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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뉴스에서는 ‘속보’가 불가능하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9. 2. 19.


신문방송학이나 언론학 계열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뉴스의 가치’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어떠한 사건이 뉴스가 될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를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바로 ‘시의성, 근접성, 저명성, 영향성, 인간적 흥미’ 라고 하는 것들이다.


먼 곳의 소식 보다는 가까운 곳(지리적 혹은 심리적)의 소식이 더욱 가치 있으며, 유명 인사에 관한 소식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사건 또는 인물의 영향력이 클수록 그 뉴스가 중요한 것이 되며, 그 외의 다양한 인간적인 흥미를 자극할 만한 재미있는 뉴스가 가치 있다고 판단하게 된다.


블로거뉴스도 이러한 요소들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외국보다는 국내의 소식에 더욱 민감하고, 유명 연예인이나 정치인, 스포츠 스타들의 소식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는다. 특별히 파급 효과가 큰 사건이 우선순위로 다루어지며, 다양한 인간적인 흥미(돈, 범죄, 경쟁, 발견 혹은 발명 등)를 자극하는 뉴스가 ‘베스트 뉴스’로 선정되곤 한다.


하지만 블로거뉴스에 한 가지 결여된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속보성이다. 속보성은 시의성이라는 뉴스의 가치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여름이 되면 바캉스에 관련된 소식을 전하고, 선거철이 되면 그에 관련된 소식을 전하는 것도 시의성을 충실히 지키는 것에 속한다.


하지만 역시나 시의성이라는 뉴스의 가치 가운데 최고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속보’다. 기자들이 가장 열망하는 것은 바로 ‘특종’이다. 그리고 그 특종이라는 것은 심층 취재가 아니라면 속보에서 나온다.


‘누가 이 소식을 가장 먼저 대중들에게 전했는가?’


이것은 해당 뉴스의 가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블로거뉴스에는 이러한 속보성이 결여되어 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15일 롯데 자이언츠 구단으로부터 메일이 한통 날아왔다. 연봉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던 강민호와 김주찬이 마침내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는 소식이었다.


곧바로 <야구타임스>의 기사 처리에 돌입했고, 오전 11시 58분에 블로거뉴스로 기사를 송고할 수 있었다.(아직까지 <야구타임스>는 포털에 정식으로 서비스 되지 않는 상황이며, 서비스가 시작되는 3월 이전까지는 블로거뉴스에 기사를 송고하고 있다.)


나중에 찾아보니 <야구타임스>를 제외하고 가장 빨리 그 소식을 처리한 곳은 <OSEN>이었다. <OSEN>이 미디어다음으로 기사를 송고한 시각은 15분 후인 오후 12시 13분. 즉, 해당 뉴스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전한 곳이 <야구타임스>이며, 가장 빠르게 노출된 곳이 ‘다음 블로거뉴스’라는 뜻이다.


하지만 블로거뉴스에는 ‘추천’이라는 제도가 있으며, 그에 따라 베스트로 선정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아무리 발 빠르게 새로운 소식을 전한다 하더라도 블로거뉴스에 송고되는 한 속보로서의 기능은 사라지고 만다. 또한, 아무리 다른 곳보다 빨리 소식을 전한다 하더라도 ‘블로거뉴스’가 미디어다음에 올라오는 뉴스를 대신하는 경우는 없다.


일반적으로 같은 소식이 들어올 때면, 포털은 가장 먼저 들어온 소식을 메인에 배치하게 된다. 그것이 기자들이 속보에 목을 매는 이유이며, 또한 가장 합리적이고 정당한 기사 배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경쟁에서 블로거뉴스는 철저하게 외면된다.


물론 블로거뉴스의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블로거뉴스가 ‘뉴스’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있다면, ‘속보성’이라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언제까지나 마냥 외면할 수는 없지 않을까?


블로거뉴스는 곧 개편을 앞두고 있으며, 그것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한 시도 가운데 ‘속보성’을 보완할 수 있는 장치는 마련될 수 없는 것일까?


힘들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런 난관들을 계속해서 극복하고 성장해온 것이 바로 블로거뉴스다. 지금까지 블로거뉴스를 성장시켜왔던 블로거 기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본다면, 획기적인 방법이 만들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직은 블로거뉴스의 발전이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