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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메이저리그 단일시즌 최다 세이브 Top-10

by 카이져 김홍석 2008. 7. 24.

며칠 전 LA 에인절스의 마무리 투수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가 98경기 만에 40세이브를 달성했다. 덕분에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 작성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50세이브 이상은 단 10번 나왔다.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10걸을 살펴보자.


10위. 마리아노 리베라 50세이브(2001년)

양키스의 풀타임 마무리가 된 지 5년째가 된 2001년 마리아노 리베라는 기념할 만한 50세이브를 달성했다. 리베라는 9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구원투수상(Rolaids Relief Man of the Year award)을 수상했고, 양키스를 4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그 전 5년 동안 포스트시즌에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였던 리베라는 이 해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애리조나의 루이스 곤잘래스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무너지고 만다. 포스트시즌 통산 8승 1패 34세이브 방어율 0.77의 화려한 성적을 자랑하는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리베라가 기록한 유일한 1패가 바로 그 패배였다.


공동 8위. 데니스 에커슬리 51세이브(1992년)

10년이 넘게 선발투수로만 활약하던 에커슬리(통산 197승 171패 390세이브 3.50)는 토니 라루사 감독에 의해 1987년부터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다. 그리고 1992년 1.91의 방어율로 51세이브를 기록하며, 놀랍게도 리그 MVP와 사이영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마무리 투수로서 이와 같은 업적을 남긴 이는 1981년의 롤리 핑거스(6승 3패 28세이브 1.04)와 84년의 윌리 에르난데스(9승 3패 32세이브 1.92)에 이어 3번째였다. 에커슬리가 50세이브를 달성한 1992년은 그가 37살이 되던 해였다. 이것은 50세이브를 달성한 선수들 가운데 최고령 기록이다. 에커슬리는 2004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공동 8위. 로드 벡 51세이브(1998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좋은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던 로드 벡(통산 38승 45패 286세이브 3.30)은 1998년 FA가 되어 시카고 컵스로 이적하자마자 3.02의 방어율로 51세이브를 기록한다. 하지만 그는 MVP 투표에서는 18위에 그쳤고,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다. 이 해 최고의 마무리는 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2004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를 떠난 로드 벡은 지난해 6월 39세의 나이로 사망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7위. 에릭 가니에 52세이브(2002년)

실패한 선발 유망주였던 에릭 가니에는 구원투수로 전향하자마자 괴물 같은 성적(4승 1패 52세이브 1.97)을 보여준다. 그 뛰어난 스터프는 선발이 아니라 구원 투수가 되기 위해 존재했던 것이었다. 엄청난 위력의 체인지업으로 무수히 많은 탈삼진(82.1이닝 114삼진)을 잡아낸 가니에는 당시 함께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존 스몰츠와 더불어 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떠오른다. 지금이야 근육 강화제를 사용했음이 밝혀지는 바람에 그 모든 업적이 폄하되고 있지만, 당시 가니에가 보여줬던 포스는 장난이 아니었다.


공동 4위. 랜디 마이어스 53세이브(1993년)

통산 347세이브를 기록한 랜디 마이어스는 90년대를 풍미한 마무리 투수 중 하나다. 1993년 그는 53세이브를 달성하며 당시 내셔널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방어율은 3.11로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그 해 내셔널리그 Rolaids Relief Man of the Year award를 수상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공동 4위. 트레버 호프만 53세이브(1998년)

호프만은 마이어스의 기록과 타이인 53세이브를 1.48의 뛰어난 방어율로 기록했다. 에이스 케빈 브라운과 더불어 팀을 월드시리즈까지 진출시켰던 호프만은 사이영상 투표에서 탐 글래빈(11표)보다 더 많은 1위표(13표)를 얻고도 2위에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Rolaids Relief Man of the Year award 경쟁에서 로드 벡을 따돌리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올 시즌은 심각한 부진(1승 5패 18세이브 4.91)에 빠져 위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이미 그가 쌓아온 업적(통산 542세이브-역대 1위)은 너무나도 훌륭하다.


공동 4위. 마리아노 리베라 53세이브(2004)

2004년 리베라는 개인 통산 두 번째 50세이브 시즌을 보내며 자신이 ‘역대 최고의 마무리’라 불릴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다. 1.94의 방어율로 4승 2패 53세이브를 기록한 리베라는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아쉽게도 3위에 그쳤지만 통산 3번째로 아메리칸리그 Rolaids Relief Man of the Year award를 수상했다.(이후 43세이브를 기록한 2005년까지 4회 수상 달성)


공동 2위. 존 스몰츠 55세이브(2002년)

선발투수로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스몰츠는 풀타임 클로저가 되자마자 마이어스와 호프만의 리그 기록을 갈아치웠다. 동시에 에커슬리 이후로 20승(1996년 24승)과 50세이브를 동시에 달성한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3.25의 방어율로 55세이브를 기록한 스몰츠는 에릭 가니에(52세이브 1.97)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Rolaids Relief Man of the Year award를 수상했다. 이 상의 수상 기준에 방어율은 관계가 없다.


공동 2위. 에릭 가니에 55세이브(2003년)

가니에는 2002년에 이어 2년 연속 50세이브를 기록하며 전년도 스몰츠에게 빼앗겼던 리그 Rolaids Relief Man of the Year award를 되찾아왔다. 55세이브 ‘0’블론 세이브, 그리고 1.20의 방어율과 82.1이닝에서 잡아낸 137개의 탈삼진. 가니에는 32개의 1위표 가운데 28개를 얻으며 당당히 리그 사이영상까지 수상한다. 이 해 가니에가 남긴 성적은 ‘역대 마무리 최고의 시즌’이라고 칭송받아 마땅했다. 2007년 12월 ‘미첼 레포트’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1위. 바비 식펜 57세이브(1990년)

단 9년의 짧은 메이저리그 경력을 가지고 있는 바비 식펜은 평범한 수준의 마무리 투수에서 1990년 갑자기 대형 사고를 친다. 역사상 처음으로 50세이브를 돌파한 식펜은 그 숫자를 ‘57’까지 늘렸고, 이는 지금까지도 역대 최다 기록으로 남아 있다.


?위.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42+@세이브(2008년)

98경기 만에 40번째 세이브를 달성한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는 팀의 101번째 경기에서 세이브 숫자를 42까지 늘렸다. 남은 61경기 동안 16세이브를 추가하며 신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26살 젊은 마무리 투수의 거침없는 질주가 기대된다.


※ Rolaids Relief Man of the Year award

메이저리그에서는 매년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마무리 투수들을 리그별로 선정해 Rolaids Relief Man of the Year award를 시상한다. 이 상은 다른 상들과는 다르게 기자들의 투표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상을 수상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준에 의해 주어지는 포인트에서 최다 점수를 획득해야 하며 그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세이브마다 3점.

2. 터프 세이브는 1점 추가

3. 구원승마다 2점.

4. 구원패 또는 블론 세이브마다 2점씩 감점

(* 터프세이브 : 1점 차이거나 동점 또는 역전 주자가 출루해 있는 상황에서의 세이브)


특이할만한 점은 이 기준에 방어율이나 탈삼진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마무리 투수는 비록 실점을 하더라도 팀의 승리만 지켜내면 충분히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J.J. 퍼츠가 8개나 되는 터프세이브를 성공시키며 134포인트를 획득해 양대 리그 최고점을 기록했고, 역대 최고 점수는 2003년 에릭 가니에의 165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