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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2008 메이저리그 각 팀별 페이롤과 선수들의 연봉

by 카이져 김홍석 2008. 4. 5.

얼마 전 AP 통신에서 올 시즌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포함된 약 850명가량(25인 로스터 750명+부상자 명단에 오른 105명)의 선수들의 연봉과 각 팀별 페이롤을 집계해서 발표했다.


매년 시즌 개막할 시점이 되면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순위와 ‘어느 팀이 더 많은 돈을 썼을까?’라는 점일 것이다.


▷ 각 팀별 페이롤 순위


메이저리그는 2004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 역대 흥행 신기록을 매년 돌파하며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지난해 30개 팀이 거둔 총 수입은 60억 달러가 넘었고, 그 결과 선수들의 연봉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08년은 메이저리거의 평균 연봉이 300만 달러가 넘은 기념비적인 해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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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표는 2008년도의 메이저리그 각 팀별 페이롤과 평균연봉, 팀 내 최고연봉을 받는 선수들을 나타낸 것이다. 오른쪽에 ‘고액’이라고 표기된 항목은 팀 내 1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숫자이며, 굵게 표기된 팀들은 지난해 포스트 시즌 진출 팀이다.


오프 시즌 중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며 지난해의 9위(9500만)에서 올해 2위로 뛰어오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비롯해, 1억불 이상의 페이롤을 기록한 팀이 7팀에서 11팀으로 늘었다. 후쿠도메를 영입한 시카고 컵스(07년 9994만)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07년 9029만), 애틀란타 브레이브스(07년 8950만)가 새로이 억대 페이롤의 팀이 됐다.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대로 뉴욕 양키스가 총액 2억 불을 넘기면서 1위에 올랐다. 2위인 디트로이트와도 무려 7천만 달러의 차이. 팀 내 상위연봉자 8명의 연봉만 합쳐도 1억 4600만 달러에 달해, 다른 팀의 연봉 총액을 가뿐히 뛰어넘어 버린다. 최하위인 플로리다와는 그 차이가 거의 열 배에 가까우며, 실제로 선수들이 받는 평균 연봉은 674만과 66만 달러로 열 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사실 양키스의 저 페이롤은 오히려 지난해 보다 줄어든 것이다. 작년 시즌 초의 페이롤은 1억 950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시즌 중에 로저 클레멘스(실수령액 약 1800만)를 영입하면서 이미 2억 달러를 넘었던 것. 굉장히 무리한 투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3억 불이 훨씬 넘는 고수입을 거두며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수천만 달러의 이득을 챙겼다.


게다가 양키스는 올해를 끝으로 제이슨 지암비, 바비 어브레유, 앤디 페티트, 칼 파바노, 마이크 무시나 등과의 계약이 끝나면서 8천만 달러에 달하는 페이롤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그 남는 돈이 C.C. 사바시아나 마크 테익세이라를 향해 재투자 된다고 가정하면 내년 시즌의 양키스는 매우 무서울 것이다.


증감폭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투자를 했던 디트로이트는 전년도와 비교해 무려 4300만 달러나 증가했다. 그와 반대로 지난해 16위(8000만)였던 오클랜드는 3200만 달러를 절감하며 28위, 10위(9511만)였던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2800만 달러가량을 절감하며 22위로 내려왔다. 이 외에도 뉴욕 메츠(+2200만), 시카고 컵스(+2000만), 토론토 블루제이스(+1900만), 템파베이 레이스(+1900만) 등의 구단들이 큰 폭의 페이롤 변화가 있었다.


양키스만큼이나 주목을 끄는 것은 플로리다 말린스다. 지난해에도 3000만 달러가 겨우 넘는 페이롤로 29위에 그쳤던 그들은 올해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며 29위인 템파베이의 절반도 되지 않는 연봉총액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 프로야구의 요미우리 자이언츠(약 3000만)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팀 내 최고 연봉자인 케빈 그렉의 연봉도 이승엽(6억엔)이나 알렉스 라미레즈(5억앤)에 비해 월등히 적다.


850명에 달하는 선수들의 연봉 총액은 지난해에 비해 2억 달러 이상이 늘어나 거의 27억 달러에 달하며, 선수 개개인의 평균은 315만 달러로 지난해 282만 달러에 비해 30만 달러 이상이 늘었다. 선수들의 연봉으로만 이 정도 규모의 투자를 하고도 대부분의 구단들이 흑자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 고액 연봉 타자 - 연봉이 반드시 실력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뛰어난 능력을 보유한 선수들의 블록버스터급의 대형 계약이 그다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 오프 시즌 중에도 1억불 규모의 장기계약이 몇 건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경향은 특히 타자들을 상대로 더욱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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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AP 통신의 발표를 기준으로 산정한 2008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상위 30위에 포함되는 선수들과 그 연봉이다. 이치로나 푸홀스처럼 연봉의 일부를 차후에 분할로 받게 되어 있는 선수들은, 계약서상에 나와 있는 올해의 연봉과 조금 차이를 보인다. 원래라면 이치로는 1800만, 푸홀스는 1600만을 받게 되어 있다.


