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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2014 프로야구는 ‘2루수 전성시대’

by 카이져 김홍석 2014. 5. 15.

2루수 역시 유격수 못지 않게 수비가 주요시되는 포지션이다. 야구에서 기본적으로 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의 센터라인은 타격 못지 않게 수비에 중점을 두고 선수를 기용한다. 그런데 올 시즌 프로야구는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 각 팀의 2루수들이 펄펄 날아다니고 있다. 예전에는 정말 보기 힘들었던 현상이다.

 

현재까지 9개 구단의 주전 2루수들이 모두 규정타석을 채우고 있다. 보통 2루수의 경우는 플레툰 시스템이 적용되는 경우도 많고, 부상 선수도 많이 나오는 편이라 한 팀의 주전 선수라 해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그런데 올해는 9명의 2루수가 모두 규정타석을 채우고 있고, 그들 중 6명은 3할 타율을 기록 중이다. 공격에서 이름값을 못하는 건 SK 나주환(타율 .207) 한 명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가장 돋보이는 건 넥센 공격의 첨병 서건창이다. 올 시즌 타격에 눈을 뜬 듯 .361의 높은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 6, 최다안타 2위에 올라 있다. 4할이 훨씬 넘는 높은 출루율을 바탕으로 2루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리그 5)을 만들어내고 있다. 거기에 14개의 도루(리그 공동 2)까지 곁들이고 있으니 올 시즌 최고의 리드오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의 외국인 선수 나바로도 만만치 않다. 5개의 홈런과 21타점은 모두 2루수들 가운데 최고 기록. 3할 타율과 4할에 근접한 출루율(.399), 그리고 서건창과 똑같이 5할의 장타율(2루수 공동 1)을 기록 중이다. 가장 돋보이는 기록은 역시나 .450에 이르는 득점권 타율(리그 5)이다.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삼성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NC 박민우는 올 시즌 새로 등장한 강자다. 김경문 감독의 그린라이트 속에 17번의 도루를 성공시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실패는 겨우 2. 높은 타율과 출루율은 모두 기대 이상의 성적. 올 시즌 21살의 신예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홈런은 없지만 6개의 3루타(리그 1)를 기록하는 등 장타력도 만만치 않다.

 

한화 정근우와 두산 오재원 역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정근우는 최근 타격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지만, 팀의 필요에 따라 1~3번 타순을 오가는 등 공수에 걸친 팀 기여도가 정말 높은 선수다. 오재원은 민병헌(타율 .383)과 더불어 리그 최강의 테이블세터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2루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출루율을 기록 중이다. , 2할대 초반의 득점권 타율(.217)은 옥에 티.

 

KIA 안치홍도 지금까지 순항 중이다. 10개의 2루타는 2루수 가운데 1, 리그 4위의 기록이다. 다른 2루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을 뿐이다. 롯데 정훈도 팀의 1번 타자 문제를 해결해준 고마운 존재. 도루와 장타는 적은 편이지만, 정교한 타격을 바탕으로 한 득-타점 생산 능력이 발군이다. 올 시즌을 통해 정훈과 문규현의 키스톤 콤비는 롯데의 자랑거리가 됐다.

 

올 시즌 각 팀의 주전 2루수들 가운데 서건창, 박민우, 나바로, 정훈은 소속팀의 1번 타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오재원은 2, 정근우는 팀 사정에 따라 1~3번을 오간다. 수비만 잘해줘도 고마운 선수들이 뛰어난 타격을 선보이며 팀의 테이블세터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이들의 뛰어남은 공격에서만 국한되지 않는다. 해당 경기 최고의 호수비를 선정하는 <ADT캡스플레이>에도 2루수들의 멋진 수비가 자주 선정되고 있다. 나바로가 무려 4번이나 이름을 올려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 최다 선정 기록을 세워가고 있으며, 서건창도 3번이나 그림 같은 호수비를 보여주었다. 정근우와 안치홍도 각각 2번씩 이름을 올려 이름값을 했다.

 

2루수들 가운데 폭발적인 홈런 파워를 자랑하는 선수는 없다. 하지만 도루 상위 5걸 중 4명이 2루수일 정도로 빠른 발을 가지고 있고,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대부분 수비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선수들이다. 2014 프로야구는 ‘2루수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iSportsKorea,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