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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올림픽 야구 한국 경기 총 결산

by 카이져 김홍석 2008. 8. 25.
 

야구팬들의 염원을 담아 그 큰 꿈★을 이루어낸 올림픽이 끝이 났다. 나 역시도 올림픽 기간을 맞이해 한국 야구 대표팀에 관한 글을 무려 24개나 쏟아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금메달을 딴 한국 대표팀. 대표팀이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걸어왔던 길을 찬찬히 살펴본다.(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글의 편집은 거의 없었고, 예상도 당시 상황을 표현한 그대로 옮겼다.)


13일 미국전 예상

[관련글] 한국 대표팀, 미국의 데이비 존슨 감독을 흔들어라

‘미국’이라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그 강함이 두드러져 보이지만, 실상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출장한 미국 대표팀은 과거에 비해 그다지 강하지 않다. 특히 금메달을 차지했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에 비하면 선수 구성 면에서 훨씬 빈약하다. 벤 시츠-로이 오스왈트라는 마이너리그 최고 투수 유망주 (지금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된) 두 명이 포진해 있던 당시에 비해, 이번 미국 대표팀의 에이스로 평가 받는 투수가 유일한 대학 선수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라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대표 구성 당시에도 메이저리그 각 팀에서 팀 내 최고 유망주의 차출은 꺼리는 분위기였기에 트리플A가 아닌 더블A 위주로 대표팀을 꾸려야만 했고, 대표 명단을 발표한 이후에도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는 선수가 생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멤버를 교체한 적도 있다. 데이비 존슨의 선 굵은 믿음의 야구가 100% 실현되기 어려운 선수 구성이다.


게다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한국 대표팀의 구성은 그러한 야구의 천적과도 같은 선수 구성을 지니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이를 십분 활용하기만 한다면 미국 대표팀과의 승부가 의외로 손쉽게 풀릴 가능성도 있다.


8년 만에 기대하는 올림픽 메달의 꿈. 한국 대표팀이 원래 가지고 있는 장점만 100% 발휘한다면 미국과의 첫 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하면서 메달의 꿈을 향해 한 걸음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한다.


13일 미국전 결과 - 8 : 7 승리(1승)

경기 내용은 이미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9회에 등판한 한기주윤석민이 막판 다 잡은 경기를 날려버릴 뻔 했던 것을 발 빠른 타자 3명이서 다시 되찾아왔다.


미국의 데이비 존슨 감독은 지독스러울 정도로 강공을 지시하고 선수를 믿는 스타일이다. 한국과의 경기만 해도 올림픽 같은 단기전에서 선발 투수가 6실점 할 때까지 마운드에 올려놓는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 정도. 그런 존슨 감독을 흔들기 가장 좋은 것이 바로 빠른 발을 이용한 기동력 있는 야구다. 한국 대표팀은 그런 야구를 하기에 아주 좋은 선수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극대화 되어 나타난 것이 9회 말 공격이었다. 정근우이택근의 빠른 발이 결국 경기를 끝낸 것이나 다름없다.


안타 수는 12-9로 오히려 미국이 앞섰지만, 단기전에서는 한국이나 일본처럼 오밀조밀한 작전을 구사하는 팀이 유리하다는 것이 프로 선수들이 출장하는 올림픽이나 WBC 등에서 이미 증명되지 않았던가. 이번 미국의 패배는 단지 ‘동양 야구에 대한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에이스급이 아닌 브랜든 나이트를 선발 투수로 내보내고 존 갈 정도의 선수를 1번에 배치시킨 존슨 감독의 오만함이 불러온 패배나 다름없다.


기분 좋게 거둔 한국의 예선 첫 승리. 메달을 향한 순항이 예상된다.


14일 중국(1패)전 예상

송승준이 선발로 출격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홈팀이라고 하지만 중국은 아직 한국의 상대가 아니다. 캐나다에게 10:0으로 진 팀을 한국이 그 이상으로 이겨주지 못한다면 오히려 모양새가 아쉬울 마당. 캐나다 vs 중국전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7회 콜드 승이 예상된다.


