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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선동열 감독이 심판실까지 찾아간 이유는?

by 카이져 김홍석 2009. 6. 7.

토요일 벌어졌던 삼성과 KIA의 경기 9회말 재미있는(?) 사건이 벌어졌다. 1-2로 지고 있던 삼성이 2사 만루의 마지막 찬스를 잡은 상황에서 이영욱이 타석에 있었다. 볼카운트 2-2의 상황에서 KIA 투수 유동훈이 6구째를 던졌는데, 그 공이 몸 쪽으로 휘면서 들어왔고 이영욱은 배트를 내미는 과정에서 손등에 공을 맞았다.

조금 미묘한 상황이었다. 보기에 따라 스윙 과정에서 맞았다고 볼 수도 있었고, 반대로 공이 몸 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낀 이영욱이 배트를 멈추는 과정에서 맞았다고 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판정은 스윙으로 내려졌고, 이영욱이 아웃 처리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선동열 감독은 즉각 항의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일단은 수긍한 듯 물러났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선 감독은 심판실까지 찾아가 재차 항의를 했다. 이러한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물론 그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체 선동렬 감독이 왜 심판실까지 찾아갔던 것일까?

지금부터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단, 이후의 이야기는 순전히 일개 블로거가 재미삼아 읽어 보라고 제기하는 
‘음모론’에 불과하다. 필자의 말도 안되는 상상력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내용에 대해 책임지려는 생각은 전혀 없음을 미리 밝혀둔다.(왜 이런 말을 하는 지는 아래 내용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이 경기에서의 구심은 최규순 심판이었다.

야구팬이라면 이 이름을 들어본 사람이 꽤나 있을 것이다. 맞다. 바로 그 사람이다. 내야 뜬공에 대한 판정을 늦게 내려 히어로즈에게 트리플플레이의 아픔을 안겨주고, 자신을 향해 욕을 했다는 이유로 퇴장 명령을 내렸던 바로 그 장본인이다. 그 때문에 히어로즈 팬들은 최 심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삼성팬들만 할까?

문제의 토요일 경기까지 포함해서 삼성은 올해 최규순 심판이 구심을 맡은 경기에서 3번 모두 패했다. 시즌 평균 .270의 팀타율을 기록 중인 삼성의 타선은 최 심판만 만나면 .196의 물방망이로 변한다. 시즌 평균 4.53의 팀방어율도 최심판을 만나면 5.19로 올라간다.

반대로 삼성을 잡고 승리한 KIA는 어떨까? KIA는 올 시즌 최규순 심판이 구심을 맡은 경기에서 4승 1패를 기록 중이다. 팀 방어율은 별 차이가 없지만, 8개 구단 가운데 꼴찌를 기록 중인 .260의 팀타율이 최 심판만 만나면 .296으로 껑충 뛰어 버린다. 이는 최 심판이 구심을 볼 때를 기준으로 8개 구단 1위의 기록이다. 과연 우연일까...?

놀랍지 않은가? 별로 놀랍지 않다고? 하긴... 이 정도로 음모론을 제기했다면 모두가 필자에게 돌을 던지리라. 그럼 작년은 어땠는지 한 번 살펴보자.

삼성은 작년에도 최규순 심판이 구심을 맡은 경기에서 3번 모두 패했다!! 4.40의 팀방어율은 6.58(최 심판 기준 꼴찌)로 뛰어 올랐고, 그다지 좋지 않았던 .258의 팀타율은 .227(마찬가지로 최 심판 기준 꼴찌)로 더욱 떨어졌다. 삼성은 2년 동안 최 심판이 구심을 맡은 경기에서 6전 전패다.

그럼 KIA는? 작년에도 KIA는 최 심판과의 궁합이 끝내줬다. 4전 전승이다. 평균 수준인 .260의 팀타율은 최 심판만 만나면 .331(당연히 최 심판 기준 1위)의 초특급슈퍼울트라 타선으로 변모하고, 4.08의 팀방어율을 기록했던 투수들은 최 심판만 만나면 외계인으로 변신하여 0.79(물론... 1위다)라는 말도 안 나오는 방어율을 기록했다. KIA는 2년 동안 최 심판과 호흡을 맞춘 경기에서 8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이 정도면 충분히 흥미롭지 않은가. 여기까지 설명했으니 중학교를 졸업한 독자들이라면 왜 선동열 감독이 심판실까지 찾아가며 따졌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짐작’일 뿐, ‘사실’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분명히 강조하지만,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반드시 알아줘야 할 것이 있다. 난 결코 어떤 심판이 고의로 모 구단에는 좋은 판정을, 또 다른 모 구단에는 나쁜 판정을 했다고 말한 적 없다는 사실이다. 괜히 나중에라도 나보고 책임지라고 말하지 말길 바란다.

그나저나... 삼성과 KIA, 그리고 최규순 심판이 또 다시 한 경기에서 만난다면, 그 경기 결과는 어떻게 될까? 그날 경기에 스포츠 토토 배팅을 한다면 난 무조건 KIA의 승리에 건다.

[기록출처=www.statiz.co.kr]