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뚝심’의 김경문 감독, 이대호의 결승전 타순은?

by 카이져 김홍석 2008. 8. 22.

22일 열렸던 일본과의 준결승전은 부상으로 그 동안 라인업에서 빠져 있는 3루수 김동주가 복귀하면서 현 시점에서의 대표팀 베스트 라인업이 출격했다.


이종욱(중견)-이용규(우익)-김현수(좌익)-이승엽(1루)-김동주(3루)-이대호(지명)-고영민(2루)-강민호(포수)-박진만(유격)으로 이어지는 타순.


13일 본선 첫 경기였던 미국전과 비교하자면 이진영 대신 ‘역전타의 명수’ 김현수가 3번으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진갑용 대신 강민호가 포수겸 8번 타자로 들어갔다는 점이 차이가 있을 뿐 기본 골격은 그대로인 셈이다.


이왕이면 기본적인 뼈대를 크게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의 타선 운용, 이것이 김경문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가진 특징이자 힘이다. 그리고 이러한 김경문 감독의 ‘믿음의 야구’는 일본전에서 이승엽의 역전 2점 홈런을 꽃을 피웠다.


하지만 이 날 경기에서는 한 가지 아쉬운 면도 드러났다. 그것은 이번 대회 홈런 1위(3개) 타점 2위(10개)를 기록 중인 이대호의 6번 기용이다. 김동주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동안 5번 타자로 출장하던 이대호는 김동주의 복귀와 더불어 다시 6번 타순으로 내려갔다.


이대호는 일본전에서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3번의 타석에서 방망이 한 번 제대로 휘둘러보지 못하고 모두 볼넷으로 출루한 것이다. 한국이 7회 1점을 추가하며 2:2 동점을 만든 것도 이대호의 볼넷 출루가 시작이었다. 그를 대신해 누상에 나간 대주자 정근우가 대타 이진영의 적시타 때 득점에 성공한 것.


하지만 경기 초반에는 하위 타순의 타자들이 모두 침묵하던 상황이라 아쉽게도 첫 두 번의 볼넷 출루는 모두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가장 출루율이 좋은 이대호가 비교적 하위 타순인 6번에 배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일어난 상황이었다. 이대호가 좀 더 상위타순에 배치되어 있었다면, 그게 아니더라도 5번인 김동주와 타순만 바뀌었더라도 이날 경기는 좀 더 쉽게 풀릴 수도 있었을 지도 몰랐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대호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치른 8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해 21타수 9안타 타율 .429(5위)를 기록 중이다. 9할이 넘는 장타율은 쿠바의 4번 타자 알렉세이 벨(.960)에 이은 2위, 7개나 되는 볼넷을 얻어낸 덕에 출루율(.586)은 8개국 타자들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3개의 홈런을 터뜨린 선수이기도 하다.


결승전 상대가 누가되건 간에 한국을 상대하는 나라는 일본전 역전 홈런의 주인공인 이승엽과 더불어 이대호를 ‘경계대상 1호’로 생각할 것이 틀림없다.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선 한국의 강점인 좌타자 라인과 더불어 우타자인 이대호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 일각에서는 타격감 좋은 이대호를 3번이나 5번 타순에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과연 김경문 감독은 이러한 의견에 귀를 기울여 결승전에서 이대호의 타순을 조정할까. 웬만하면 변화를 주지 않고 ‘뚝심 있는 믿음의 야구’를 구사하는 김경문 감독이 내세울 결승전 라인업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한국의 금메달을 가리는 올림픽 야구 결승전은 22일 저녁에 준결승전을 갖는 쿠바 vs 미국 전의 승자와 23일 오후 7시에 치러질 예정이다.


(PS. 김경문 감독님~! 3번 이대호 / 4번 이승엽 / 5번 김동주 / 6번 김현수의 우좌우좌 타선은 어떨까요? 1번부터 4번까지 죄다 좌타자만 포진해있으니까, 자꾸 좌투수로 교체하지 않습니까? 출루율 1위 이대호의 3번 기용을 진지하게 고려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