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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07년 MLB 명예의 전당 후보를 살펴보자

by 카이져 김홍석 2007. 11. 30.

만약에 투표에서 뽑히기만 한다면 내년 시즌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수 있는 후보 25명이 선정되었다. 14명은 지난해에 이어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고 있고, 지난 2002년에 은퇴한 선수들 중 11명이 은퇴 후 5년째가 되는 올해에 새로이 후보로서 이름을 올렸다.

최고의 영애의 자리인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미국야구기자협회(BWAA : Baseball Writers Association of America)의 투표를 통과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베터랑 위원회에 의해서 선발되는 것이다. 물론 전자가 후자에 비해 훨씬 더 큰 영예로 인정을 받는다.

모든 선수들의 꿈은 바로 이 기자협회의 투표를 통과해서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이다. 협회에 가입지 10년이 지난 베테랑 기자들만이 투표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되고, 매년 11월 말 후보군이 선정되면 투표인단은 그해 12월 말까지 우편을 통해 전해 받은 투표용지에 명예의 전당에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의 이름을 적는다. 최대 10명까지 쓸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5명 미만으로 적는 편이라고 한다.

이 투표에서 75% 이상의 기자들에게 지지를 얻어야만 명예의 전당행 티켓을 얻게 된다.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은퇴 후 5년이 지나면 후보로 선정된다.(특별히 예외가 인정되기도 한다) 그리고 5% 미만의 지지를 얻지 않는 한 후보 자격은 15년 동안 유효하다. 1962년부터 시작된 이 투표를 통과해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수는 불과 104명, 1년에 두 명이 겨우 넘는 정도다. 그만큼 이 75%라는 조건을 통과하기란 쉽지가 않다.


▷ ‘이번에야 말로~!’를 외치는 선수들

지난해의 투표 결과 칼 립켄 주니어(98.5%-역대 3위)와 토니 그윈(97.6%-역대 7위)가 손꼽히는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지만, 나머지 30명의 후보 중 절반인 15명이 5%미만의 득표율로 후보자격 조차 상실하고 말았다. 여기에는 오렐 허사이져나 알버트 벨, 브렛 세이버하겐, 호세 칸세코, 켄 케미니티 등의 선수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15번째 도전이었던 스티브 가비는 21.1%의 득표율에 그쳐 마지막 도전까지도 실패했으며, 그를 제외한 나머지 14명(타자 9, 투수 5)은 이번에도 기회를 가지고 있다.


이름

Year

G

H

2B

3B

HR

RBI

R

SB

AVG

OBP

SLG

해롤드 베인즈

80~01

2830

2866

488

49

384

1628

1299

34

.289

.356

.465

데이브 콘셉시온

70~88

2488

2326

389

48

101

950

993

321

.267

.322

.357

안드레 도슨

76~96

2627

2774

503

98

438

1591

1373

314

.279

.323

.482

돈 매팅리

82~95

1785

2153

442

20

222

1099

1007

14

.307

.358

.471

마크 맥과이어

86~01

1874

1626

252

6

583

1414

1167

12

.263

.394

.588

데일 머피

76~93

2180

2111

350

39

398

1266

1197

161

.265

.346

.469

데이브 파커

73~91

2466

2712

526

75

339

1493

1272

154

.290

.339

.471

짐 라이스

74~89

2089

2452

373

79

382

1451

1249

58

.298

.352

.502

앨런 트라멜

77~96

2293

2365

412

55

185

1003

1231

236

.285

.352

.415

 (Year: 활동 기간, G: 경기수, H: 안타, 2B: 2루타, 3B: 3루타, HR: 홈런, RBI: 타점, R: 득점,
  SB: 도루, AVG: 타율, OBP: 출루율, SLG: 장타율)

이름

주요 수상 경력

해롤드 베인즈

올스타 6회, SS 1회,

데이브 콘셉시온

올스타 9회, GG 5회, SS 2회

안드레 도슨

77시즌 신인왕, 87시즌 MVP, 올스타 8회, GG 8회, SS 4회, 홈런-타점왕 1회

돈 매팅리

85시즌 MVP, 올스타 6회, GG 9회, SS 3회, 타율-타점왕 1회

마크 맥과이어

87시즌 신인왕, 올스타 11회, SS 3회, 홈런왕 4회, 역대 홈런랭킹 8위

데일 머피

82, 83시즌 MVP, 올스타 7회, GG 5회, SS 4회, 홈런-타점왕 2회

데이브 파커

78시즌 MVP, 올스타 7회, GG 3회, SS 3회, 타율왕 2회, 타점왕 1회

짐 라이스

78시즌 MVP, 올스타 8회, SS 2회, 홈런왕 3회, 타점왕 2회

앨런 트라멜

올스타 6회, GG 4회, SS 3회, 84시즌 월드시리즈 MVP

 (GG: 골드 글러브, SS: 실버 슬러거)


올시즌 다시금 도전하는 타자들이다. 역시나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통산 583홈런을 자랑하는 마크 맥과이어다. 첫 번째 도전이었던 지난해 스테로이드 파문에 휩싸여 23.5%의 득표율로 고배를 마셨던 그가 이번에는 얼마나 많은 표를 획득할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지난 1년 동안 동정론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50% 이상의 득표율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며, 올해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에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가능성이 크다.

