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4월 17일) 잠자던 에이스, 드디어 깨어나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4. 17.

4월 17일(현지시간 16일) 'MLB 오늘의 Best 플레이어'


오늘은 여러 경기에서 활발한 타격전이 벌어지면서 타자들 가운데 좋은 성적을 기록한 선수들이 많았다.


특히 현 메이저리그 최고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대결은 끝내주는 난타전을 벌였다. 양 팀 투수들이 모두 초반에 떡실신하며 강판당한 상황에서 양키스의 불펜(5이닝 1실점)이 좀 더 효과적인 계투를 선보이며, 선발(3.2이닝 7실점)에 이어 불펜(5.1이닝 8실점)까지 박살난 보스턴에 승리를 거두었다. 양팀 모두 합쳐 30개의 안타가 오간 간만에 볼만했던 경기.


종이 호랑이라고 놀려댔던 디트로이트는 장단 17안타를 몰아치며 13득점! 클리블랜드를 13:2로 제압하고 3연승을 달렸다. 그 가운데 가장 돋보였던 것은 각각 5타점씩을 쓸어담은 미겔 카브레라(6타수 4안타 1홈런 2득점 5타점) 에드가 렌테리아(4타수 3안타 1홈런 1득점 5타점). 드디어 잠자던 천재소년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 각성하기 시작한 듯 보인다.


또 한 명의 천재소년인 시애틀의 펠릭스 에르난데스 9이닝 8피안타 2실점(1자책) 8탈삼진으로 오클랜드를 잠재웠다. 시즌 첫 완투승이자 2승째! 첫 두 번의 등판에서 각각 7이닝과 8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도 그림 같은 두 번의 대역전패로 승리를 날려먹지만 않았다면 4승으로 다승부문 단독선두였을 것이다. 킹 펠릭스의 입장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


이런 저런 활약들이 많았던 하루지만, 역시나 눈길을 끄는 선수는 따로 있었다. 그의 투구 내용이 펠릭스보다 좋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늘 그 경기 결과를 지켜보면서 감동먹은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로이 오스왈트(1977년생)
- 7이닝 5피안타 2볼넷 1실점 4탈삼진 승!

세 경기 연속 삽을 드는 바람에 많은 팬과 그를 아끼는 전문가들로 하여금 탄식을 자아냈던 오스왈트. 그가 드디어 그 다운 피칭을 했다. 7회까지의 투구수도 겨우 92개. 오스왈트가 드디어 감격적인 시즌 첫승을 일구어낸 것이다.


지난 3경기의 여파가 워낙 커서 아직도 시즌 방어율은 6.65에 불과하지만, 오늘 그가 제압한 팀이 MVP 후보가 3명(하워드, 어틀리, 롤린스)이나 모여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였다는 점은 무척 고무적이다. 또한 2:1의 팽팽한 투수전 끝에 거둔 승리라는 점 역시도.


오스왈트의 노련한 피칭으로 인해 휴스턴은 안타수의 열세(6-4)에도 불구하고 2:1로 승리할 수 있었다. 물론 한 경기로 그의 부활을 확신할 수는 없다. 아마도 앞으로 적어도 3경기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불운의 에이스 로이 오스왈트가 부활의 기미를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반기는 팬들이 무척 많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