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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 “WBC 병역 혜택은 반대”

by 카이져 김홍석 2009. 4. 3.
지난 3월 31일 서울 포스코 건설 빌딩 회의실에서 TNM미디어에서 주최하는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의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의 간담회와 연결되는 것이었는데요. 이번에는 정말 유익하고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10명 정도의 파워블로거들이 참석했구요, 그 가운데는 쓰레기 시멘트 반대 운동을 하시는 2007년 블로거뉴스 대상의 주인공 최병성 목사님과 시사 블로거로 유명한 '창천항로'의 박형준님 등 TNM 파트너가 아닌 블로거 분들도 함께 하셨습니다. 그 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블로거들은 각자가 준비한 질문을 정해진 차례에 따라 던졌고, 임태희 의장 역시도 그에 성실하게 답해주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7시가 조금 넘어 시작한 간담회가 11시가 넘어서 마쳤으니 대충 짐작이 가시죠? 현직 국회의원임에도 블로거들을 상대로 진지하게 답하고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으시더군요. 이후 호프집에 가서 맥주까지 같이 한 잔했습니다.

제가 던진 질문은 WBC 준우승에 대한 병역 혜택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대회의 정체성 때문에 반대를 하는 편이지만, 질문을 하는 동안에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원래는 동영상으로 촬영을 했기 때문에 그걸 그대로 올리고 싶었지만, 무슨 이유인지 인코딩 과정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더군요. 할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인터뷰 형식으로 대체합니다.


카이져 : 의원님 혹시 야구 좋아하십니까?

임태희 : 제가 경동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유승안 감독과 동기입니다.

카이져 : 아, 그러시군요. 그럼 이번에 WBC 경기는 보셨는지요? 아쉽게 결승에서 지긴 했지만, 대표팀이 승승장구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는데요, 그것도 정말 좋은 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병역혜택 건의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었고, 국민들도 반반으로 나뉘어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의장님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임태희 : 저는 병역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보수적입니다. 병역에 관한 예외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선수들이 국위선양에 기여했지만, 그건 그거고 병역은 병역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대안을 생각해봤습니다. 제가 배구를 하다보니(배구협회장) 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시기가 있는, 그러니까 역량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에 공백이 생기면 아깝게 사장되는 그런 분야에 대해서는 경찰과 군에서 흡수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 하나의 사례가 경찰 군악 오케스트라입니다. 현재 경찰 군악대의 수준은 굉장히 높습니다. 청와대에 외국 국빈들이 오면 경찰 군악대가 와서 공연을 합니다. 그 세대에서는 최고의 연주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야구나 배구 등의 스포츠도 그런 식으로 병역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본인들도 떳떳하게 군 복무를 하면서도, 스포츠 기량은 사장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카이져
 : 하지만 저는 그런 군에서의 운동이 얼마만큼의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조금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선수들 개개인에게 들어가는 1년 간의 훈련 비용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그 정도의 높은 질과 강도 높은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들게 마련이죠. 하지만 군대나 경찰에서는 그 정도 수준의 지원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프로 선수로서의 기량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밀도있는 훈련은 불가능하죠. 그런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2년 간 군대에서 계속 훈련을 한다고 해도, 제대 후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고, 그 결과 선수 생활이 단축될 수도 있습니다. 군대나 경찰로의 흡수 외의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임태희 :  저는 병역문제에 관해서는 예외가 많으면 국가의 기강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그 틀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왔던 것이라서요... 글쎄요, 저는 꼭 그렇게 기량이 저하되겠는가 하는 생각이 솔직히 듭니다. 체력적으로 아주 좋을 때이니까요. 훌륭한 코치가 부족하고 체계적인 훈련이 덜 될 가능성이 있어서 그럴까요? 하지만 그건 운영의 문제이지 제도의 문제는 아니지 않나요?

카이져 : 그렇습니다. 프로 팀과 동일한 수준의 운영과 훈련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일 겁니다.

임태희 : 그렇다고 해서 자꾸 예외를 만들면 다른 분야에서 뛰어난 기량을 가진 사람들이 느끼는 상실감이 커집니다. 예외를 만들기 보다는 군대나 경찰 내의 스포츠 팀을 만들고, 거기에 투자를 더 해서 프로와의 격차를 줄이는 방법이 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임태희 의장이 처음부터 반대의 뜻을 내비쳤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약간 찬성하는 듯한 입장으로 이야기를 진행해봤습니다. 임태희 의장 역시도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나름대로의 뚜렷한 의견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니, 이전부터 고민해왔던 문제라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현재 배구협회 회장이기도 하고, 학창시절부터 배구를 좋아했던 분답게 스포츠 분야게 관해서도 관심이 많아 보였습니다.

1일 강승규 대한야구협회장은 "각 종목별 대회규모나 입상 등을 기준으로 국위선양 기여도를 측정,누적 점수를 통한 혜택 제공 및 해당 선수의 은퇴 후 유소년 지도"를 골자로 하는 선수들의 병역과 관련된 법률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아마도 이를 계기로 국회에서도 논의가 벌어지겠지요. 그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고, 또한 어떤 형태로 결론지어질 지도 무척 관심이 가네요. 선수들에 대한 배려와 더불어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현명한 해결책이 제시되길 기대해 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방법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세요? 의견 있으신 분들은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의견이 보이면, 다음에 이런 기회가 또다시 생겼을 때 제가 강력하게 주장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