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5일)부터 2008시즌 메이저리그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간의 경기를 신호탄으로 그 개막을 알린다. 드디어 장장 6개월(포스트 시즌을 포함하면 7개월)의 대장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개막을 맞이해 메이저리그에 관련한 몇 가지 사소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메이저리그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팬들이라면 다들 알만한 내용이지만, 새로이 메이저리그를 접하는 분들과 관심은 있지만 자세히는 몰랐던 분들을 위해서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살펴보려 한다.
▷ 30개 팀
메이저리그에는 유일한 캐나다 팀인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포함해 무려 30개나 되는 팀이 존재한다. 아메리칸 리그에 14팀, 그리고 내셔널 리그에 16팀이다. 25명으로 이루어진 개막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만 무려 750명이다. 구단마다 4~5팀 가량의 마이너 리그 팀이 존재하므로, 그것까지 고려한다면 어마어마한 선수층을 자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리그는 동부와 중부, 서부의 3개로 나뉘어 각 지구마다 4~6개 팀이 존재한다. 물론 이 구분은 팀의 연고 도시(또는 주)가 위치한 지역을 기준으로 한 것이지만 반드시 그것이 절대적이지는 않다. 텍사스 주는 미국 중부에 위치해있다. 하지만 텍사스 레인저스는 아메리칸 리그 서부 지구 소속이며, 텍사스 주에 위치한 휴스턴을 연고로 하는 에스트로스는 내셔널 리그 중부지구 소속이다.
북미 지역은 4개의 시간대가 존재한다. 동부인 워싱턴과 서부의 LA는 3시간의 시차가 존재하고 그 덕에 경기가 시작하는 시간이 다르다. 동부에서 낮 경기가 열리고 서부에서 밤 경기가 열리는 경우에는 10시간이나 차이가 나기도 한다. 넓은 지역에 많은 팀이 존재하고, 또 각 팀의 개성을 존중하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지금은 아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카고 컵스의 홈구장인 리글리 필드에서는 야간 경기를 하지 않았다)
이 30개 팀 가운데 10월의 포스트 시즌에 나갈 수 있는 것은 고작 8개 팀에 불과하다. 그것도 원래 4팀이던 것을 현 커미셔너 버드 셀릭의 강력한 의지로 1995년부터 와일드카드 제도가 시행되면서 늘어난 것이다. 똑같은 30개 팀이 존재하는 NBA에서 16개 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것이나 한국 프로야구가 8팀 중 4팀을 가을 잔치에 초대하는 것과는 무척 대조적이다.
▷ 162경기
메이저리그는 정규시즌에 162경기를 치른다. 연간 126경기를 치르는 한국 프로야구와 비교해 시즌의 시작이나 끝나는 시점은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36경기나 많다. 한국 프로야구는 휴식일(월요일)이 존재하지만, 메이저리그에는 없기 때문이다.
2008년 메이저리그는 일본에서의 이벤트성 개막전을 제외하면 3월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대결로 시작해, 9월 28일에 종료된다. 올스타전 휴식일 3일을 제외하면 180일 동안 무려 162경기를 치르게 되는 것. 즉 평균적으로 한 달 가운데 쉬는 날은 3일뿐이다.
미국인들에게 야구는 매일의 습관과도 같은 자신의 생활의 일부분이나 다름없다. 올스타 브레이크 등의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일단 시즌이 시작된 이상 ‘야구가 없는 날’은 존재하지 않는다.
덕분에 선수들은 엄청난 강행군을 해야만 한다. 그것도 그 넓은 미국 땅 전역을 누비면서 말이다. 뉴욕에서 LA를 가려면 비행기를 타도 4시간 이상이 걸린다. 경기가 열리는 장소에 따라 하루 사이에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도 상당하다.
그런 이유 때문에 선수를 평가할 때도 ‘내구성(건강)’이 꽤나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매년 부상에 시달리며 2~30경기를 결장하는 타자나 자주 등판 주기를 거르는 투수를 반기는 팀은 없다.
건강함의 대명사와도 같은 그렉 매덕스와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러한 메이저리그에서 2,632경기 연속출장 기록을 세운 칼 립켄 주니어에 대한 찬사는 ‘위대하다’라는 표현으로도 모자릴 지경이다.
▷ 25인 로스터와 40인 로스터
메이저리그를 처음 보기 시작한 팬들이 가장 헷갈려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25인 로스터와 40인 로스터다. ‘로스터’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처럼 두 개 모두 메이저리그에 등록된 선수 명단을 뜻한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메이저리거’라고 하면 개막전 엔트리인 25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을 일컫지만, ‘메이저리그 계약’이라고 하면 보통은 40인 로스터에 포함되는 조건을 말한다. 예외적으로 계약서에 25인 로스터 포함을 명문화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다지 흔한 편은 아니다.
각 구단은 스프링 캠프가 끝나고 나면 그들 40명 가운데 25명을 뽑아 개막 로스터에 등재한다. 그리고 그 25명의 선수들로 시즌을 치른다.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지 못한 15명의 선수들은 대부분 마이너 리그로 내려가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15명의 선수들이 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25인 로스터의 선수들 가운데 부상이나 성적 부진 때문에 마이너 리그로 내려가는 선수가 생겨서 충원이 필요할 경우, 이 40인 로스터에 이름이 올라 있는 선수들 중에서 골라 메이저리그로 부르게 된다.
또한 메이저리그는 25명으로 정규시즌을 치르다가 9월이 되면 앤트리가 40명으로 확장된다. 40인 로스터에 이름이 올라 있는 선수 모두가 메이저리거가 되어 자신을 시험해 볼 기회를 잡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40인 로스터에 들어가 있는 선수가 확장 앤트리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올라오는 것을 ‘마이너리그 옵션을 사용했다’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으로 3년이나 메이저리그에 올라왔다면, 그 선수는 다음해 개막 로스터(25명)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그를 웨이버로 풀어주어 다른 구단에서 조건 없이 데려갈 수 있다.
현재 클리블랜드의 추신수와 시애틀의 백차승이 마이너리그 옵션이 모두 소진된 상태라, 구단에서 그들을 지키고 싶다면 무조건 25인 로스터에 포함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LA 다저스의 대만 출신 투수 궈홍즈도 이러한 경우다. 사실 궈홍즈가 이러한 상황에 묶여있지만 않았더라도, 박찬호는 그를 밀어내고 최소한 롱릴리프로서의 메이저리그 잔류를 확정지었을 것이다.
(P.S. 드디어 메이저리그가 개막을 하는군요.
지난 겨울은 너무너무 길었다는...
이제서야 하루하루가 항상 흥미롭고 재미있게 흘러갈 것 같네요.
저의 2008년은 오늘부터가 그 시작입니다.ㅋ
개인적으로도 올 시즌은 무척 기대가 된다는...
다음의 칼럼니스트로서도 이제 2년째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부족한 글 읽어주시는 분들께 무척 감사드립니다.
이번 시즌에도 최선을 다해 좋은 글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두들 좋아하는 메이저리그를 맘껏 즐기시며, 멋진 한해 만들어 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