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7, LA 다저스)이 미국 본토 개막전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LA 다저스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31일 샌디에고 파드리스와 미국 본토에서의 개막전을 치른다. 이미 호주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2승을 따낸 다저스로서는 시즌 3번째 경기인 셈이다.
류현진은 호주 개막 2차전에서 5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기분 좋은 첫 승을 따냈었다. 당시 입은 발톱 부상이 빠르게 호전되었고, 1선발 클레이튼 커쇼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류현진이 본토 개막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좋게 보면 다른 팀 투수들이 단 1승도 따내지 못한 상황에서 시즌 2승에 도전할 수 있는 찬스를 얻은 셈이기도 하다. 이 경기에서 승리를 따낸다면, 올 시즌 류현진의 행보에도 파란불이 켜질 가능성이 크다.
다저스는 지난해 92승 70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올랐고, 디비즌시리즈를 거쳐 리그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올 시즌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반면, 상대팀 샌디에고는 지난해 76승 86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공동 3위에 머문 팀. 기본 전력은 다저스가 한 수 위다.
하지만 얕볼 수만은 없다. 이번 경기는 샌디에고의 홈구장 펫코파크에서 열린다. 샌디에고는 지난해 홈에서 45승 36패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고, 이는 다저스의 원정경기 성적과 똑같다. 적어도 홈에서라면 다저스와 붙어도 밀리지 않는 팀이 샌디에고다.
지난 시즌 두 팀은 19번 싸웠고, 다저스가 11승 8패로 우위를 가져갔다. 하지만 두 팀의 맞대결 시 기록된 팀 평균자책점은 다저스(3.29)보다 샌디에고(3.14)가 더 좋았다. 접전의 상황에서 다저스가 좀 더 많이 이겼을 뿐, 매번 치열한 투수전 양상으로 진행되어 승부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칠 샌디에고의 선발투수는 앤드류 캐쉬너(28)다. 그는 2010년 데뷔 후 지난해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10승 9패 평균자책점 3.09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빅리그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여준 후반기의 평균자책점은 2.14에 불과했다.
홈경기 성적이 유난히 좋고, 다저스를 상대로도 강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캐쉬너는 지난해 13번의 홈경기 등판에서 1.95의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원정경기(4.00)와 비교하면 천지차이다.
다저스를 상대로도 강했다. 다저스 전에 6번 등판(선발 3차례)해 26.2이닝 동안 5실점(4자책), 상대 평균자책점이 1.35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1패만 기록했을 뿐, 투구내용은 나무랄 데 없었다. 경력이 일천한 캐쉬너가 중요한 개막전 선발로 낙점된 것에는 바로 이런 이유도 있었던 셈이다.
류현진도 지난해 전반기보다 후반기 성적이 더 좋았다. 샌디에고 전에 1번 등판해 6.1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낸 적도 있다. 하지만 다저스 타선은 지난해 펫코파크에서 열린 10경기에서 29점밖에 얻지 못했다. 펫코파크가 리그에서 손꼽히는 투수친화적 구장임을 감안하더라도 실망스런 수준이다.
이번 본토 개막전 역시 두 투수의 호투 속에 치열한 1점 승부가 펼쳐질 지도 모른다. 발톱 부상에서 이제 막 회복한 류현진의 입장에선 다소 부담스런 조건이 아닐 수 없다.
상대보다 전력의 우위에 있다고 해서, 상대 투수가 아직은 무명에 가깝다고 해서 방심할 수는 없는 경기다. 물론, 잘만 풀어간다면 류현진이 어깨 날개를 달고 비상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류현진의 올 시즌 두 번째 선발등판 경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ML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