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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디아즈의 2군 행. 이미 예견된 수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5. 12.

 WBC를 통해 국민감독, 국민타자를 보유 하게된 한화지만 정작 국민감독의 소속팀은 그다지 좋은 상황이 아니다. 물론 오늘 12일 경기에서 기아를 10 : 1로 대파하긴 했으나 그 전까지 한화는 무려 6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중심타선의 줄부상, 선발진 붕괴, 허약한 허리. 올 시즌 한화는 어느하나 매끄럽게 돌아가는 게 없다. 여러 악재들 속에서 근근이 한화를 지탱해 오던 것은 역시 그들의 장점인 막강한 화력이었다. 하지만 그나마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클린업 퀸텟? 글쎄...

전 시즌 한화의 타선을 표현하는 말 중에 '클린업 쿼텟'이라는 말이 있었다. 클린업 트리오는 들어봤어도 클린업 쿼텟은 다소 생소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쿼텟이라는 표현을 쓸만큼 한화의 타선은 막강했다. 그리고 09시즌 한화의 타선은 쿼텟을 넘어서 퀸텟이 될 거라는 예상이 나왔다. 기존의 김태균-이범호-김태완으로 이어지는 타선에 클락을 대신해 영입된 빅터 디아즈, 그리고 새로이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송광민까지, 파워로는 가히 최강이라 할 수 있을만한 타선이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송광민의 부진, 김태균의 부상 이후의 슬럼프 등... 막상 뚜껑을 연 한화의 타선은 퀸텟은 고사하고 트리오라도 구성할 수 있다면 감지덕지였다. 그리고 이젠 그 트리오도 간당간당한 상황에 이르게됐다.


슈퍼맨을 대체할, 적어도 방망이는...

'슈퍼맨' 덕 클락. 후반기의 부진이 다소 타격이 크긴 했지만 그래도 20-20을 달성하며 어느정도 제 몫을 해줬었던 타자다. 하지만 부상 이후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진 그를 한화는 잡지 않았고 디아즈를 새 용병으로 맞이하게 된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그들의 선택은 분명 성공작 인듯 싶었다. 적어도 타격에서 만큼은...



큰 체구를 가진 선수답게 디아즈는 호쾌한 방망이를 휘두르며 홈런 페이스를 이어나갔다. 시즌 개막이 한달하고 일주일 정도 지난 상황에서 홈런 7개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그렇기에 벌써부터 그의 퇴출에 대한 논의가 오가는 상황은 다소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상을 알고 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07시즌 한화의 용병으로 활약했던 크루즈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외야수비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계약을 맺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그리고 08시즌 새로 영입된 클락은 상당히 외야수비에 능한 선수였다. 수비가 되지 않는 크루즈 대신 수비가 좋은 클락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09시즌 한화가 선택한 디아즈는? 8개구단 우익수 중 최악의 수비를 하는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퇴출을 암시하는 2군 행?

이미 여러차례 김인식 감독의 입에서 거론된 바 있듯이 디아즈는 우익수로 나서기엔 수비가 좋지 못한 선수임에 분명하다. 발이 빠르지도 못한데다 타구 판단력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에서의 불성실한 플레이라 생각한다. 충분히 플라이로 잡아낼 수 있는 공임에도 불구하고 공이 떨어진 이후에도 공을 쫒아가고 있다던가 인플레이 상황임에도 마치 파울볼을 주으러 가듯 설렁설렁 뛰어간다던가 하는 모습, 바로 그가 2군으로 가게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만약 디아즈가 한화가 아닌 두산 혹은 SK의 용병이었다면 진작에 퇴출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이젠 한화 역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제공=한화이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