14일 중국전 결과 - 6회말 0:0 상황 우천 서스펜디드

한국으로서는 1점이 아쉬운 통한의 경기였다. 전날 늦은 시간까지 경기를 한 후 곧바로 이어진 낮 경기라 한국 타자들의 몸이 무거워 보였다. 다행히 선발 송승준이 컨디션 관리를 잘해왔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중국에게 강우 콜드 패를 당할 뻔했던 아찔한 시합이었다.


이로서 한국은 미국전에 승리함으로써 가져온 이점을 모두 잃어버리고 오히려 불리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휴식일인 17일에 남은 경기를 치러야 하며, 투수 로테이션에도 구멍이 생기게 된 것. 미국전에서 8득점하며 살아났던 타선의 기세가 한 풀 꺾인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전날 미국 투수들의 150km에 달하는 강속구는 잘도 받아치던 한국 선수들이 중국 선발 리첸하오의 130km 중반의 직구과 그에 동반되는 변화구는 제대로 건드려 보지도 못했다.


반대로 전날 캐나다에 10:0으로 참패했던 중국은 한국과 대등한 승부를 벌이며 분위기를 탔다. 다른 팀과의 경기에서는 이 분위기가 이어지지 않을지 몰라도 17일에 이어질 한국과의 남은 시합에서는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과 더불어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경문 감독은 이래저래 골치가 아플만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15일 캐나다(1승 1패)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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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10:0승)-쿠바(6:7패)와의 경기를 통해 캐나다의 전력이 결코 만만치 않음이 드러났다. 한국으로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캐나다의 타선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이 문제다. 2경기에서 23타수 10안타 3홈런 11타점을 합작한 마이클 손더스(시애틀 매리너스)-스캇 쏘먼(애틀란타 브레이브스)-닉 웨글라즈(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조심해야 한다. 손더스는 BA 랭킹 30위권에 들어가는 특급 유망주이며, 쏘먼은 한때 애틀란타의 주전 1루수이기도 했던 선수. 한국의 선발 투수로 예상되고 있는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이들을 어떻게 제압하느냐에 승부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일 캐나다전 결과 - 1 : 0 승리(2승)

류현진의, 류현진에 의한, 류현진을 위한 경기였다. 첫 2경기에서 16점을 뽑아낸 캐나다 타선을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으로 셧아웃 시킨 류현진의 활약이 하마터면 엉뚱한 곳에서 좌초할 뻔했던 한국 대표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게다가 완봉을 해준 덕분에 17일에 재개될 중국과의 남은 경기에서도 투수 운용의 묘를 꾀할 수 있게 되었으니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류현진을 예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크게 우려하지 않았던 캐나다 투수진에게 3안타의 빈타에 허덕인 타선은 그 문제가 심각하다. 3회 솔로 홈런으로 이 경기의 유일한 득점을 올린 정근우(2안타)와 진갑용(1안타)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타자들은 2005년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선수였던 캐나다 선발 마이크 존슨(6이닝 1실점)과 그 외 투수들에게 철저하게 막혔다. 타선에서의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이후의 일정이 상당히 괴로울 것이다.


한편, 첫 경기에서 중국을 10:0으로 손쉽게 제압하며 기분 좋게 출발한 캐나다는 쿠바와 한국에게 연거푸 1점차로 패하면서 분루를 삼켰다. 아직도 미국이나 일본, 대만 등과의 경기가 남아 있기에 4강 진출을 위한 그들의 이후 일정은 가시밭길이나 다름없다.


16일 일본(2승 1패)전 예상

드디어 한국 대표팀과 ‘호시노 재팬’의 격돌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코나미 컵에서 일본 팀을 상대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던 김광현(SK)이 와다 츠요시(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현은 올 시즌 한국에서 11승 4패 방어율 2.94의 좋은 성적을, 와다는 일본에서 3.78의 방어율로 8승 4패를 기록했다.


