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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국민구단’ LA 다저스, 올해는 우승할 수 있을까?

by 카이져 김홍석 2014. 3. 22.

류현진(27, 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에서의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류현진의 2014시즌은 남들보다 조금 일찍 출발한다. 다저스가 다른 팀들보다 일주일 먼저 호주에서 개막 시리즈를 치르기 때문.

 

LA 다저스는 한국 시간으로 오는 22일 오후 5시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개막전을 가진다. 류현진은 23일 오전 11, 팀의 두 번째 경기에 선발등판할 예정이다.

 

류현진의 존재 덕분에 다저스는 박찬호 시절 이후 십 수년 만에 또 다시 한국 야구팬들의 국민구단으로 급부상했다. 다저스의 우승 여부가 류현진의 개인성적만큼이나 큰 관심사가 된지 오래. 과연 다저스가 올 시즌에는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해 우승을 노려볼 수 있을까?

 

지난 시즌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디비즌 시리즈에서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를 3 1패로 제압했다. 하지만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만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2 4패로 무릎을 꿇으며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특급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출격한 2경기에서 모두 패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올해도 다저스는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통산 5번 정상에 섰던 다저스는 마지막 우승이었던 1988년 이후 25년 동안은 월드시리즈 문턱도 밟아보지 못했다. 그런 만큼 우승에 대한 의지가 다른 어떤 팀보다도 강하다. 팀 연봉 1위의 부유한 구단답게 지난 겨울 동안에도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지난해 커쇼, 잭 그레인키,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막강 1~3선발의 위용이 돋보이는 팀이었다. 거기에 4선발 요원으로 지난해까지 9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덴 하렌을 영입해 선발진의 깊이를 더했다. 조쉬 베켓과 폴 마홈, 채드 빌링슬리 등이 5선발 후보라는 점에서 다저스 선발진의 강력함을 읽을 수 있다.

 

불펜 강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지난 시즌 이적 후 좋은 활약을 펼쳤던 브라이언 윌슨을 연봉 1,000만 달러에 잔류시키는데 성공했다. 윌슨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163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투수다. 작년까지 클리블랜드의 마무리투수로 4년 동안 123세이브를 기록한 크리스 페레즈도 비교적 헐값(기본 연봉 230$, 성적옵션 800$)에 붙잡았다.

 

기존의 마무리 켄리 얀센과 브랜든 리그까지 다저스에는 풀타임 마무리 경력이 있는 투수만 무려 4명이다. 리그 정상급 셋업맨인 파코 로드리게스와 J.P. 하웰의 존재까지 고려하면 올해의 다저스 불펜은 그 어떤 팀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타선이다. 다저스는 지난 2년 동안 막대한 투자를 통해 타력 강화에 주력했다. 하지만 정작 지난해 다저스의 득점력은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7위에 불과했다. 이름 있는 선수들이 제 몫을 못해준 것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끝없이 이어지는 부상의 악령이었다.

 

다저스 야수들 가운데는 각 포지션에서 리그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4명 있다. 그 중 1루수 애드리언 곤잘레스(157경기)만이 건강하게 풀타임을 소화해주었을 뿐, 헨리 라미레즈(86경기), 맷 켐프(73경기), 칼 크로포드(116경기)는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가 너무 많았다.

 

올해도 저들의 건강 여부가 162경기라는 대장정을 치르는 다저스의 성적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될 전망이다. 이들의 부상 공백을 잘 메워주던 베테랑 선수들 중 다수가 팀을 떠난 상황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그렇다.

 

마이클 영과 제리 헤어스턴은 은퇴했고, 닉 푼토, 마크 엘리스, 스킵 슈마커 등은 팀을 떠났다. 외야가 크로포드-켐프-푸이그로 결정되면서 안드레 이디어가 벤치로 내려왔지만, 작년에 비해 전반적인 백업 선수들의 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올해도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고생한다면, 류현진을 비롯한 다저스의 투수들은 부실한 득점지원 때문에 매 경기 가슴을 졸여야 할 것이다. 이미 공개된 개막전 라인업에도 크로포드와 켐프는 빠져 있다. 크로포드는 아내의 출산 때문에 호주 원전에 함께하지 못한 것이지만, 켐프는 이번에도 발목 부상이 그를 괴롭히고 있다.

 

그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막강 투수력 덕분에 올 시즌에도 세인트루이스와 더불어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서부지구에서 다저스의 위치를 위협할 것으로 보였던 애리조나는 에이스 패트릭 코빈의 토미존 수술이 결정되면서 전력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고, 나머지 팀들은 그 이상의 과제를 안고 있어 다저스의 벽을 넘보긴 어려워 보인다.

 

과연 2014시즌의 다저스는 우승이라는 오랜 숙원을 풀 수 있을까? 한국의 팬들은 다저스의 우승을 응원하는 동시에, 그 중심에 코리언 몬스터류현진의 활약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하고 있다. LA 다저스와 류현진의 2014시즌을 그 시작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유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ML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