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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2008 MLB 후반기의 관전 포인트(2) - NL

by 카이져 김홍석 2008. 7. 19.

모처럼 올스타전을 성황리에 마친 메이저리그가 한국시간으로 18일부터 후반기 레이스에 돌입했다. 162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은 현재 팀별로 65~69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각 팀은 트레이드 데드라인(7월 31일) 이전에 많은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포스트 시즌 진출을 노리는 팀은 자신들의 약점을 보충하기 위해, 이미 다음 시즌을 내다보고 있는 팀들은 기존 선수들을 내주고 뛰어난 유망주들을 얻기 위해 눈치작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


후반기 시작을 맞이해, 현재까지의 간단한 점검과 앞으로의 전망을 지구별로 살펴본다. 전날의 아메리칸리그 편에 이어 이번에는 내셔널리그다.(팀 순위와 성적은 전반기까지 만을 종합한 것이며, 붉은 색은 지구 1위, 파란색은 와일드카드 1위 팀을 나타낸다.)


▷ NL 동부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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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블랜튼을 영입하며 투수진 보강을 꾀한 필라델피아와 드디어 제정신을 차린 뉴욕 메츠, 후반기에는 이들 두 팀의 열띤 순위 레이스가 예상된다. 시즌 중반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등 크게 삐걱대던 메츠는 전반기 막판 9연승을 질주하며 최고의 분위기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했다.(18일 경기에서 메츠는 10연승을 달성하며 필리스와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필리스의 채이스 어틀리(25홈런 69타점 .291)-라이언 하워드(28홈런 84타점 .234)-팻 버렐(23홈런 57타점 .275)로 이어지는 상위타선은 리그 최고의 파괴력을 자랑한다. 투수진도 지난해와 다르게 리그 4위권의 방어율을 기록 중이다. 오클랜드로부터 트레이드 해 온 조 블랜튼(5승 12패 4.96)도 작년만큼은 못하지만 하위 로테이션 선발로는 부족함이 없다. 정상궤도에 돌입한 메츠의 전력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필리스도 거기에 전혀 꿇릴 것이 없다.


잠자던 카를로스 델가도(18홈런 55타점)의 홈런포가 다시 불을 뿜기 시작하면서 메츠는 예의 강함을 회복하는 것 같은 모습이다. 요한 산타나(8승 7패 2.84)는 여전히 믿을 수 있는 에이스. ‘고향의 기억과 힘을 모두 잊어버린 슈퍼맨’이 된 페드로 마르티네즈(3승 2패 6.25)만 외계의 기억을 되찾는다면 지난해의 아픔을 필리스에게 그대로 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


한 때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하다가 그 기세가 한풀 꺾인 플로리다의 경우는 아무래도 좀 힘들어 보인다. 아무리 리그 최강의 홈런포(135개-ML 1위)로 무장했다곤 하지만 3~5선발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선 답이 있을 수 없다. 리키 놀라스코(10승 4패 3.70)와 스캇 올슨(5승 4패 3.77)이 버티고 있기에 5할 승부는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위 두 팀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믿을만한 선발 투수가 한 명 더 필요하다.


애틀란타가 동부지구의 터줏대감이었다는 사실은 이제 역사 속의 추억으로 기억해야 할 것 같다. 더 이상 그들은 강팀이 아니다. 타자들의 경우 주축이 되는 3명(치퍼 존스, 마크 테익세이라, 브라이언 맥캔)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투수진은 리그 정상급이지만, 존 스몰츠의 이탈로 인한 공백이 치명적이다. 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테익세이라를 트레이드해서 내년을 위한 발판으로 삼는 것이 현명하다.


워싱턴 내셔널스 타자들의 성적을 보고 있노라면 나오는 것은 한 숨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10홈런 또는 40타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팀이다.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는 투수진은 가까스로 메이저리그급이라는 평가를 들을만하지만 타선은 트리플A 수준이다.


▷ NL 중부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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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득점 리그 1위, 팀 방어율 3위. 시카고 컵스가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높은 승률로 최고의 격전지를 제압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그렇잖아도 강한 팀이 리치 하든(5승 1패 2.19)이라는 또 하나의 강력한 엔진을 장착했다는 사실. 팀 내 최고 연봉 타자인 알폰소 소리아노(51경기 15홈런 40타점)가 시즌의 절반가량을 결장하고도 저러한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이 현재 컵스의 강함을 잘 보여준다. 세인트루이스와 밀워키의 추격이 아무리 거세다 해도 컵스의 자리를 넘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올해야말로 100년 만의 월드시리즈 제패에 도전할 절호의 찬스다.