문제는 한국 대표팀의 타격. 우리나라는 지난 2경기에서 15이닝 동안 6안타 1득점의 빈타에 허덕였다. 아무리 김광현이 좋은 투구를 보여준다고 하더라도 타선이 터지지 않는다면 힘든 시합을 풀어갈 수밖에 없다. 특히 17일에 경기가 없는 일본은 불펜을 총동원해서라도 우리와의 경기를 잡으려고 할 터, 중국에게 1점을 따내지 못해 휴식일 없이 8일 연속으로 경기를 하게 된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부담스럽기만 하다.


지금까지의 경기를 종합해본 결과, 네덜란드를 제외한 나머지 7개 팀의 전력 차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이 예상치 못한 팀에게 패할 수도 있고, 강적들을 모두 물리치고 금메달을 딸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일본과의 경기 결과는 한국의 메달 색깔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합이 될 것이다. 일본을 넘고 진지하게 금메달을 대표팀의 최종 목표로 상정할 때가 왔다.


16일 일본전 결과 - 5 : 3승리(3승)

[관련글] 일본전에서 드러난 희망요소와 불안요소

미국전에 이어 한국의 명승부가 또 다시 펼쳐졌다. 미국과의 경기가 ‘후공’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드라마였다면 일본과의 경기는 ‘선공’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재미난 요소를 보여준 경기였다. 중국과의 서스펜디드 경기를 포함해 4경기 모두 접전 양상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는 점은 불안하지만, 또한 그것을 매번 제압했다는 것도 크나큰 재산이 된다.


일본의 좌완 선발 와다 츠요시이승엽에게 강하다는 이유로 한국전 선발로 내정되었다. 그 예상대로 이승엽은 철저하게 봉쇄당했지만, 대신 한국을 대표하는 우타자 이대호를 막지 못했다. 6회 말 김광현을 구원한 윤석민이 2점 홈런을 허용하는 바람에 0:2로 뒤지고 있던 한국은 곧바로 7회 초 김동주가 1루에 나간 상황에서 터져 나온 이대호의 그림 같은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9회 초 공격에서 이대호의 희생번트와 김현수의 대타작전이 성공하면서 3득점. 9회 말 한기주의 불안을 틈타 끈질기게 따라온 일본을 따돌리고 승리의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이날 경기의 승리는 한국 팀에게 큰 재산이다. 김광현은 ‘일본 킬러’로써의 명성을 재확인했고, 이대호는 미국전에 이어 일본전까지 홈런을 치면서 4강 토너먼트에서의 대활약을 예고했다. 거기다가 쿠바와 더불어 대회 최강국으로 꼽히던 일본을 꺾으며 자존심을 한껏 드높인 상황. 이제는 정말로 금메달을 목표로 할 때다.


17일 중국(1승 2패)전 예상

캐나다에게 10:0으로 패하고 대회 최약체로 분류된 네덜란드에게조차 6:4로 패한 중국과 미국과 일본을 연거푸 제압한 한국의 대결. 상식적으로는 한국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나야 맞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 내내 한국 대표팀은 종목을 불문하고 중국 울렁증에 시달리고 있고 그것은 야구에도 이어졌나 보다. 14일 손쉽게 제압했어야 할 상대와 6회까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한국은 다른 6개국이 모두 휴식을 취하는 날에 남은 경기를 이어가야 한다.


6회말 1사 상황에서 한국의 공격을 시작으로 경기는 재개된다. 투수진의 소모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정규이닝 내에 경기를 끝내겠다는 각오. 18일 대만, 19일 쿠바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이승엽을 비롯한 몇몇 타자들의 공격력 회복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들의 활약으로 손쉽게 승리할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는 상황.


