경기라면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라도 하나 치겠다는 다짐을 해보겠지만, 내일이면 1,501경기가 될 텐데 큰 의미는 두지 않는다. 그래도 이렇게 상을 받았으니, 기분 좋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Q) 올 시즌 개인과 팀에 대한 목표가 있다면?

- 역시 재미있는 야구, 최선을 다하는 야구를 하는 것이다. 어떤 개인적인 목표를 세운다는 건 내 나이나 위치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냥 선수들 잘 이끌면서 좋은 것을 많이 물려줄 수 있는, 첫 시즌을 맞이하는 팀의 컬러를 좋은 쪽으로 잡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Q) 이진영 선수가 뒤에서 계속 째려보며 기다리고 있어서 눈치가 보인다.(웃음) 마지막 질문하고 마치도록 하자. NC 다이노스를 응원하는 창원 야구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 사실 지금도 9연패를 기록 중이고, 팀 성적이 그다지 좋지도 않은데 야구장에 와주셔서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와 응원을 보내주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 미안하다.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신생팀다운 패기 있는 야구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사실 올해는 우리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앞으로 점점 좋아질 거고, 내년에는 훨씬 더 나아질 것이다. 앞으로 3년 안에 우리 NC가 정상에 오르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열심히 하겠다.

 

인터뷰를 마친 후 펼쳐진 경기에서 NC는 마침내 9연패의 사슬을 끊고 시즌 4번째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도 4번 타자로 출장한 이호준은 0-1로 지고 있던 6회 말 동점을 만드는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함과 동시에 자신의 프로 통산 1,500번째 경기를 자축했다. 의미 있는 경기를 앞두고 삭발한 모습으로 나타나 인터뷰 내내 진정성 느껴지는 답변을 해준 그에게 진심을 담아 축하의 뜻을 전한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iSportsKorea,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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