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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플레이오프 예상 - 중심타선의 무게와 스피드에서 압도하는 두산이 유리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0. 16.


▶ 다양한 통계치

삼성은 정규시즌 통산 1789승 1395패 79무승부로 최다승과 승률(.562)에서 모든 구단을 통틀어 1위다. 다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통산 55승 71패로 30번의 시리즈 가운데 12번을 이겼고 18번 패했다. 10번 경험한 플레이오프에서의 성적은 19승 25패로 시리즈 전적 4승 6패. 7전 4선승제 시리즈는 모두 13번 치렀고 26승 43패 7무승부로 시리즈 전적 3승 10패의 절대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9연패의 사슬을 끊은 2002년 이후에는 12승 3패 1무의 좋은 성적으로 4번의 시리즈 가운데 3번 승리했으며, 그것은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두산은 과거 OB시절까지 모두 포함한다면 1613승 1577패 73무 승률 .506을 기록한 전통있는 팀이다. 18번의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40승 38패 1무로 절반인 9번의 시리즈를 승리했다. 플레이오프는 8번 경험했으며 18승 16패를 기록하며 시리즈 전적은 역시나 반타작인 4승 4패를 기록했지만, 가장 최근에 치렀던 두 번의 플레이오프는 모두 3-0으로 상대를 일축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통산 7전 4선승제 승부는 8번 경험했고, 21승 24패 1무를 기록하며 이 또한 4번 이기고 4번 졌다. 다만, 플레이오프를 가볍게 제압하고 올라간 최근 두 번의 한국시리즈에서는 모두 패했다.


지금까지 단일리그 제도 하에서 총 17번의 플레이오프가 치러졌다. 그 가운데 2위 팀이 승리한 것은 절반 이하인 8번, 오히려 도전자격인 3,4위 팀이 이긴 경우가 9번으로 더 많았다. 단 전체적인 승패는 35승 34패로 2위 팀이 조금 더 많이 이겼고, 이것은 총 6번 나온 3-0 승부 가운데 4번이 2위 팀의 승리였던 데서 기인한다. 또한 최근 4년 동안의 플레이오프에서는 2위 팀이 3번 승리했다.


삼성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패 없이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역대 준플레이오프를 무패로 통과해 2위에 도전한 팀들은 9번 중에 7번이나 2위 팀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만큼 포스트시즌에서는 최근의 기세와, 준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쉬는 2위 팀의 경기감각 조율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서로간의 포스트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13승 11패 1무로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기록한 삼성이 조금 앞서 있다. 특히 최근 벌어졌던 2004년 플레이오프와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는 모두 삼성이 승리. 2005년 한국시리즈는 현재 양 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두산 김경문 감독과 삼성 선동렬 감독의 유일한 포스트시즌 맞대결이기도 하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 6번의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3승 3패를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플레이오프에서는 2승 1패를 기록했으며 한국시리즈에서는 2번 모두 고배를 마셨다. 선동렬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를 포함해 4번의 시리즈에서 3승 1패를 기록했다. 참고로 선 감독은 선수 시절 당시 8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소속 팀을 시리즈 전적 8승 2패로 이끌며 해태 타이거즈의 6회 우승에 공헌한 바 있다.


이러한 과거의 통계치는 나타난 현상으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을 뿐, 객관적인 지표를 제공하거나 현재의 전력을 평가함에 있어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징크스’라는 것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며 팬들은 이 가운데서도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에 유리한 통계치에 기대어 팀을 응원하곤 한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어떤 통계치에 부합되는 결과가 나오는 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 선발 매치업