야구에서라도 중국 울렁증을 완전히 떨쳐버리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17일 중국전 결과 - 1 : 0 승리(4승)

라이벌 나라들이 쉬는 날 경기를 치른 것도 억울한데 결국 정규이닝 안에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까지 치렀다. 승리는 거뒀지만 한국으로서는 잃은 것도 많았던 아쉬운 시합이었음이 분명하다. 6회말 한국의 공격부터 이어진 경기는 결국 11회 연장 승부치기에 돌입해서야 끝이 났다. 이승엽이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침체된 타격 분위기를 쇄신할만한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 상처뿐인 승리로 남을 수도 있었다.


이번 올림픽 내내 이어지고 있는 ‘중국 울렁증’이 야구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뻔했다. 김경문 감독까지 “승부치기에 들어가는 순간 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을 정도니 말 다했다. 최약체로 평가된 네덜란드에게도 패한 팀이 숙적 대만을 물리치고, 최근 들어 질투의 대상이 되어버린 한국을 끈질기게 괴롭혔다는 것은 무척이나 아이러니하다.


어쨌든 이날 경기로 인해 한국은 4강 토너먼트 진출을 거의 확정지었을 뿐만 아니라, 쿠바와 더불어 사실상 예선 1,2위를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쿠바와의 경기에서 승자가 1위, 패자가 2위가 될 가능성이 99%쯤 된다. 쿠바가 중국이나 네덜란드에게 패할 가능성은 1%도 되지 않으며 우리나라가 네덜란드에게 질 가능성도 거의 없기 때문. 일단 준결승에서 쿠바는 피했다. 그 상대가 일본이냐 미국이냐 하는 것은 예선 마지막 날 예정되어 있는 두 팀의 맞대결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18일 대만(1승 3패)전 예상

첫 경기였던 미국전에 등판해 나쁘지 않았던 피칭(4.1이닝 3실점)을 선보였던 봉중근이 다시 한 번 출격한다. 대만의 선발로 예상되는 선수는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를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던 천웨이인.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뛰는 선수로 올 시즌 67이닝을 던지면서 2.67의 방어율을 기록 중인 선수다. 쉽게 볼 선수는 아니라는 뜻.


게다가 하루의 휴식을 가지고 나오는 대만 타자들과 휴식일에 경기를 한 한국의 타자들의 컨디션이 같을 수는 없으며, 경기 시간이 저녁이 아닌 낮이라는 점도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선발 봉중근의 역할이 중요하다. 캐나다 전에서 완봉승을 거뒀던 류현진을 본받아 최소한 7이닝 이상을 버티며 상대 실점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일정상 결승이나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선발로 등판할 가능성이 큰 그이기에 그 때를 대비해서라도 이번에 좋은 피칭을 선보이며 믿음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18일 대만전 결과 - 9 : 8 승리(5승)

[관련글] 공포스러웠던 대만전, 승리의 기쁨보다 더 큰 상처만...

흡사 공포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3시간 반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치러진 한국과 대만의 경기는 이를 지켜보던 한국 국민들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심정을 느끼기에 충분했기 때문. 우리나라 대표팀은 이날 경기를 통해서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첫째, 미국과 대만에 이어 23일 벌어지는 결승전(또는 동메달 결정전)에서의 선발 등판이 예정되어 있던 봉중근이 두 경기 연속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는 점이다. 두 경기 합계 8.2이닝 14안타 9실점. 지금 봉중근이 보여주는 컨디션으로는 쿠바-일본-미국 중 한 팀이 될 23일 경기에서 믿고 선발로 등판시킬 수 없다. 한국은 좋던 싫던 22일의 준결승과 23일의 결승전(또는 동메달 결정전)은 김광현류현진이라는 카드를 내세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상대가 이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게 불리하다.


