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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불운’ 로이 할라데이…실책에 또다시 눈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9. 23.
 
 
거듭된 호투 펼치고도 불펜, 실책으로 승수쌓기 실패

[데일리안 김홍석 객원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로이 할러데이가 또 다시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지난 22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 할러데이는 8회까지 양키스의 살인 타선을 5안타로 꽁꽁 묶으며 무실점 호투했다. 팀 타선 역시 4점이나 뽑아주는 바람에 시즌 16승을 목전에 둔 듯 했다.

하지만 9회말 막판 집중력을 발휘한 양키스 타선과 야수들의 실책이 겹치며 동점을 허용, 승리의 꿈은 날아가 버리고고 말았다.

사실 할러데이는 ‘양키스 킬러’로 유명한 투수. 그동안 양키스전에 23경기 선발 등판(통산)해 10승(1완봉승) 4패 방어율 3.10을 기록했다. 지난 몇 년간 양키스의 살인 타선을 감안한다면 정말 뛰어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그런 할러데이의 등판이기에 양키스의 연승이 위태로워 보였던 것은 사실이었고, 우려는 8회까지 현실로 나타났다. 투구수가 90개에 불과했던 할러데이는 완봉승을 위해 9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1번 타자 자니 데이먼부터 시작된 양키스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데이먼의 좌월 2루타가 터졌고, 지터는 유격수 땅볼 아웃로 물러나며 진루에도 실패하게 되지만, 바비 어브레유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연이은 센터 방면 안타로 마침내 첫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5번 타자 마쓰이 히데키가 땅볼로 물러나며 투 아웃, 이어서 타석에 들어선 호르헤 포사다도 2루 땅볼성 타구를 때리고 만다.

2루수 아론 힐이 짧은 송구를 원 바운드로 던졌고, 1루수 라일 오버베이가 더듬으면서 전원 세이프, 끝났어야 할 경기가 4-2가 되고 말았다. 힐의 실책으로 기록됐지만 오버베이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송구였다.

마운드에서 물러난 할러데이와 양키스타디움을 빠져나가던 팬들의 희비가 교차되던 순간이었다. 양키스 팬들은 환호를 보내며 다시 경기장 좌석을 메웠고, 할러데이의 뒤를 이은 션 다운스는 로빈슨 카노와 제이슨 지암비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경기는 4-4 동점이 되고 말았다. 실점은 모두 할러데이의 몫(1자책점)이 되며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물론 경기는 연장 14회초 그렉 자운의 솔로 홈런으로 토론토가 5-4로 승리했지만 시즌 16승에 도전했던 할러데이는 또다시 지독한 불운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 11일 디트로이트전에서도 4-1로 앞서던 9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겨줬지만 구원 투수가 승리를 날리는 바람에 고배를 들어야했다.

지난달 15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9이닝 1실점 완투승(14승째)을 거둔 이후 할러데이는 그야말로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8월 20일 VS 볼티모어 9이닝 2실점 - 연장전
8월 25일 VS LA 엔젤스 8이닝 3실점 - 완투패
8월 30일 VS 오클랜드 9이닝 4실점 - 연장전
9월 5일 VS 보스턴 8이닝 5실점 - 완투패
9월 11일 VS 디트로이트 8.2이닝 3실점 - 구원 불발
9월 16일 VS 볼티모어 7이닝 1실점 - 승
9월 22일 VS 뉴욕 양키스 8.2이닝 4실점(1자책) - 구원 불발

4번이나 9회까지 마운드에 올랐고 두 번의 8이닝 완투패까지, 지난 6년간 경기당 투구 회수가 7이닝이 넘는 유일한 메이저리그 투수답게 할러데이는 이닝이터로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경기에서 단 1승,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8월 21일까지 16승으로 메이저리그 다승 부문 단독 1위를 달리던 할러데이는 이후 9이닝 2실점 완투패, 7이닝 1실점, 9이닝 3실점 연장전 등 승을 추가하는 데 잇따라 실패하며 16승에 머물러야만 했던 것.

제구력과 구위 그리고 뛰어난 마운드 운영 능력까지 갖춘 2003년 사이영상 수상자 로이 할러데이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는 불운을 떨치며 16승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자못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