통산 성적만 본다면 6명뿐인 300홈런-300도루 클럽 가입자인 안드레 도슨도 명예의 전당에 어울리는 선수 중 한명이라 할 수 있다. 재작년 61%의 지지율을 얻었던 도슨은 지난해 56.7%로 하락해 이번에도 장담할 수 없지만, 지난해의 립켄과 그윈처럼 표를 독식할 선수가 없다는 것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3.5%의 득표율로 타자들 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짐 라이스의 입성 여부도 관심거리다.


이름

Year

G(GS)

CG(SH)

IP

K

W

L

S

ERA

Whip

버트 블라일레븐

70~92

692(685)

242(60)

4970.0

3701

287

250

0

3.31

1.20

잭 모리스

77~94

549(527)

175(28)

3824.0

2478

254

186

0

3.90

1.30

리 스미스

80~97

1022(6)


1289.3

1251

71

92

478

3.03

1.26

리치 고시지

72~94

1002(37)

16(0)

1809.3

1502

124

107

310

3.01

1.23

토미 존

63~89

760(700)

162(46)

4710.1

2245

288

231

4

3.34

1.28

 (G: 경기수, GS: 선발 등판 회수, CG: 완투, SH: 완봉, IP: 이닝, K: 삼진, W: 승, L: 패,
  ERA: 방어율, Whip: 이닝당 출루 허용 회수)

이름

주요 수상 경력

버트 블라일레븐

올스타 2회, 탈삼진왕 1회, 통산 탈삼진 랭킹 5위, 이닝수 13위, 완봉 9위

잭 모리스

올스타 5회, 월드시리즈 우승 3회, 다승왕 2회, 91시즌 월드시리즈 MVP

리 스미스

올스타 7회, 롤레이즈 어워드 3회, 세이브왕 4회, 통산 세이브 랭킹 2위

리치 고시지

올스타 9회, 롤레이즈 어워드 1회, 세이브왕 3회

토미 존

올스타 4회, 사이영상 2위 2회


버트 블라일레븐의 입성 여부는 여전히 뜨거운 화두이다. 비록 사이영상을 탈만큼의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20년 넘는 세월을 꾸준히 앨리트급 투수로 활약해온 블라일레븐은 충분히 존경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선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지율은 재작년 53.3%에서 지난해 47.7%로 하락했고, 이것은 그의 입성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만약 블라일레븐이 탈락하게 된다면 향후 마이크 무시나 역시도 같은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71.2%의 지지율로 두 명의 입성자를 제외하고 최다 지지를 얻은 리치 고시지는 올시즌 무난히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얼핏 보기에는 트레버 호프만 이전의 역대 최다 세이브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리 스미스가 더 뛰어난 듯 보이지만, 투구이닝에서 알 수 있듯이 고시지가 활약하던 시기의 마무리 투수는 ‘1이닝 피처’가 아니었다. 고시지는 100승과 300세이브를 동시에 달성한 3명 중 한명이기도 하다. 야수가 아닌 투수가 9번이나 올스타전에 출장했다는 사실이 그의 뛰어난 실력을 증명한다.

288승을 거둔 토미 존은 우리가 알고 있는 ‘토미 존 수술’의 주인공이다. 프랭크 조브 박사는 왼쪽 팔꿈치 인대가 상한 좌완투수 존을 위해 멀쩡한 오른쪽 팔꿈치의 인대를 옮겨 붙이는 수술을 단행했다. 존은 그 뒤 더욱 위력적인 투수로 변신하며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이어갔지만, 블라일래븐에 비하면 모자람이 있다.


▷ 새로운 도전자들

11명의 선수들이 새롭게 후보군에 추가가 되었다. 10년 이라는 메이저리그 경력만 있다면 후보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성적이나 경력은 위의 선수들에 비해 형편없는 편이다. 때문에 이들 중 대부분은 5%미만의 지지율을 얻으며 곧바로 그 이름이 지워지게 될 것이다.


