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메이저리그 괴물 대백과(1) - 3년 연속 30홈런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1. 24.


2008시즌 한국 프로야구의 홈런왕은 31개의 대포를 쏘아 올린 김태균이다. 일본은 요코하마의 무라타와 세이부의 나카무라가 각각 46개로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의 홈런왕을 차지하였다. 메이저리그는 48홈런의 라이언 하워드(필라델피아)가 전체 홈런왕에 올랐다.


8개 구단이 126경기를 치르는 한국에서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롯데의 가르시아(30개)까지 두 명뿐이다. 양대 리그를 합쳐서 12개 구단이 144경기를 소화하는 일본은 8명, 30개 구단이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는 28명의 타자들이 30홈런을 넘겼다. 모두 팀 당 1명이 채 되지 않는 적은 비율이며, 리그와 관계없이 ‘30홈런’은 한 팀을 대표할 수 있는 ‘최고거포’의 상징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그 중에서도 3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라면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일본에서는 한국 프로야구 출신인 주니치의 타이론 우즈가 2003년 첫 진출 이후 올해까지 6년 연속 30홈런(40-45-38-47-35-35)을 기록하며 현재진행형으로 가장 오랜 기간을 이어오고 있다. 그 뒤를 요미우리의 오가사와라(37-32-31-36)가 4년 연속, 홈런왕 무라타 슈이치(34-36-46)가 3년 연속 30개 이상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 작년까지 3년 연속 3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했던 이승엽은 올해 8개에 그치며 기록이 중단된 상태.


경기 수가 적은 한국에서 현재 3년 연속 30홈런을 때리고 있는 선수는 없다. 역대 기록을 통틀어 봐도 독보적으로 7년 연속을 기록한 이승엽(97~03)과 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 연속을 기록한 우즈, 3년 연속의 마해영(01~03)까지 세 명밖에 없는 귀한 기록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약물 파동의 여파인지 홈런 수가 급감했다. 그러한 현상은 아메리칸리그에서 특히 두드러졌으며, 지난해 8명 이었던 3년 연속 30홈런의 주인공들도 올해는 6명으로 줄어들고 말았다.


시카고 컵스의 알폰소 소리아노는 1개의 홈런이 모자라서 30개를 채우지 못했고, 휴스턴의 카를로스 리(28개)도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인해 6년 연속에 실패했다. 데이빗 오티즈(23개)와 폴 코너코(22개)는 예기치 못한 부진으로 30개를 채우지 못한 선수들. 대신 2명의 선수가 새롭게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금부터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홈런 타자’라고 불러도 무방할 6명의 선수들을 만나본다.


▶ 알렉스 로드리게스(11년 연속 30홈런)

‘당대 최고’를 넘어서서 ‘역대 최고’를 향해 착실하게 한걸음씩 전진하고 있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1998년 이후 무려 11년 연속으로 30개(좀 더 정확히는 35개)가 넘는 대포를 쏘아 올리고 있다. 이 부문 메이저리그 신기록은 배리 본즈(92~04)의 13년 연속이며, 2위는 12년 연속의 지미 폭스(1929~40), 에이로드의 기록은 단독 3위다. 물론, 그 기준을 ‘35개 이상’으로 높이면 에이로드가 단독 1위가 된다.


또한 에이로드가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는 11년 연속 ‘30홈런-100타점-100득점’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유일의 대기록이다. 에이로드를 제외하면 현역 선수 가운데 이 기록을 2년 연속으로 이어오고 있는 선수가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 실정이기에, 영원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더욱 무서운 것은 현재진행형인 에이로드의 기록이 언제 중단될 것인지는 짐작하기조차 어렵다는 점이다.


▶ 알버트 푸홀스(8년 연속 30홈런)

아메리칸리그에 에이로드가 있다면 내셔널리그에는 알버트 푸홀스가 있다. 작년에 100득점에 단 하나가 모자라는 바람에 화려한 개인 기록에 아쉬운 흠집을 남겼지만, 올해 다시금 멋들어진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자신의 2번째 MVP를 수상했다.


