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프로야구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외국인 선수 엔트리가 3명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3명 중 한 명은 반드시 타자여야만 한다. 지난 2년 동안 한 명도 볼 수 없었던 외국인 타자가 올해는 각 팀에 한 명씩 존재한다. 그로 인해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는 ‘타고투저’의 흐름이 되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전체 576경기 가운데 75경기를 치러 약 13% 가량의 진행률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75경기에서 프로야구 각 팀의 전체 평균득점은 5.21점으로 지난해의 4.65점에 비해 0.56점 가량 상승했다.
현재 SK는 매 경기당 평균 6.29득점을 기록해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6점대 기록이다. 이 뒤를 이어 넥센(5.88), 롯데(5.69), LG(5.50), NC(5.47)가 2~5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득점 1위였던 두산의 경기당 평균득점이 5.46점이었는데, 올해는 그보다 좋은 공격력을 보여주는 팀이 5팀이나 된다.
반면 작년에 득점 1위를 달렸던 두산은 올 시즌 현재 경기당 평균 4.38득점으로 이 부문 꼴찌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작년 최하위 팀이었던 한화의 득점(3.75)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치다.
올 시즌 프로야구 전체 평균 타율은 .274로 지난해의 .268에 비해 크게 높아지진 않았다. 현재 팀 타율 1위인 LG(.287)의 기록은 지난해 1위였더 두산(.289)보다 오히려 낮다. 출루율도 작년 .350에서 올해 .357로 타율과 비슷한 정도의 차이만 보인다. 하지만 장타율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388이었던 장타율은 올 시즌 현재까지 .415를 기록, 2푼7리가 올랐다. 그에 따라 리그 전체 평균 OPS도 3푼4리 상승했다.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바로 홈런이다. 작년 프로야구는 총 576경기에서 798개의 홈런이 나와 경기당 평균 1.39개를 기록했다. 올해는 75경기에서 136홈런으로 1.81개, 지난해보다 0.4개 이상 늘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외국인 타자 영입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9명의 외국인 타자들은 대부분 좋은 타격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유일한 예외가 두산의 호르헤 칸투(3홈런 8타점 .224)인데, 두산의 득점이 리그 꼴찌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외국인 타자 9명은 지금까지 총 135경기에 출장해 495타수 154안타 31홈런 95타점 84득점을 기록 중이다. 9명 전체의 평균 타율은 .311, 출루율은 .382, 장타율은 .556으로 리그 평균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홈런 가운데 23%가 이들 9명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128경기를 치른다. 따라서 합계 135경기에서 나온 저 숫자들은 풀타임을 소화했을 때 타자 한 명당 기대할 수 있는 평균 기록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올 시즌 외국인 타자들은 평균적으로 한 시즌을 풀로 소화했을 때 3할 타율과 30홈런, 90타점 정도를 기록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정말 엄청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은 비단 타격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이들 중 몇몇은 뛰어난 수비실력으로도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삼성의 2루수 나바로는 경기 내 최고의 수비를 선정하는 <ADT캡스플레이>에 벌써 3번이나 선정됐다. 한화의 외야수 펠릭스 피에 역시 마찬가지로 3번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공수를 겸비한 선수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조쉬벨과 로티노, 그리고 테임즈도 한 차례씩 <ADT캡스플레이>에 선정된 경험이 있다.
넥센의 로티노는 또 다른 매력으로 어필하고 있는데, 바로 밴헤켄의 전담포수로 호흡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포수도 거의 본 적이 없는데, 외국인 배터리가 탄생했으니 지켜보는 팬들은 즐겁기만 하다. 팀 사정상 하위타선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아 득점이나 타점은 많지 않지만, 3할이 훨씬 넘는 타율을 기록 중인 외국인 멀티 플레이어의 탄생에 팬들을 환호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의 가세로 인해 투수들은 좀 더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대신 팬들 입장에서는 볼거리가 훨씬 많아졌다는 평가. 오랜만에 속 시원한 홈런야구를 보게 된 야구팬들은 각 팀의 외국인 타자들에게 무한 애정을 쏟아내고 있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iSportsKorea,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