양 팀 모두 선발 투수진에 그다지 자신이 있는 편이 아니다. 때문에 두 감독은 모두 플레이오프에 출장한 선수 명단 가운데 투수를 11명씩 포함시켰다.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이미 보여줬던 배영수-에니스-윤성환의 기존 로테이션을 그대로 기용할 예정이며, 전병호가 유력하긴 하나 아직 4선발은 확정되지 않았다. 올 시즌 4.55의 좋지 않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배영수는 두산과의 대결에서는 4번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2.08의 매우 뛰어난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에니스(삼성전 9이닝 무자책)와 윤성환(2승 1패 3.38)도 좋은 피칭을 했으며, 이것이 바로 두산과의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10승 8패로 앞설 수 있었던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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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김선우와 랜들을 홈에서 치러지는 1,2차전 선발로 확정했으나 3,4선발은 미정이다. 아마도 그 중 한 자리는 이혜천이 차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두산 1선발 김선우도 삼성전에 4경기 등판해 2승 1패 2.76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문제는 6번 선발 등판해 1승 3패 4.65를 기록한 랜들이다. 그나마 이혜천(1승 8.2이닝 3실점)이 삼성을 상대로 좋은 투구를 했기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4.51을 기록한 두산이 5.23의 삼성에 비해 투구이닝과 더불어 우위를 보이고 있다.


사실 어차피 이번 시리즈를 양 팀의 선발 싸움이라고 보는 이는 거의 없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 동안 합쳐서 11.2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한 삼성 선발진과, 규정이닝을 소화한 3점대 평균자책점의 선발 투수 한 명 보유하지 못한 두산의 선발진 비교는 ‘도토리 키재기’일 뿐이다. 승부는 결국 허리 싸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며, 그것은 결국 두 팀의 타선이 상대 선발을 얼마나 빨리 무너뜨리느냐에 달려 있다.


▶ 불펜

이미 준플레이오프에서 증명되었듯이 안지만(2.97)-정현욱(3.40)-권혁(1.32)-오승환(1.40)의 삼성 계투진의 위력은 너무나도 막강하다. 5회까지만 리드를 지킬 수 있다면 패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이 팀에는 있다. 다만 7전 4선승제의 시합에서 선발진이 계속해서 빨리 무너진다면 피로도가 쌓일 위험이 있으며, 안지만(7.2이닝 4실점)과 권혁(1.1이닝 3실점 1자책)이 두산전에서 그다지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이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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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허리도 삼성 못지않게 강하다. 삼성만큼이나 선발투수가 약했던 두산이 3점대의 팀 평균자책점(3.89-3위)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이재우(11승 3패 17홀드 1.55)라는 2008시즌 최고의 셋업맨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금민철(2.28)-김상현(2.40)-임태훈(3.41)-정재훈(3.23) 등 양에 있어서는 오히려 삼성을 능가하며, 불펜 전체의 평균자책점도 두산(3.10)이 삼성(3.50)을 크게 앞선다.


질로 보나 양으로 보나 허리 싸움에서는 두산이 다소 앞서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최후 방어선인 마무리 오승환과 정재훈의 9회 싸움에서는 삼성이 우위를 점한다. 그리고 이것은 허리 싸움으로 넘어간 이후에도 두산이 승부를 조금은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오승환은 올해 삼성전에 7번 등판해 7이닝 1실점하며 6번의 세이브찬스를 모두 지켜냈다.


▶ 중심타선

김현수-김동주-홍성흔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중심타선은 롯데와 더불어 최강의 위력을 자랑한다. 특히 타율(.357)과 출루율(.454)이라는 알짜배기 타이틀을 차지한 김현수의 가치는 새삼 따로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경험은 적지만 올림픽에서의 활약상을 보건대 어디서든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낼 수 있는 선수다. 그 김현수 뒤에서 차곡차곡 타점을 쌓아 올리며 18홈런 104타점을 기록한 4번 타자 김동주는 믿음직스러우며, 올 시즌 지명타자로 화려하게 부활한 타율 2위 홍성흔(.331)이 5번이라는 것은 공포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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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평균 4할 대의 출루율로 무장한 이 중심타선은 롯데의 그것보다 더욱 까다롭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들 세 명이 올 시즌 당한 삼진 개수는 합쳐서 129개에 불과하며, 두산과의 상대전적에서도 이들 김현수(14타점 .308)와 김동주(4홈런 19타점 .341), 홍성흔(3홈런 10타점 .333)은 무척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삼성의 경우는 4번이나 5번 타순에 배치되어야할 박석민이 1,2차전에 결장한다는 것이 큰 손실이다. 결국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이 중심 타선은 양준혁-진갑용-최형우로 꾸려야만 할 판. 물론 신인왕이 사실상 확정된 최형우(7홈런 16타점 .286)의 두산전 상대전적이 크게 돋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투타 양면에 걸쳐 심각한 부진(10타수 1안타 1실책)을 나타냈던 터라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두산은 올 시즌 팀 득점 전체 1위(647점)를 차지한 팀이다. 삼성(557점)과는 무려 90득점이나 차이가 난다. 이러한 차이를 결정적으로 만들어낸 중심타선의 무게감이나 신뢰도에서 삼성이 제법 큰 차이로 불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믿을 것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이끌었던 ‘선동렬 매직’ 뿐이다.