데뷔 첫해부터 이어오고 있는 ‘3할-30홈런-100타점’은 어느새 8년 연속으로 늘어나 베이브 루스(1926~33)와 더불어 공동 2위, 내년에도 계속 이어진다면 그 때는 9년 연속의 루 게릭(1929~37)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유일한 적인 부상만 경계한다면, 에이로드의 뒤를 이어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새로 써나갈 선수다.


▶ 아담 던(5년 연속 40홈런)

던의 40홈런 본능은 그 누구도 말릴 수가 없다. 올해도 딱 40개를 채우며 5년 연속 40홈런을 기록했다. 언제나 100타점 언저리를 기록하는 타점도 딱 100개. 타율은 2할대 중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막강 홈런 파워로 무장한 그의 장거리포는 팀의 활력소가 되기에 충분하다.


FA가 되어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던은 마크 테세이라, 매니 라미레즈와 더불어 ‘FA 타자 빅3’로 평가받고 있다. 6년 이상의 계약기간이라면 1억 달러도 가능하다는 전망. 낮은 타율(통산 .247)로 그의 가치를 평가절하 하기에는 저 당당한 홈런 개수와 연평균 110개 가량의 볼넷을 얻어내면서 기록한 .381의 출루율이 너무나도 훌륭하다.


▶ 마크 테세이라(5년 연속 30홈런)

정확도에 약점을 보이는 던이나 36살의 부실 수비수 라미레즈와는 달리, 28살의 골드글러브급 1루 수비수 마크 테세이라는 이번 FA 시장에 나온 타자들 가운데 최고의 선수로 손꼽힌다. 테세이라는 지난 5년 동안 평균 35.4홈런 118.4타점을 기록했으며, 매년 30개 이상의 홈런을 쳤다.


저 뛰어난 성적에 스위치타자라는 장점, 그리고 스캇 보라스라는 최고(?)의 에이전트는 테세이라에게 무난히 연평균 2000만 달러가 넘는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안겨줄 전망이다. 현재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비롯해 돈 좀 있다는 팀들은 모두 테세이라에게 군침을 흘리고 있다.


▶ 라이언 하워드(3년 연속 40홈런)

MVP를 수상했던 지난 2006년 이후 3년 동안 무려 153홈런 431타점을 기록했다. 둘 다 2위인 알렉스 로드리게스(124홈런 380타점)를 크게 앞선 독보적인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타율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지만, 앞서 던 때도 언급했듯이 이만한 홈런포 앞에서 타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현역 메이저리거 가운데 연속된 3년 동안 하워드보다 많은 홈런이나 타점을 기록한 적이 있는 선수는 에이로드(01~03시즌 156홈런)와 매니 라미레즈(98~00시즌 432타점)뿐이며, 그 두 가지를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찾아볼 수 없다. 하워드가 에이로드(4년 197홈런)와 매니(4년 557타점)를 확실히 따돌리기 위해 내년 시즌에 필요한 것은 45홈런 127타점이다.


▶ 짐 토미(3년 연속 30홈런)

1996년에 처음으로 30개 이상의 대포(38홈런)를 쏘아 올렸던 토미는 이후 2004년까지 9년 연속 30홈런을 기록한 바가 있다. 부상으로 59경기만 출장했던 05시즌(7홈런)에 중단되었던 기록은 곧이어 06시즌부터 다시 발동이 걸렸다. 전성기 때보다는 못하지만, 70년생 토미의 생산력은 여전히 리그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


‘불멸의 기록’이라고 여겨졌던 레지 잭슨의 2597삼진 기록을 넘볼 수 있는 유일한 선수(현재 2190개-역대 3위)이기도 하지만, 1550개의 볼넷(15위)을 얻어내기도 한 그는 통산 4할 이상의 출루율(.406)을 기록하고 있는 10명의 현역 타자 가운데 하나다.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