1위는 당연히 알렉스 로드리게스다. 양키스와 계약이 보장되어 있는 앞으로의 10년 동안 과연 그의 자리를 넘볼 수 있는 선수가 나올지 조차도 의문이다. 현재로서는 2011시즌이 종료된 후 31살의 나이로 FA가 되는 알버트 푸홀스만이 유일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을 뿐, 그를 제외하면 그 누구도 근접하기 어려울 것이다.


각 언론에서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만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지만, 플로리다 말린스의 팀 전체 연봉(2184만)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 선수는 그 혼자가 아니다. 같은 팀의 제이슨 지암비도 어마어마한 연봉을 받고 있고, 데릭 지터도 그에 근접한 연봉을 받고 있다. 특히 지암비의 경우 올 시즌이 종료되면 500만 달러의 바이아웃 금액까지 받을 것이 거의 확실해, 실제 수령 금액만 따진다면 에이로드를 넘어 실질적인 1위나 다름없다. 이렇듯 2008시즌 메이저리그의 연봉 순위 1위부터 3위까지는 모두 뉴욕 양키스다.


위의 선수들 가운데는 지암비나 퍼칼, 드류처럼 몸값을 못해 구단 관계자들의 속을 태우는 이들도 있으며, 푸홀스나 게레로처럼 그 활약상에 비해 오히려 연봉이 적어보이는 이들도 있다. 또한 토드 헬튼이나 바비 어브레유 같이 좋은 활약을 펼치지만, ‘저 정도의 연봉을 받을 자격이 있나?’하는 물음표가 그려지는 선수들도 있다. 지암비, 벨트란, 헌터, 퍼칼, 섹슨, 테하다, 버렐, 드류, 벨트레 등의 선수들은 올 시즌 그 가치를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7년 동안 1억 2600만 달러의 대규모 계약을 한 버논 웰스가 위의 명단에 없는 것은, 토론토와 웰스가 계약하는 가운데 사이닝 보너스를 2550만 달러, 올해 연봉은 50만 달러로 책정하는 다소 엽기적인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웰스의 올 시즌 연봉은 400만 달러 정도로 평가되었다.


▷ 고액 연봉 투수 - 투수의 장기계약은 독과 같다

메이저리그는 같은 최고 레벨이라면 5일에 한 번 나오는 투수가 타자보다 다소 덜한 연봉을 받는 편이다. 13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선수 가운데 타자가 32명임에 비해 투수는 13명에 불과하다. 참고로 올 시즌 1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는 모든 팀을 합쳐서 8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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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고의 투수인 산타나가 드디어 연봉 순위에서도 최고 자리에 올랐다. 메츠와 6년간 1억 375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어 올해 1900만 달러의 연봉을 받게 되어 있으나, 산타나도 이치로 등과 마찬가지로 매년 500만 달러를 추후 분할로 받게 되어 있기 때문에 선수 노조의 규약상 올 시즌 연봉은 약 1700만 달러로 계산된다.


상위 20명의 선수들 중 마무리 투수는 리베라를 비롯해 라이언과 네이선까지 모두 3명. 나머지는 모두 선발 투수들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자신의 몸값을 제대로 하는 선수는 몇 되지 않는다. 20명의 선수들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그 동안 제 역할을 하지 못했거나, 지금 현재 부상자 명단에 올라 전력에서 이탈해있다.


모든 투수들 가운데 4위에 해당하는 연봉을 받는 햄튼은 8년의 계약 기간 중 이미 2년 반을 부상으로 쉬었다. 올해는 복귀가 예상되고 있었지만, 투구연습을 하던 중 흉부에 통증을 느껴 또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지난해 LA 다저스와 계약한 제이슨 슈미트도 마찬가지. 다저스는 팀 내 연봉 1,2위인 퍼칼과 슈미트가 둘 다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속을 태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수에게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보장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말이 허언처럼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몇몇의 뻥튀기 되어 있는 선수들을 제외한 많은 에이스급의 선수들은 적정한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지난해 아메리칸 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C.C. 사바시아나 자쉬 베켓, 로이 할라데이 등의 선수들은 1000만~1100만 달러 사이의 연봉을 받으면서 연봉이 아깝지 않은 맹활약을 하고 있다.


타자들 가운데 알버트 푸홀스(7년 1억불)가 팬들 사이에서 ‘노예계약’이라 평가될 정도로 염가(?)봉사를 하고 있다면, 투수들 가운데 소위 말하는 껌값 정도의 연봉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선수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위너인 제이크 피비다. 유망한 투수를 알아보는 데 일가견이 있는 케빈 타워스 샌디에이고 단장은 이미 2005년에 옵션을 포함해 2009년까지 5년간 2200만 달러로 피비를 묶어놓았고, 그 후로도 2012년까지 3년간 5200만 달러의 연장계약을 채결해 놓았다. 산타나의 계약이나 최근의 추세를 감안했을 때, 피비가 억울해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투수나 타자나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선수들이 그에 합당한 최고 연봉을 받는 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그에 비해 지난 7년 동안 매년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도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뉴욕 양키스는, 올해 그 불명예를 씻을 수 있을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연봉이 그 선수나 팀의 실력을 100% 대변해 주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비례관계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야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은 언제나 예외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