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주말 한화와의 2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지난주 치른 4경기에서 1승 1무 2패의 아쉬운 성적. 그 사이 3연승을 기록한 SK가 1.5게임 차 뒤진 5위로 올라섰고, 지난주 5위였던 두산은 3연패를 당하며 2게임 차 6위로 떨어졌다. SK와 넥센을 상대로 모두 1승 1패를 기록한 롯데는 2.5게임 차 7위다.
남은 경기수를 감안했을 때 4.5게임 차 8위인 KIA와 5게임 차 9위인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졌다. 사실상 4강 다툼은 4파전이라 봐도 무방하다.
현 시점에서 가장 유리한 건 역시 현재 4위에 올라 있는 LG다. 한화에게 예상치 못한 연패를 당했지만, 다른 경쟁팀들을 1.5게임 차 이상 앞서 있다는 것 자체가 LG에겐 큰 힘이 된다. 하지만 LG에게도 불리한 점이 몇 가지 있다. LG의 4위 수성을 마냥 낙관할 수 없는 이유다.
LG는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14경기를 치렀다. 반면 SK와 롯데는 112경기, 두산은 109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LG가 경기 없이 쉬는 동안 경쟁팀들이 추격해 들어올 수 있다는 뜻도 된다.
게다가 남겨둔 14경기 중 절반이 1위 삼성(4경기), 2위 넥센(3경기)과의 경기다. 현 시점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두 팀과의 잔여 경기가 많다는 건 그만큼 불리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 올 시즌 LG는 삼성과의 상대전적에서 4승 8패, 넥센에도 5승 8패로 밀리고 있다. 7경기에서 3승 이상 따낸다면 다행이겠지만, 2승 이하에 그친다면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에 시달려야 할 것이다.
맞대결 기회가 적다는 것도 LG 입장에선 아쉬운 일일 수 있다. 경쟁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거둔 1승은 다른 팀들에게 기록한 2승과 동일한 효과를 지닌다. 하지만 LG는 SK와의 일정을 모두 소화했고, 두산과 2경기, 롯데와 1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LG는 자신들보다 5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는 두산과의 2경기 결과가 특히 중요하다.
5위 SK는 삼성과의 일정을 모두 소화한 가운데 넥센전을 4번 남겨두고 있다. NC전도 4번 남았다. 어떤 면에선 LG 못지 않은 가혹한 일정이다. 올 시즌 NC와는 6승 6패로 팽팽한 승부를 벌였지만, 넥센에는 3승 9패로 크게 밀리고 있다. LG와의 맞대결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 역시 SK 입장에선 불리한 요소다. 남은 일정만 놓고 보면 경쟁을 펼치고 있는 4팀 가운데 4강 진출 확률이 가장 떨어진다.
두산은 남은 일정이 가장 좋다. 넥센과의 16경기를 모두 소화한 가운데 삼성전도 1번밖에 남지 않았다. NC전이 3번 남아 있는데,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7승 6패로 앞서 있는 터라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대신 LG, 롯데와 2경기씩 남겨두고 있고, SK전도 3번 남았다. 8~9위인 KIA, 한화와의 경기가 4번씩 남아 있다는 점도 두산에겐 다행스런 요소다.
하지만 두산도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경기수가 많이 남아 있고, 앞으로의 일정이 상대적으로 편하다는 건 지금과 같은 4강 다툼에서 분명 이점이 된다. 하지만 두산처럼 선발진이 약한 팀이라면 그것이 되려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다른 팀이 3~4명의 선발로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두산은 5선발을 모두 가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두산에는 니퍼트와 유희관 정도를 제외하면 믿고 기용할 선발투수가 없다. 따라서 둘 중 한 명이 패하기라도 하면 연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의 3연패도 그래서였다. 팀 전체가 상승세를 타면서 기세를 올린다면 반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겠지만, 3~5선발이 지금처럼 부진을 반복한다면 두산의 꿈도 허공으로 흩어질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남은 일정이 꽤 흥미롭다. 삼성(1경기), 넥센(2경기), NC(3경기)와의 경기가 적당히 남아 있는 가운데 최하위 한화전을 무려 5번이나 남겨두고 있다. 한화를 어떻게 상대하느냐에 따라 롯데의 올 시즌 운명이 좌우될 전망이다. 작년에는 14승 2패로 압도했었지만, 올 시즌은 6승 5패로 간신히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7월 이후의 한화는 삼성, 넥센 못지 않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롯데가 SK나 두산보다 한 수 위인 것이 사실이다. 남은 경기수나 일정 면에서도 4개 팀 가운데 제일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LG가 삼성-넥센을 상대로 고전하고, 롯데가 한화와의 경기에서 우위를 점한다면, 실질적인 4위 다툼은 ‘LG vs 롯데’의 구도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봤을 때 딱 한 경기 남아 있는 두 팀의 맞대결은 올 시즌 남은 경기 중 최대의 이슈가 될 전망이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iSportsKorea,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