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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라이언 하워드 45호, 3년간 150홈런 작렬

by 카이져 김홍석 2008. 9. 17.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를 질주하고 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라이언 하워드(29)가 시즌 45호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 2006년 이후 3년 연속 45홈런이자 3년간 합계 150번째 홈런이기도 하다.


하워드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루수 겸 선발 4번 타자로 출장해 6:7로 뒤지고 있던 8회초 천금 같은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5타수 4안타 3타점 2득점의 맹활약, 7회 1타점 3루타를 기록하기도 한 하워드는 2루타 하나가 부족해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는 데는 아쉽게 실패했다.


필리스는 하워드의 불방망이에 힘입어 애틀란타를 8:7로 제압하고 5연승을 달렸다. 전날까지 반 게임차 앞서 있던 뉴욕 메츠가 이날 지구 꼴찌 워싱턴 내셔널스에게 1:0으로 패배한 터라, 이제는 반대로 필리스가 반 경기차 동부지구 선두로 올라섰다.


하워드의 이날 홈런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리그 MVP로 선정되었던 지난 2006년에 58홈런을 쏘아올린 이후 지난해 47개, 그리고 올해 45개를 기록함으로써 3년 연속 45홈런을 기록한 것이다. 2000~2004년까지 5년 연속 45개 이상을 때려낸 배리 본즈 이후로 처음, 현역 선수들 가운데는 켄 그리피 주니어(96~99)와 알렉스 로드리게스, 짐 토미(이상 01~03) 정도가 동일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06년 이후 때린 홈런의 개수는 무려 150개다. 앞으로 11경기를 남겨둔 상황이라 그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


메이저리그 역사상 연속된 3년 동안 15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베이브 루스(26~28, 161개)와 지미 폭스(32~34, 150개)를 시작으로 켄 그리피 주니어(96~99, 161개), 마크 맥과이어(97~99, 193개), 새미 소사(98~00, 179개), 배리 본즈(00~02, 168개), 그리고 가장 최근의 알렉스 로드리게스(01~03, 156개)까지 7명밖에 없었다. 하워드는 8번째로 3년간 150홈런을 쏘아올린 선수가 된 것이다.


193cm-120kg의 장대한 체구를 자랑하는 하워드는 현역 모든 타자를 통틀어서 파워 하나만큼은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교함(타율 .249)은 비교적 떨어지지는 편이지만, 찬스에는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 타점(136개) 부문에서도 메이저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150경기에서 190번이나 삼진을 당해 지난해 자신이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삼진 기록(199개)을 넘어서 사상 첫 200삼진 선수로 역사에 남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것이 홈런-타점에서 단연 돋보이는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하워드의 흠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필리스가 이대로 메츠를 제치고 지구 선두를 지켜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한다면, 하워드는 올 시즌의 가장 강력한 내셔널리그 MVP후보로써 개인 통산 두 번째 수상의 영광을 맛볼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편, 이날 지구 꼴찌 워싱턴 내셔널스에게 1:0으로 패한 메츠는 잊고 싶은 악몽이 되풀이될 위기에 처했다. 5연승의 필리스가 3연패의 메츠를 따돌리는 모습은 메츠 구단과 그 팬들로써는 지난해의 악몽이 떠오를 만도 한 상황. 더군다나 만약 이대로 지구 선두 탈환에 실패한다면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반경기차 2위인 밀워키 브루어스와 치열한 각축전을 벌여야만 한다. 양키스의 탈락이 확정된 마당에 메츠까지 위태로운 상황, 올해 뉴욕의 가을은 유난히 쓸쓸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