둘째, 불펜의 소모가 극심했다. 휴식일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는 한국은 불펜의 소모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었다. 오승환의 컨디션은 아직 완전하지 않고 한기주는 더 이상의 기용이 가능할지가 의문인 상태. 문제는 남은 쿠바전과 네덜란드전이다. 쿠바전에는 송승준이 등판하면 된다. 하지만 류현진을 준결승 이후까지 남겨두기 위해서는 20일 네덜란드전에는 17일 중국전에서 4.1이닝을 던진 장원삼이 이틀만 쉬고 다시 출격할 수밖에 없다.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할 것은 당연한 사실. 윤석민이 롱릴리프로 등판해 긴 이닝을 소화해줘야 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큰데, 지금의 피로는 큰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 특히 쿠바전에서 송승준이 적어도 7회 이상을 책임져주지 못한다면 총체적인 투수운용의 난국이 찾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타자들의 타격 리듬이 흐트러졌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1회에는 놀라운 타격감을 선보였던 타자들은 2회 이후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경기 초반에 큰 타구가 나오기 시작하자 이후의 타석에서는 집중력과 정교한 맛이 사라져 버렸고, 주루플레이에서의 미숙함과 수비에서의 잔실수가 거듭됐다. 2회의 이승엽이 무리한 홈 쇄도로 아웃되더니, 8회에는 고영민의 번트 실패까지. 이대호의 타격감이 절정에 달했다는 점은 무척 다행스럽지만,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쿠바는 물론 4강 토너먼트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한국 대표팀은 든든한 안방마님 진갑용을 다리 부상으로 잃었다. 대신 투입된 강민호가 결승타를 때려내긴 했지만, 두 명의 포수를 융통성 있게 기용하는 것과 한 명에게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는 것은 그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그의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힘들게 이기긴 했지만 미국과 일본전의 승리는 명승부 끝에 얻어낸 값진 승리였다. 캐나다와 중국을 상대로 1:0의 힘겨운 승리를 거둔 것은 우리 타자들의 부진 탓도 있지만, 상대 투수의 호투를 인정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대만전과 같은 경기 양상은 곤란하다. 이런 유형의 경기는 팀 전체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


승리를 향한 한국 야구 대표팀의 열정이 23일 경기가 종료되는 그 순간까지 계속 이어지기를, 더불어 대만전의 상처도 내일(19일) 벌어질 쿠바와의 경기를 통해 모두 치유될 수 있기를 바란다.


19일 쿠바(5승)전 예상

이 경기를 두고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이미 김경문 감독은 이 경기를 버렸기 때문. 원래라면 5일 로테이션상 이날 선발 등판해야 하는 송승준을 김감독은 내일(20일) 네덜란드전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쿠바전은 계투작전으로 1,2이닝씩 던지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래서야 승리를 꿈꾼다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그렇다고 해서 그 작전이 나쁜 것은 아니다. 김감독은 송승준이 네덜란드전에서 완투해주길 기대하고 있으며, 그것이 성공하기만 한다면 나머지 투수들은 이틀의 휴식을 취한 후 준결승을 대비할 수 있다. 문제는 쿠바전에서 류현진김광현이 기용되느냐 하는 것. 준결승과 결승전의 선발로 예상되고 있는 두 선수이기에, 쿠바전에서 1이닝 이상의 투구는 하지 않는 편이 좋다. 다소 치욕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이런 작전이라면 7회 콜드패도 나쁘지만은 않다.


19일 쿠바전 결과 - 7 : 4 승리(6승)

[관련글] 통쾌했던 쿠바전, 얻은 것만 수두룩하다

소망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대만전의 상처는 모두 아물었고, 자신감과 더불어 승리의 기쁨도 함께 얻었다. 국제 대회 쿠바전 7연패의 사슬을 끊은 한국 올림픽 야구 대표팀. 이제는 진지하게 금메달을 노릴 수밖에 없다.


20일 네덜란드(1승 5패)전 예상

1경기와 마찬가지의 입장인 두 팀의 대결이지만 네덜란드는 중국과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다를 수 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한국의 상대가 되지는 못 할 테지만 말이다. 한국은 장원삼한기주로 이 경기를 끝내겠다는 계산. 아마도 이 경기에서 긴 이닝을 던진다면 준결승 이후에서는 등판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만, 여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나머지 투수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한기주.


