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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에이로드의 종착역은 과연 어디?

by 카이져 김홍석 2007. 10. 31.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FA 선언으로 인해 월드시리즈가 끝나자마자 연관된 모든 팀과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그를 붙잡을 명분이 사라져 난감해져 버린 양키스도, ‘현역 최고의 선수’가 시장에 나온 것을 지켜보며 군침은 흘리고 있지만 현실적인 ‘돈’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팀들에게도 에이로드는 최고의 상품이자 이번 오프시즌 최대의 화두이다.


그를 잡을 수 있는 팀은 몇 군데로 압축이 된다. 연평균 3000만 달러에 준하는(또는 그 이상의) 연봉이 예상되는 그를 잡을 자금력이 있는 팀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에이로드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현재 그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팀들을 살펴본다.


▷ LA 에인절스 

아트 모레노 구단주부터가 블라드미르 게레로와 짝을 이뤄 팀 타선을 이끌 거포의 영입을 간절히 원하고 있고, 그 대상이 에이로드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유망주 중심으로 팀을 육성하려던 빌 스톤맨 전 단장을 디비즌 시리즈 패배의 책임을 물어 해임했기에 더 이상 에이로드 영입에 걸림돌은 없는 상황. LA라는 대도시, 자금력, 구단주의 의지, 거기에 에이로드가 원하는 ‘우승이 가능한 팀’이라는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몇 안 되는 팀으로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후보 중의 하나로 손꼽히며, 그 가능성도 가장 높아 보인다.


▷ 보스턴 레드삭스

올 시즌 각각 1300만, 900만 달러를 받은 커트 쉴링과 마이크 로웰이 FA로 풀린다. 쉴링의 공백은 ‘신인 노히터’의 주인공인 클레이 벅홀츠가 존재하기 때문에 큰 걱정거리가 아니다. 로웰을 잡을 수 있다면 굳이 에이로드 영입에 뛰어들 필요가 없겠지만, 만약 놓쳤을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금에도 여유가 생길뿐더러, 매니 라미레즈의 계약이 내년으로 종료가 된다. 2009년과 2010년에도 각각 2000만 달러씩의 옵션이 걸려있지만 올해 확실한 하향세를 보인 72년생 라미레즈가 그때까지도 기량을 보전한다는 보장이 없다. 에이로드의 영입은 앞으로 5년 동안 그들을 빅리그의 패자로 군림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분명 큰 매력으로 다가갈 것이다.

  

▷ 뉴욕 메츠

메츠 역시 에이로드를 원하고 또한 에이로드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만한 팀이다. 양키스타디움과 메츠의 셰이스타디움의 관중 수용력은 5만 7천여 명으로 거의 같다. 하지만 올해 평균 관중은 5천명(양키스 5만 2천여명, 메츠 4만 7천여명)이상 양키스가 많았다. 양키스 입장에서는 애써 부정하고 싶겠지만, 최근 3년 연속으로 평균 5만 관중(빅리그 역대 기록) 시대를 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에이로드의 영향력을 무시하지 못한다. 메츠는 에이로드의 영입과 동시에 양키스를 제치고 뉴욕의 No.1 구단으로 부상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충격의 포스트 시즌 탈락은 신예 거포 데이빗 라이트의 포지션을 이동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에이로드의 영입을 추진하게끔 만들지도 모른다.

 

▷ LA 다져스

이번 다저스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에이스 제이슨 슈미트의 이탈도 있지만, 중심 타자의 부재가 더 컸다. 신예들이 잘 성장해오고 있고, 제프 켄트가 아직 녹슬지 않은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지만 파괴력 있는 한방을 날려줄 선수가 없었던 것. 지난 해 JD 드류 사건으로 인해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의 관계가 나빠지긴 했지만, 팀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그런 것에 연연해서는 안 될 상황이다. 신예 선수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에이스 슈미트가 복귀에 이어 에이로드까지 더해진다면 당장 내셔널리그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다.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에이로드 영입의 복병이 될 지도 모르는 팀이 바로 샌프란시스코다. 전체 11위에 해당하는 페이롤을 가지고도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무른 자이언츠는 FA가 된 배리 본즈와 3루수 페드로 펠리츠를 내보냄으로써 2100만 달러의 여유자금이 생겼다. 게다가 본즈의 자리를 매울 수 있는 선수는 에이로드 뿐이라는 의견도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다만 팀 전체가 노장 위주로 구성이 되어 있고, 당장 에이로드가 가세한다고 해서 우승전력으로 평가받기에는 무리라는 점에서 에이로드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시카고 컵스 &화이트삭스

시카고의 두 팀도 에이로드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지난 해 오프시즌 기간 동안 3억 달러에 달하는 과감한 투자를 보여주었던 컵스는 주력 선수들의 대부분이 장기계약으로 묶여있어, 당분간 중부지구의 강자로 계속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에이로드가 더해진다면 감히 경쟁할 팀이 없을 정도. 전체 4위에 해당하는 투자를 하고도 최악의 실패를 경험했던 화이트삭스도는 투수력이 좋은 팀이라 타선의 보강만 이루어 진다면 클리블랜드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시카고가 빅마켓이라고는 하지만 에이로드의 발길이 중부지구로 향할 것인지는 조금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