▶ 테이블세터 및 하위타순

1번 타자 이종욱 47도루, 2번 오재원 28도루, 6번 혹은 7번에 배치될 것으로 보이는 고영민 39도루. 플레이오프 출장 선수 명단에 포함되어 있는 삼성 타자들 전원의 도루를 모두 합쳐도 50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 기동력의 차이는 다소 심각하게 느껴질 정도다. 든든한 중심타선의 앞뒤에서 스피드를 무기로 투수를 괴롭히는 이들이야말로 두산 타선의 진정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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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선두타자 박한이(출루율 .414)는 분명 좋은 타자이나 상대 투수를 괴롭힐 만한 주루 플레이까지 겸비한 선수는 아니다. 누가될 지는 확실치 않으나(아마도 조동찬) 2번 타순에 들어올 선수도 별 수 없을 것이다. 삼성에는 두 자리 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두산 5명)가 단 한 명도 없기 때문. 실제로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에서 4번의 도루 시도 가운데 2번을 실패(박한이, 현재윤)했고, 2번의 주루사(박한이, 박석민)와 1번의 견제사(채태인)를 당했다. 기동력도 부족한 마당에 주루플레이에서의 실수까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진게 된다.


찬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준 박진만과 한 방이 있는 채태인으로 구성된 삼성의 하위 타순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지만, 고영민(9홈런 70타점 84득점 .267)이 하위 타순으로 내려온 두산도 만만치 않다. 특히 선발 우익수로 낙점된 노장 전상렬은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타율 .413(63타수 26안타)를 기록, 50타석 이상 출장한 선수 가운데 역대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을의 사나이’다.


▶ 수비

수비력에서는 주전 2루수 김재걸이 돌아와 진갑용-박진만-김재걸의 확실한 내야 센터라인을 구축한 삼성이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 내내 불안한 수비를 보였던 최형우를 비롯해 삼성의 수비도 썩 훌륭한 편은 아니었다. 센터라인은 강하나 코너 수비가 약한 것이 삼성의 약점.


반대로 두산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최고의 3루 수비능력을 보유한 김동주를 비롯해 국가대표 2루수 고영민과 중견수 이종욱이 버티고 있다. 전상렬을 기용하기로 한 것도 타격보다는 수비에서의 안정을 기하기 위함이다. 김재호(14실책)와 이대수(12실책)라는 두 명의 유격수의 수비가 불안한 것이 걱정이긴 하지만 ‘강한 곳은 강하고, 약한 곳은 약하다’는 점에서 삼성에 비해 크게 꿇리는 편은 아니다.


▶ 예상

투수력에서는 9회 이전에 승부가 난다는 가정 하에 두산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수비에서는 삼성이 다소 앞서 있지만 투수력의 차이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면 결국 승부의 행방은 타격에서 갈릴 것으로 보이며, 중심타선의 무게와 테이블세터진의 기동력에서 앞서는 두산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양 팀 모두 선발 투수가 약하다는 점에서, 기동력의 야구는 그것을 더욱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효과적인 무기가 되기 때문. 본문 가운데는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지만, 올림픽 전승 우승의 신화를 쓴 김경문 감독이 2005년 한 번 패했던 선동렬 감독에게 또 다시 패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 당시에는 정규시즌 1위 삼성에게 2위인 두산이 도전하는 형국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올림픽을 전후하여 9연패에 빠지기도 했던 두산 선수단을 잘 추슬러, 그 이후 19승 14패를 기록하며 팀의 2위를 확정지은 김경문 감독의 지도력은 신뢰할 만하다. 7차전까지 갈 것도 없이 4승 2패로 두산 승리.


[기록 출처 : statiz.co.kr]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