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포츠 전문 사이트인 FOXSports.com의 칼럼니스트 Mark Kriegel이 최근에 쓴 칼럼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매니는 내셔널리그 MVP가 되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Manny has done enough to be NL MVP)”
통산 526개의 홈런을 때리고 1721개나 되는 타점을 쓸어 담았음에도 불구하고 매니 라미레즈는 지난 15년의 선수생활 동안 단 한 번도 리그 MVP를 수상한 적이 없다. 그런 매니야말로 올 시즌 내셔널리그 MVP로 어울린다는 의견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직전에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LA 다저스로 이적한 매니가 트레이드 후 보여준 타격 능력은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는 다저스에서 출장한 48경기에서 16홈런 49타점을 기록 중이다. 비율 스탯(.399/.493/.751)은 아름답게 느껴질 정도.(모든 기록은 한국시간으로 23일 기준)
두 달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을 뛰었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와 팬들이 매니를 두고 MVP의 자격이 있다고 소리를 높이는 것은 그의 맹활약으로 인해 LA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 오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시즌 종료를 6경기 남겨둔 현재 2경기차 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저스의 이와 같은 선전은 매니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가능성이 크다. 고작 48경기를 뛴 매니가 안드레 이디어(20홈런)와 멧 켐프(17홈런)에 이은 팀 내 홈런 3위라는 것만 봐도 다저스 타선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을 느낄 수 있다. 매니가 합류한 이후의 다저스 타선은 그 전과 비교했을 때 그 질이 완전히 달라졌다.
매니 라미레즈는 시즌 종합성적에서도 메이저리그 최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36홈런 117타점 .331/.429/.600의 기록은 종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올 시즌 메이저리그 타자들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스턴과 LA 다저스가 같은 리그에 속해있었더라면 매니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MVP 후보 1순위였을 것이다.
하지만 내셔널리그에서 뛴 기간이 두 달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실제로 FOXSports.com에서 실시한 팬 투표에서는 약 5만 명의 참여자 가운데 반대 의견이 52%로 더 많았다. 하지만 이는 나머지 48%의 팬들은 매니의 수상을 찬성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항상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음에도 불구하고 매니는 MVP와 거리가 멀었다. 심지어 투표에서 2위에 오른 적도 없다. 올해도 ‘양대 리그의 구분’이라는 장애물 외에도 라이언 하워드(46홈런 141타점 .245)와 알버트 푸홀스(34홈런 106타점 .348)라는 난관을 극복해야만 한다.
최고의 누적 스탯으로 소속팀 필라델피아를 가을잔치 일보직전까지 견인한 하워드와 막강한 비율 스탯으로 무장하고 팬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푸홀스는 두 말할 것 없는 최강의 경쟁자들이다. 하지만 하워드는 심각하게 낮은 타율이, 푸홀스는 소속 팀이 포스트시즌에 탈락했다는 뚜렷한 단점이 존재한다. 이 점에서는 라미레즈와 마찬가지라는 뜻.
과연 매니 라미레즈의 개인 통산 첫 번째 MVP 수상은 가능할까? 단순한 엘리트급 선수가 아닌, 메이저리그 역사상 손꼽히는 강타자 가운데 한 명인 매니 라미레즈이기에 그의 수상 여부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MVP와 사이영상은 페넌트레이스가 끝난 직후 자격을 지닌 기자단의 투표로 인해 선정되며, 그 결과는 월드시리즈가 끝난 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순서대로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