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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의 시계는 다시 돌아간다.

by 카이져 김홍석 2013. 6. 16.

4년간의 공백을 깨고 손민한(38)이 다시 돌아왔다. 지난 5 SK와의 경기에서 5이닝 1실점 호투로 1407일만의 승리를 따내더니, 15일 경기에서는 선두 삼성을 5.1이닝 무실점으로 제압하고 2번째 승리를 기록했다. NC 다이노스의 또 다른 희망이 된 것이다.

 

손민한은 1997년부터 2009년까지 롯데의 핵심투수로 활약했다. 특히 2005년에는 18 7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6의 뛰어난 성적으로 리그 MVP까지 수상했다. 그의 수상은 포스트시즌 탈락팀이 배출한 사상 첫 MVP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했다. 그만큼 손민한의 활약이 압도적이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2009WBC를 앞두고 일찍부터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몸을 만들다가 탈이 났고, 시즌 중반인 6월이 되어서야 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 해 개인 통산 100승째를 기록하며 또 다른 이정표를 썼지만, 8월 이후로는 더 이상 손민한의 모습을 1군에서 볼 수가 없었다.

 

손민한은 2009 10월 어깨 수술을 받으면서 오랜 재활에 돌입했다. 이후 몇 차례나 복귀를 타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더욱이 선수협 회장으로 있던 시절 권시형 전 사무총장의 횡령 및 배임 사건과 관련되어 곤욕을 치렀다. 손민한은 끝내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한 번 찍힌 낙인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또한, 혐의가 없다 하더라도 회장으로서 사무총장의 비리를 막지 못했다는 건 그 자체로 도의적인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롯데의 암흑기를 홀로 지탱하며 민한신이라 불렸던 손민한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그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냉랭하기만 했다. 그가 복귀를 위해 NC와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상당수의 팬들은 시큰둥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쉰 그가 복귀해봤자 예년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전국구 에이스라 불리던 선수답게 손민한의 능력은 예사롭지 않았다. 지난 4월 입단 테스트를 받고 NC에 합류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1군 무대에 합류하더니, 2경기 연속 인상적인 호투를 보여주며 2승을 따냈다. 103승에서 4년째 멈춰있던 그의 통산 승수도 어느덧 105승이 됐다. 멈춰 있던 그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손민한이란 선수의 존재감은 단지 그 실력만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가 십 수년간 쌓아온 경험과 축적된 노하우는 NC의 어린 투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 틀림 없다. 지금 이호준이 NC 타자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손민한 역시 투수들 사이에서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현 프로야구에서 손민한만큼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선수가 과연 또 있을까.

 

선수협 회장으로서 남긴 오점은 손민한 개인과 팬들에게 큰 아픔이 되었지만, 프로야구 선수로서 마운드 위에서 보여준 투수손민한의 열정은 지금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 멈춰 있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 지금, 어느덧 38세의 노장이 되어 있는 그의 여정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무척 기대된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iSportsKorea,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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