20일 네덜란드전 결과 - 10 : 0 승리(7전 전승)

한국의 압도적인 힘이 돋보인 경기였다. 이대호는 또다시 홈런을 때려내며 대회 홈런(3개) 1위, 타점(10개) 2위로 우뚝 섰다. 준결승을 앞두고 간단히 연습경기 수준의 손쉬운 승리였다. 풀리그 1위가 확정된 한국은 쿠바전 7득점에 이어 네덜란드전에서도 대량득점에 성공하면서 타격감 조율을 끝냈다. 하지만 이날의 1등 공신은 다름 아닌 8이닝 완봉승을 기록한 선발 장원삼. 그의 덕택에 한국의 모든 투수들은 최소한 이틀 이상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은 이틀 후부터 벌어질 4강 토너먼트에서 우리나라의 큰 장점으로 발휘될 것이다.


22일 준결승 일본(4승 3패)전 예상

[관련글] 한국을 선택(?)해준 일본, 오히려 감사하다!

한국은
‘New 일본 킬러’ 김광현이, 일본은 지난 맞대결에서 상대했던 와다 츠요시스기우치 도시야(이상 소프트뱅크)가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경기 후반까지 접전 양상이 이어진다면 모를까 일단 미국전에서 2이닝을 던진 다르비슈 유가 나올 일은 없다. 이 점이 한국으로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한국은 네덜란드 전에서 장원삼이 완봉승을 거둬준 덕에 투수진이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김광현은 6일만의 등판이고, 여차하면 봉중근이나 송승준도 마운드에 올릴 수 있다. 특히 윤석민-권혁-오승환으로 이어지는 철벽 계투진에게 주어진 이틀간의 휴식은 큰 힘이 될 전망. 타격감은 이미 하늘을 날아다니는 수준이기에 와다나 스기우라, 둘 중 누가 되었건 간에 큰 부담은 없다.


결승전 선발로 나설 류현진을 제외한 모든 투수들을 동원해 일본을 제압하고 최소 은메달을 확보하는 것이 준결승의 과제다. 이상하게도 지금의 한국 대표팀은 왠지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도무지 들지 않는다.


22일 준결승 결과 - 6 : 2 승리 은메달 확보!

[관련글] 감동의 한-일전, 모든 응어리를 시원하게 풀어버리다!!

감독 : 김경문
주연 : 김광현 & 이승엽
특별출연 : 호시노
별점 : ★★★★★★★★★★


6 : 2 승리! 대회 첫 경기를 흥미진진한 ‘미드(미국 드라마)’로 시작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중간에 더 재미있고 긴장감 넘치는 ‘일드’를 쓰더니 일본과 다시 한 번 맞붙은 준결승에서는 감동의 드라마를 쓰면서 또 하나의 ‘일드’를 완성시켰다.


고작 4승 3패를 기록하고도 7전 전승을 달린 한국을 준결승 파트너로 선택(?)했던 호시노 재팬의 콧대를 완전히 눌러준 통쾌한 한판이었다.


이승엽의 홈런이 터지던 그 순간, 경기를 지켜보던 이들 중에 함성을 지르지 않았던 이가 있었을까? 대표팀은 이런 저런 일로 국민들의 가슴에 응어리진 한까지 모두 씻어 내릴 만한 극적인 역전승으로 더 할 수 없는 기쁨을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이제 남은 것은 내일(23일)의 결승전뿐! 금메달이 보이기 시작했다.


23일 결승전 결과 - 3 : 2 승리 금메달!!


<올림픽 예선 풀리그 결과 및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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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토너먼트 결과>

22일 오전 11:30 준결승 한국 6 : 2 일본

22일 오후 07:00 준결승 쿠바 10 : 2 미국

23일 오전 11:30 동메달 결정전 미국 8 : 4 일본

23일 오후 07:00 결승전 한국 3 : 2 쿠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