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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팔짱 낀 에이로드…양키스 선수 구성 엉클어지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30.


2007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던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사실상 FA를 선언했다.


2001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10년 계약을 체결할 당시 포함되어 있던 선택적 FA 조항을 발휘하기로 결정을 한 것이다. 옵션을 포함해 6년간 연평균 3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준비하고 있던 양키스로서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물론 에이로드가 FA를 선언한다고 해서 양키스에 잔류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양키스는 에이로드가 원하는 ‘우승 가능성’과 ‘돈’ 두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는 메이저리그의 몇 안 되는 팀 중 하나이고 양키스 역시 그를 원하기 때문.


하지만 얼마 전 인터뷰에서 브라이언 캐시맨 단장은 “에이로드가 FA를 선언할 경우에는 잡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와 그 뒤를 이어 실권을 쥐게 된 두 아들 행크와 할 스타인브레너도 캐시맨의 발언에 무게를 더해주었다.


때문에 막상 에이로드가 FA를 선언하자 그를 붙잡을 명분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들도 이렇게까지 에이로드가 빠르고 급작스럽게 FA를 선언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음이 틀림없다.


문제는 그렇게 팀을 빠져 나갈 선수가 다름 아닌 2007년 최고의 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라는 점이다. 3000만 달러 이상을 주고 잡는 것도 달갑지 않겠지만, 그가 없는 타선을 매우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출혈을 감수해야만 할 수도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타자들 중에서 에이로드를 제외한 최대어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앤드류 존스다. 에이로드의 빈자리를 매우기 위해서는 존스 정도의 선수는 잡아야 할 터이고, 비록 올 시즌을 망쳤지만 아직도 30살에 불과한 그를 잡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 들어갈 것이 틀림없다. 게다가 존스의 에이전트는 에이로드와 같은 스캇 보라스다.


양키스는 1600만 달러나 되는 바비 어브레유의 내년 시즌 옵션 행사 여부도 조만간 결정해야만 한다. 이래저래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에이로드와 FA 선언으로 인해 가장 큰 이득을 본 이는 다름 아닌 톰 힉스 텍사스 구단주. 그는 4년 전 에이로드를 양키스로 트레이드 시키면서 무려 6700만 달러나 되는 연봉 보조를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마지막 3년의 계약이 무위로 돌아가게 된다면 앞으로 남은 2100만 달러는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말 그대로 앉은 자리에서 그 큰돈을 번 것이나 다름없다.


캐시맨 단장과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딜레마 속에서 내년 시즌 팀에도 팀의 기둥이 될 선수를 이대로 보내야 하는 지를 놓고 고민 중이고, 힘든 7년을 보내왔던 비운의 구단주 힉스는 남몰래 웃음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