프린스 필더(18홈런 52타점)와 라이언 브론(23홈런 66타점)의 쌍포가 건재한 밀워키도 진지하게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C.C. 사바시아(8승 8패 3.67)를 영입한 것은 컵스와 카디널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컵스는 둘째치고 카디널스-메츠(또는 필리스)와 겨루어 와일드카드 한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것은 꽤나 험난한 여정이 될 전망이다. 그러기 위해선 모처럼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벤 시츠(10승 3패 2.85)에게 아무런 일도 없어야만 한다.


컵스-브루어스와 달리 카디널스는 에이스급 투수의 영입에 크게 힘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들은 따로 보강을 하지 않더라도 후반기에 돌아올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2005년 사이영상 수상자인 크리스 카펜터가 재활 피칭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손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아담 웨인라이트(6승 3패 3.14)도 8월 초에 복귀할 예정이다. 이들만 돌아온다면 그 어떤 팀이 상대라고 해도 물러설 이유가 없다. 세인트루이스에는 감독 추천으로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올스타 팀의 4번 타자 자리를 접수한 알버트 푸홀스(18홈런 50타점 .348)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신시네티와 피츠버그 그리고 휴스턴에게 긴 지면을 할애한다는 것은 낭비다. 신시네티는 한 개 차이로 홈런 2위에 올라 있는 아담 던(27홈런 60타점 .228)의 홈런왕 등극 여부와 5년 연속 40홈런 달성이 후반기의 유일한 볼거리다. 피츠버그는 많은 팀들에게 러브콜을 받고 있는 중심타자 제이슨 베이(19홈런 65타점)의 거취가, 휴스턴은 랜스 버크만(22홈런 73타점 .347)과 로이 오스왈트(7승 8패 4.56)의 시즌 최종 성적만이 팬들의 관심거리다.


▷ NL 서부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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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Wild-West'는 이제 옛 말이다. 올해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는 메이저리그의 6개 지구 가운데 가장 볼품없고 초라한 지구가 되고 말았다. 지구 1위 팀의 승률이 5할이 채 되지 않는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시즌 초 신나게 돌아가던 저스틴 업튼(11홈런 31타점 .242)의 방망이가 멈춤과 동시에 애리조나의 강함도 연기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크리스 영(13홈런 46타점 95삼진 .228)의 나쁜 선구안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시즌 초 연승가도를 달렸던 브랜든 웹(13승 4패 3.23)의 호투가 아니었더라면 지구 1위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부끄러운 1위라 하더라도 지구 내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댄 하렌(8승 5패 2.72)이 웹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고 있는 한 어떻게든 5할 승부는 하고도 남을 팀이기 때문. 우여곡절 끝에 290승에 도달한 랜디 존슨(6승 7패 5.23)이 후반기에 얼마나 잘 던져주느냐가 관건이다.


스캇 보라스에게 앤드류 존스(53경기 2홈런 10타점 .164)라는 불량품을 거액에 구입한 LA 다저스는 정말로 힘든 전반기를 보냈다. 채드 빌링슬리(9승 8패 3.25)가 에이스급 투수로 성장한 것은 반가운 일이나 진짜 에이스 브래드 페니(5승 9패 5.88)의 몰락은 조 토레 감독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 반드시 전력 보강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타자를 영입하는 것이 확실한 해결책으로 보일 수도 있겠으나, 아무리 최근에 욕을 많이 먹었다곤 해도 앤드류 존스 정도의 타자를 완전히 망가뜨릴 수도 있는 곳이 바로 다저스타디움이다. 어쩌면 에이스급 투수의 영입이 더욱 확실한 답이 될 수도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2년차 투수 팀 린스컴(11승 2패 2.57)이 사이영상을 노릴 만한 에이스급 투수로 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올 시즌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지난해의 지독한 불운에 이어 올해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맷 케인(5승 6패 4.06)은 안쓰럽지만, 좌완 조나단 산체스(8승 5패 3.97)의 성장은 코칭스태프의 기쁨이다. 빈약한 타선을 얼마나 보강하느냐에 따라 내년 시즌에는 서부지구의 패지가 될 수도 있을만한 잠재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당초 메이저리그 최약체로 분류되던 샌프란시스코보다 못한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콜로라도와 샌디에이고에게 수치나 다름없다. 특히 지난해 이 두 팀은 리그 와일드카드를 놓고 준플레이오프를 벌였었고, 거기에서 승리한 콜로라도는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하지 않았던가. 콜로라도는 현재 주포인 맷 할리데이(14홈런 51타점 .332)를 트레이드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며 샌디에이고도 그렉 매덕스의 트레이드 루머가 나돌고 있다. 이미 두 팀 모두 올 시즌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 김홍석(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