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메이저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각 팀의 탑 유망주들이 줄줄이 마이너리그 행을 선고받고 있다.
템파베이 레이스는 25일(한국시간) 올해 아메리칸 리그 신인왕 후보 1순위로 꼽혔던 3루수 에반 롱고리아(23)를 트리플 A 더램으로 내려 보냈다. 이미 지난해 마이너리그를 평정했고, 시범경기에서도 20경기나 출장해 좋은 활약(.262/.407/.595)을 이어가고 있던 터라 이러한 결정은 다소 의외다.
그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이와무라 아키노리는 2루수로 포지션을 옮겨야했고, 팀 동료들 역시 롱고리아가 팀의 주전 3루수가 되길 원했지만 구단 측에서는 다소 얄팍한 이유로 그의 마이너 행을 결정했다.
개막부터 롱고리아를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올리면 2013년을 끝으로 FA자격을 획득하지만, 2달가량을 기다렸다 불러들이면 2014년까지 그 기간이 연장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올해보다는 내년, 내년 보다는 내후년을 노리는 템파베이이기에 가능한 결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작년에 ‘올해의 마이너리거’로 선정되며 각종 유망주 랭킹에서 1위를 독식했던 제이 브루스(21)도 짐을 싸서 트리플 A로 향했다. 코리 페터슨이 합류하면서 소속팀 신시네티 레즈의 외야가 포화상태가 되어버렸고, 브루스의 시범경기 성적(.262/.279/.286)도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만큼 뛰어나지 못했기 때문.
87년생인 브루스의 경우는 롱고리아(85년생)보다 아직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마이너리그에서 더 경험을 쌓다가 시즌 중반에 메이저리그로 다시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브루스가 지난해의 라이언 브론처럼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FOX스포츠 선정 ‘올해를 빛낼 유망주’ 순위 9위에 올랐던 센디에이고의 체이스 헤들리(24)도 24일 부로 트리플 A팀로 내려갔다. 외야수로서 수비 훈련을 더 쌓기 위해서다.
지난해까지 줄곧 3루수로 활약했던 헤들리는 팀 선배 케빈 쿠즈마노프 때문에 스프링 캠프 동안 외야수로의 포지션 변경을 시도했었다. 타격은 나무랄 데가 없었지만,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통할만한 수비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판단 하에 마이너리그에서 외야수 포지션에 익숙해지기까지 잠시 시간을 주기로 한 것.
헤들리는 시범경기에서 신들린 타격(.349/.362/.744)을 선보이며 4홈런 14타점으로 모두 팀 내 1위를 차지했다. 아마도 그리 멀지 않은 시간 내에 메이저리그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겔 카브레라 트레이드의 핵심 선수 가운데 하나로 플로리다 말린스의 주전 중견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카메론 메이빈(21)도 마이너로 강등될 위기에 처했다. 시범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만만찮은 장타력을 과시했지만, 1할 대 타율(.190)에 허덕이며 정교함에서 약점을 드러냈기 때문. 말린스는 메이빈의 거취를 놓고 꽤나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그 외에도 이번 시범경기에서 놀라운 구위를 선보이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템파베이와 LA 다저스의 특급 투수 유망주 데이빗 프라이스(23)와 클레이튼 커쇼(20), 세인트루이스에서 기대하는 중견수 콜비 라스무스(21)와 캔자스시티의 투수 유망주 루크 호체바(25) 등도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들 특급 유망주들을 다시 메이저리그에서 보게 되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잠시 팬들 곁을 떠나 있을 이들이 메이저리거로서 다시 그라운드에 서게 될 때, 얼마만큼의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