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14년 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이 좌절된 것이나 다름없는 뉴욕 양키스가 때늦은 4연승을 달리며 가을잔치를 위한 최후의 희망을 남겨뒀다. 하지만 ‘캡틴’ 데릭 지터는 상대 투수의 투구에 손목을 맞는 바람에 양키스타디움 고별전에 출장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아쉬움을 샀다.
양키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벌어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로빈슨 카노의 적시타로 인해 1:0으로 간신히 승리했다. 4연승일 뿐 아니라 최근 8경기에서 7승 1패의 좋은 페이스. 뒤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이러한 선전 때문에 보스턴 레드삭스의 와일드카드 확보가 결정되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84승 71패가 된 양키스가 남은 7경기에서 전승을 하고 보스턴 레드삭스(90승 64패)가 남은 8경기에서 전패를 기록한다면 양키스는 보스턴을 제치고 디비즌 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다. 또한 양키스가 전승하고 보스턴이 1승, 양키스가 6승 1패를 하고 보스턴이 전패를 당한다면 단판 플레이오프를 통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이다.
양키스는 볼티모어와의 양키스타디움에서의 마지막 고별전 외에 토론토와의 3연전을 앞두고 있으며 최종 3연전은 펜웨이파크에서 보스턴과 대결한다. 보스턴은 토론토와 남은 1경기를 치른 후 클리블랜드와 4연전을 가진 후 양키스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마지막 3연전이 양 팀의 맞대결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드라마가 갖춰질 여건이 마련되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현재의 전력을 감안했을 때 위의 극적인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키스는 올 시즌 토론토와 보스턴을 상대로 모두 7승 8패로 근소한 열세를 보이고 있고, 보스턴은 클리블랜드에 2승 무패로 앞서있다. 현재 보스턴이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템파베이와의 지구 1위 경쟁이지, 6.5경기차로 한참 뒤쳐진 양키스가 아니다.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 어쩌면 양키스의 연승은 그들의 이름이 ‘포스트 시즌 진출 후보 명단’에서 지워지는 것을 하루 더 늦춘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한편, 양키스는 22일 볼티모어와의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베이브 루스가 지은 집’이라 불렸던 양키스타디움과의 안녕을 고한다. 내년부터는 바로 옆에 지어지고 있는 ‘뉴 양키스타디움’으로 이사를 가기로 되어 있다.
다만 21일 경기에서 9회 초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결승점의 시발점이 된 양키스 유격수 데릭 지터가 손목 부상으로 인해 선발출장 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팬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대주자 등으로 모습은 드러낼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했을 때 8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홈구장의 고별전에 양키스를 상징하는 그들의 ‘캡틴’이 출장하지 못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아쉬운 일이다.
단 한 경기라도 패한다면 보스턴의 승리와 더불어 가을잔치 탈락이 확정되는 뉴욕 양키스. 혹시라도 0.1%의 가능성을 살려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한다면 양키스타디움 고별전을 좀 더 뒤로 미룰 수 가 있다.
과연 양키스가 기분 좋게 정규시즌 고별전에서 승리하여, 뉴욕의 팬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선사함과 동시에 최후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의 팬이라면 22일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경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