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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4월 16일) 호세 벨베르데, '불쇼'란 이런 것이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4. 16.

4월 16일(현지시간 15일) MLB 오늘의 선수 - 'Worst' 편


마이크 로웰의 부상으로 인해 얼떨결에 메이저리그로 콜업된 보스턴의 3루 유망주 제드 로우리가 오늘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경기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꽤나 좋은 타자 유망주로 알려졌던 이 친구는 오늘 자신의 첫 빅리그 시합에서 그 존재감을 당당히 나타냈다.


비록 싱글 히트 하나를 때려냈을 뿐이지만 그 싱글도 2타점짜리였고, 땅볼로 인한 타점도 있었기 때문에 3타점. 첫 경기답게 삼진도 2번이나 당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성적이다. 보스턴이 굳이 로웰에게 거액을 안기면서까지 3년 계약을 할 필요가 있었던 걸까?


뉴욕 메츠의 데이빗 라이트는 홈런과 2루타 2개로 5타점을 쓸어담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해 거의 손에 들어왔다가 놓쳐버린 MVP를 올해는 올해는 빼앗기지 않으려는 듯. 팀 동료인 마이크 펠프리는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2승째를 챙겼고, 그 외에도 샌디에이고의 랜디 울프와 플로리다의 스캇 올슨, 화이트삭스의 존 댕크스 등이 나란히 7이닝 무실점(댕크스는 7.2이닝)으로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오늘 모든 투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피칭을 선보였던 것은 휴스턴의 선발 션 채컨이었다. 막강 필라델피아 타선을 상대로 8이닝을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은 채컨. 지난 두 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각각 6이닝 2실점, 3실점)를 하고도 팀 타선의 불발로 승리를 챙기지 못한 그였기에 오늘 경기는 아예 완벽한 투구를 선보인 것.


하지만 그는 오늘 좀 무리를 해서라도 완봉을 노리지 않은것을 후회했을 것이다. 정말 어이없게도 팀의 주전 마무리라는 인간이 그 경기를 말아먹었기 때문. 휴스턴의 마무리이자 지난해 세이브왕을 '오늘의 워스트 플레이어'로 선정한다.


호세 벨베르데(79년생)
- 0.1이닝 3피안타 몸에 맞는 공 하나 4실점(3자책) 2탈삼진 블론세이브 겸 패!


지난 8일 세인트루이스 전에서도 멋지게 불을 질러주면서 팀 동료 미겔 테하다를 재역전 끝내기 홈런의 영웅으로 만들어주고 자신은 승리를 챙겼던 벨베르데. 오늘은 더더욱 멋진 불쇼를 선보이면서 결국 패전 투수가 되었다.


호세는 팀이 3:0으로 이기고 있던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채컨에게 완전히 눌리는 바람에 욕구불만에 가득 차있던 필라델피아 타자들과 계속해서 헤롱헤롱 정신 못차리고 있던 호세 벨베르데의 만남은 그 자체가 비극을 예고한 것인지도 모른다.


등판하자 마자 첫 타자인 크리스 스넬링에게 홈런을 얻어맞았고, 채이스 어틀리에게는 몸에 맞는 공을 선물했다. 홈런-삼진왕 라이언 하워드는 삼진으로 잡았으나 뒤이어 등장한 팻 버렐(FA로이드 주사를 제대로 맞은)에게 동점 2점 홈런을 허용, 스스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며 채컨의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게 만들었다. 제프 젠킨스는 삼진을 잡았지만, 예상치도 못하게 리그 최고의 수비형 포수인 아스무스가 패스트볼을 범해 다시 1루(이것이 0.1이닝 2탈삼진의 비밀이다), 페드로 펠리즈의 2루타로 경기는 끝이 났다.


어설프게 불을 지를 바에는 이렇게 큰 건수를 한 번씩 터뜨려 주는 것이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이렇게 자주 그러면 남는 것은 그를 향한 비아냥과 악플뿐이다. 11.37이라는 엽기를 넘어선 방어율(6.1이닝 8자책)과 2.68이라는 휩... 어이가 없어 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