이름

Year

G

H

2B

3B

HR

RBI

R

SB

AVG

OBP

SLG

팀 레인스

79~02

2502

2605

430

113

170

980

1571

808

.294

.385

.425

데이빗 져스티스

89~02

1610

1571

280

24

305

1017

929

53

.279

.378

.500

척 노블락

91~02

1632

1839

322

64

98

615

1132

407

.289

.378

.406

브래디 앤더슨

88~02

1834

1661

338

67

210

761

1062

315

.256

.362

.425

숀 던스턴

85~02

1814

1597

292

62

150

668

736

212

.269

.296

.416

트레비스 프라이먼

90~02

1698

1776

345

40

223

1022

895

72

.274

.336

.443

이름

주요 수상 경력

팀 레인스

올스타 7회, SS 1회, 타율왕 1회, 도루왕 4회(4년 연속), 통산 도루랭킹 5위

데이빗 져스티스

90시즌 신인왕, 올스타 3회, SS 2회

척 노블락

91시즌 신인왕, 올스타 4회, GG 1회, SS 2회, 월드시리즈 우승 4회

브래디 앤더슨

올스타 3회

숀 던스턴

올스타 2회

트레비스 프라이먼

올스타 5회, GG-SS 1회


은퇴한지 5년밖에 지나지 않은 선수들이라 대부분이 한국 팬들의 기억에도 남아 있는 선수들이다. 특이한 이름만큼이나 뛰어난 실력과 스포츠맨십으로 사랑을 받았던 져스티스, 데릭 지터와 키스톤 콤비를 이루며 4번의 우승을 일구어낸 노블락, 1996년 1번 타자로서 뜬금없이 50홈런을 때려낸 브래디 앤더슨 등은 널리 알려진 유명한 선수들이다.

물론, 아무리 이들이라 하더라도 리키 핸더슨과 빈스 콜맨 이라는 역대 최고의 대도 2명과 자웅을 겨루었던 팀 레인스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의 선수들은 5%미만의 지지를 얻는다 하더라도 할 말이 없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것도 꿈과 같은 일이지만 후보로서의 자리를 지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여전히 팬과 언론에 좋은 인상을 남기고 있는 데이빗 져스티스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가능성도 있지만, 마찬가지로 지난해 첫 번째 도전이었던 헤롤드 베인즈가 얻은 지지율이 겨우 5.3%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야수로서는 드물게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에 시달리다 은퇴한 척 노블락의 이름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그 역시도 5%를 넘기지는 못할 것이다.

팀 레인스는 선수시절 내내 부당(?)하게도 역사상 최고의 톱타자 리키 핸더슨과 비교를 당해야만 했다. 빈스 콜맨과의 대결은 결과적으로 승리했지만 핸더슨은 넘기 힘든 벽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레인스는 명예의 전당에 올라가야만 할 선수이며, 그것이 올해 당장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꽤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름

Year

G(GS)

CG(SH)

IP

K

W

L

S

ERA

Whip

호세 리호

84~02

376(269)

22(4)

1880.0

1606

116

91

3

3.24

1.26

랍 넨

93~02

643(4)


715.0

793

45

42

314

2.98

1.21

로드 벡

91~04

704


768.0

644

38

45

286

3.30

1.16

척 핀리

86~02

524(467)

63(15)

3197.1

2610

200

173

0

3.85

1.38

토드 스토틀마이어

88~02

372(339)

25(6)

2191.2

1587

138

121

1

4.28

1.38

이름

주요 수상 경력

호세 리호

올스타 1회, 삼진왕 1회, 90시즌 월드시리즈 MVP

랍 넨

올스타 3회, 세이브왕 1회

로드 벡

올스타 3회, 롤레이즈 어워드 1회

척 핀리

올스타 5회

토드 스토틀마이어



역시나 익숙한 이름들이 눈에 띈다. 커트 쉴링이 애리조나로 가기 전까지 랜디 존슨과 원투 펀치를 이루었던 스토틀마이어나, 클리블랜드의 에이스 핀리, 샌프란시스코의 철벽 마무리 랍 넨 등은 우리에게 꽤나 친숙한 이름들이다. 지난 6월에 사망한 로드 벡의 경우 특별히 예외가 인정되어 은퇴한지 3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후보로 오르게 되었다.

물론 이들 중 랍 넨을 제외한 선수들은 내년에는 그 이름을 보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204승(150패)에 3.48의 방어율을 기록한 오렐 허사이저도 지난해 4.4%의 지지율에 그치며 후보 자격을 상실했다. 척 핀리나 로드 벡 이라 할지라도 살아남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승 2패 43세이브 방어율 2.20의 뛰어난 성적으로 2002년을 마감했지만, 이후 2년 동안을 부상으로 신음하다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은퇴한 랍 넨. 그는 어쩌면 마지막 시즌에 가장 많은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로 영원히 기록될 지도 모른다. 동갑내기인 라이벌 마리아노 리베라가 2002년까지 기록한 세이브 개수가 243개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넨이 얼마나 대단한 투수였는지를 알 수 있다. 명예의 전당 입성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겠지만, 꽤나 오랫동안 후보로서 그 이름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번의 명예의 전당 투표는 리치 고시지가 80%가량의 득표율을 얻으며 입성할 것으로 보이고, 나머지는 안드레 도슨, 팀 레인스, 버트 블라일래븐, 짐 라이스 등이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25명의 후보 중에 마지막까지 웃는 자는 누가 될 것인지, 그리고 올해 실패한다 하더라도 내년에 다시 한 번 그 이름을 후보로 올릴 수 있을 선수는 몇 명이나 될지, 메이저리그 팬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